'밀리언아서'에 해당하는 글 1건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340&p=1526#p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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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분량면으로나 내용면으로나 거창한 디자인 매커니즘을 다루는 포스팅은 아니고 상징적인 일반행동구조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했으니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즘 Vita와 mini Pad에게 포터블 게임 플레이어 자리를 밀린 제 스마트폰이 딱히 구동할 타이틀이 없어지자 가끔 심심풀이 터치터치나 할 겸 확산성 밀리언 아서를 다시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아주 막 열심히 덱 편집하고 요정도 잡고 이벤트 아이템도 모으고 하는 방식으로는 플레이하지 않지만, 그냥 스테미너가 남아있는 한 양껏 탐색을 한 뒤 맘에 드는 요정이 있으면 배틀 코스트가 허락하는 한 몇 번 싸우고 다시 종료해두는, 그리고 다시 생각날 때 꺼내서 플레이를 반복하는 정도라 아주아주 상당히 라이트하게 플레이하는 중인데요.

이렇게 간간히 가볍게 플레이를 하다보니 덕분에 좀 다른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흔히 알려진 "원하는 카드의 수집을 위한 성장"이라는 거시적인 게임 디자인의 순환 구조 이면에 존재하는, 플레이어의 행동 양식에 대한 순환 고리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 순환 고리를 "카드 정리 사이클" 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일단 플레이를 지속하다보면 이벤트 보상이든, 비경 완료 보상이든, 출석체크 보상이든 다양한 경로로 "인연포인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걸로 잡카드를 왕창 뽑을 수 있겠죠.
그리고 앞서 설명한대로 스테미너가 쌓였으니 소진하기 위해 어느 비경이든 골라잡고 탐색을 합니다. 탐색을 하면 당연하게도 비경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스테이지 별 2 종 씩의 카드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랜덤하게 출현한 요정까지 쓰러뜨린다면, 더 많은 종류의 카드를 입수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불필요한 잡카드가 잔뜩 뿌려지게 되면 총 카드 보유 한도라는 시스템 상의 제한도 있지만, 메인 카드의 성장을 위해 이 잡카드들을 정리할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이 때, 카드를 정리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는 다른 카드의 강화 재료로 소비시켜버리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매각해 골드로 환원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루트라면,

1) 카드 성능을 끌어올려 덱을 파워업하기 위해서

또는

2) 기본 최고레벨에 도달하면 변화되는 더 예쁜 일러스트를 보기 위해서

라도 판매 보다는 강화를 먼저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강화는 재료 카드와 함께 게임머니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카드도 정리하고 덱 파워업도 할 겸 강화를 선택하게 되면, 골드 소모가 발생하게 됩니다. 종전의 인연포인트와 마찬가지로 모처에서 입수한 자금으로 어찌저찌 강화를 진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골드가 부족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하는 수 없이 재료로 없애려던 카드를 팔아서 골드를 충당하기에 이르르죠.

우선 단순히 여기까지의 흐름을 순서대로 파악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탐색
2. 탐색 보상 습득
3. 덱 강화
4. 비용 확보를 위한 매각
5. 다시 탐색

여기서 저는 이 사이클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보는 데요.
하나는 일반적인 "플레이의 성장"이라는 동기에 초점을 둔 "성장 사이클"과, 또 다른 하나의 관점인 "카드의 정리"라는 행동에 초점을 둔 "정리 사이클"의 의미를 동시에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성장 사이클은 위 순서 중 "3. 덱 강화"를 위해 얻게 되는 파워업이 주요한 동기 요소입니다. 따라서 덱 강화를 위해 계속해서 탐색을 하는 사이클이 완성되는 것이 표면적인 탐색과 강화 컨텐츠의 순환 구조 그림입니다.

하지만 정리 사이클은 3번과 4번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카드의 소비"가 포인트입니다. 이 경우에는 동기에 의한 성장 사이클의 수행에 따라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습관적 결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성장 사이클이 처음과 끝이 완전하게 맞물린 끝나지 않는 나선같은 그림이라면, 정리 사이클은 게임 진행 도중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대처와 같은 형국입니다.

정리 사이클의 관점에서 위의 플레이 흐름을 다시 바라보면 이와 같이 해석될 수 있습니다.


1. 탐색 ~ 2. 탐색 보상 습득: 내 카드가 어질러짐.
3. 덱 강화 ~ 4. 비용 확보를 위한 매각: 어질러진 내 카드들을 정리.
5. 다시 탐색: 반복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적으로 어질러지는 것들을 정리하고, 다시 진행하면서 어질러진 것들을 또다시 정리하고.. 의 행동 패턴 사이클입니다.

이 포럼에 Voosco 님이 전에 올리셨던 "(반쯤 농담인)디아블로의 선과 악"과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는데요, 다만 그와 다른 점은 디아블로는 "이미 시스템이 만들어놓은 카오스를 플레이어가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는 것"인 반면, 밀리언 아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카오스를 진행을 멈추고 정비하는 동안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PS. 사실 반쯤 써놓고 보니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그만둘까 하다가 어떤식으로든 무언가에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잖아?라는 식으로 어떻게든 계속 써봤지만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orz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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