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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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비장의 카드 프로젝트 블랙쉽...'전투에 사실성을 넣었다'

Inven 기사 전문: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57980


신기술 또는 경험한 적 없는 UX라는 건, 테크니컬 이슈만큼 디자인 이슈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단지 적용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디자인에 기술을 녹여내는 활용 능력이 디자이너에게 요구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경험해본 적 없는 무언가를 디자인한다는 건, 마치 고대인들에게 본 적도 없는 전투기를 그려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기술 구현에 그치는 여러 가지 예는 많이 있겠으나, 대표적으로 디아블로3의 환경 구조물과 배경 물리 인터랙션을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환경 구조물을 파괴해 악마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환경 구조물을 전투에 활용한 다각도의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초기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는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주는 하나의 트리거 오브젝트에 지나지 않는 수준으로만 개발되어 실망감을 안겨주었죠.


기사에서 볼 수 있는 프로젝트 블랙십의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는 마운트, 그랩, 던지기 같은 액션이 오브젝트뿐만 아니라 몬스터나 PC와 같은 캐릭터를 대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컨텍스츄얼 UI”를 도입해 상황에 따른 마우스 입력 대응 스킬이 유동적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이미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핵심 재미 요소로 활용된 바 있으며, 후자는 블레이드 앤 소울에서 스킬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활용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특징은 블랙십이라는 게임이 전체적으로 “마비노기 영웅전에 블레이드 앤 소울을 얹은 느낌”을 주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위 링크 기사 하단에 달린 게이머들의 댓글만 봐도, 기술력 자체만으로 승부하려면 하이엔드 경쟁을 해야 하나 실현 가능한 회사가 많지 않고, 그렇다면 실제로 중요한 건 게임 디자인이라는 걸 이미 게이머들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준비중인 다른 킬러 컨텐츠가 있겠지만, 액션만 본다면 단순히 쾌감 강화 이외에 환경 인터랙션의 디자인적 비중이 얼마나 주요하게 차지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이전 프로젝트에서 레벨 디자인 업무를 할 때, 기사에서 언급한 것과 거의 비슷한 볼륨의 환경 인터렉션 시스템을 제안했던 적이 있습니다. 환경 요소와 실제 플레이어간 인터랙션이 게임에 많이 표현되면 좋겠다는 요구사항 또는 발상은 누구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나 블랙쉽 레벨 디자이너의 영감이 남들보다 뛰어나거나 한 게 절대 아닐테니까요.


아마도 포인트는 "그래서 그 인터랙션을 얼마나 구현해서,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가"라는 부분이 될 텐데, "요소가 있다" 정도로는 절대 위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술과 디자인과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 게임의 전체적인 다른 부분들과의 연동과 같은 생각하고 계산되야 할 요소들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신기술의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고 가정해도, 마찬가지로 그 기술 디자인이 플레이어에게 얼마나 의도만큼의 재미를 주고 플레이에 영향력을 행사할 지는 개발자로서는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어느정도까지 의도를 드러나게 디자인할 수 있는지까지는 스스로 확답을 내릴 수 있겠지만요.


비슷한 느낌으로 닌텐도의 Wii와 DS가 출시되었을 당시, 개인적으로는 "지나친 혁신"이라고 부르고 싶은 정도의 혁신적인 디바이스로 인해 자사 타이틀 외에 써드파티에서는 그 기술들을 십분 활용하는 아이디어 타이틀들이 받쳐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의 끝물에 와서야 항상 그 플랫폼의 성능을 극대화 시킨 집약체적인 작품들이 쏟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Wii나 DS도 해당 계열의 차세대기에 대한 언급이 나올 무렵 쯤이 되면 창의적인 디자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슬프게도 Wii U를 차세대기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그 이후의 차세대기를 지칭하고자 하니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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