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점수'에 해당하는 글 1건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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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밤잠 설쳐가며 10시간 넘게 와우 투기장을 달렸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함께 플레이하던 동료 힐러와 운좋게 접속 시간이 맞았던데다 처갓집에서 장모님이 아이를 봐주신 여러가지 천운(...)이 따라준 덕도 있겠지만, 포인트는 그 시간만큼 풀타임으로 즐길만한 "꺼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와우 투기장의 경우 레이팅을 달리는 상위 랭커가 아닌 경우에는, 대개 "점먹팀"이라고 불리는 주간 할당 PvP점수를 얻기 위한 최소 승점만 챙기는 플레이를 선택하게 됩니다. 본인의 레이팅에 따라 주간 획득량이 달라지긴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레이팅을 올려서 얻는 보상 치고는 상한 증가치가 크지도 않을 뿐더러, 레이팅을 올리기 위해 스트레스 받느니 차라리 매번 팀을 새로 짜서 심해에서 쉽게쉽게 먹고 빠지겠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그런데 최근 패치에서 놀랄만한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패치내용은 훨씬 전에도 공개했었지만 제가 난독이 있는 건지 그래프 없이 말로만 설명해서 그런 건지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엄청난 변화더군요.


5.2패치의 PvP 장비와 그 이후 계획: http://kr.battle.net/wow/ko/blog/9863323/

(현재는 본문에서 미래형으로 언급하는 5.3 패치까지 적용되어 있습니다.)


위 링크에서 아래쪽에 보시면 흰색으로 "시즌 중반 따라잡기"라는 부분이 지금 말하고자 하는 핵심 시스템입니다.


PvP 시즌 중반에 참여하게 되는 플레이어는 상대적으로 장비획득이 크게 불리한 입장에서 시작합니다. 시즌 처음부터 꾸준히 참여해온 플레이어의 노력을 깎아 내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지만 동시에 시즌 시작부터 너무 큰 폭으로 편차가 벌어진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따라서 정복 점수 획득 상한선을 다음과 같은 공식을 기반으로 새롭게 적용할 예정입니다.


<시즌 주 회차> * 1000 - <시즌 총 획득 정복 점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플레이어 A는 시즌 10주차에 처음으로 PvP를 시작하여 해당 시즌 중 획득한 정복 점수가 없습니다. 주간 평점 점수 상한선이 기본보다 10,000점 더 높게 적용됩니다.

플레이어 B는 시즌 10주차까지 이미 정복 점수를 5,000점 획득했기 때문에 주간 평점 점수 상한선이 기본보다 5,000점 더 높게 적용됩니다.

플레이어 C는 시즌 초기부터 꾸준한 활동을 보이며 10주차까지 정복 점수를 10,000점 이상 획득했습니다. 기본적인 주간 평점 점수 상한선이 적용됩니다(이미 고급 장비를 많이 갖추었을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정복 점수를 해당 주간 획득 상한선까지 모두 채우게 될 경우 그 다음 주에는 기본적인 주간 평점 점수 상한선이 적용됩니다. 또 다시 몇 주간 PvP활동을 쉬게 되면 다시금 누적된 획득 상한선이 적용됩니다.



무슨말인고 하니, 결국 상한 증가량의 제한이 없이 매주 상한량을 증가시켜주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미리미리 매주 발생하는 상한치만큼씩 점수를 획득한 사람은, 매주 새로 부여되는 상한만큼씩만 포인트를 습득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쉬었다 하더라도 그간의 시간만큼 획득할 수 있는 양이 고스란히 누적되어 있으므로, 언제든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개의 컨텐츠 소모 시간 통제 시스템의 경우, 일정 기간동안 정해진 량 만큼을 소모할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다면 그 기간 내에 정량을 채우지 못한 플레이어는 그 이후로도 영원히 그만큼의 컨텐츠를 소모할 수 없게 되므로, 꼬박꼬박 참여한 플레이어와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들 사이에는 영원히 메울 수 없는 절대 간극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링크된 본문에서도 말하다시피 리그의 다양한 플레이어 매칭을 이루는 것을 방해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며, 개발사 입장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즐겨주길 바라는 컨텐츠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와우에서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패치로, (주간 상한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 일일 던전의 추가 보상이 "매일 1회씩" 제공되어 반드시 매일 접속해서 한 번씩 플레이 하도록 강제했던 것을, "매주 7회"로 제공해 일주일 동안 본인의 시간이 허락할 때 7번을 소비하기만 하면 되는 방식으로 변경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패치는 게임이 플레이어의 시간을 지나치게 강제하던 것에서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플레이어에게 위임했다는 데에서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주었습니다. "개발자가 제한하고 싶은 최대 상한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시간을 배분할 수 있도록"한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마저도 최근에는 1일 1회 보너스 보상을 지급하고, 2회차 이상에서도 절반의 보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습득량 상한은 "주간 상한"치로만 제한되고 있고요.

"한 주에 플레이할 수 있는 최대 상한치"라는 것을 컨텐츠 통제의 큰 틀로 제시한 것이죠.


위 PvP 점수 습득 변화는 지금까지 지켜오던 "한 주에 플레이 할 수 있는 최대 상한치"라는 기조를 지키면서, "시즌 내에 플레이 할 수 있는 최대 상한치"라는 개념으로 시간 단위가 크게 확장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총량은 주 단위로 제공되니 "한 주의 상한"이라는 부분을 지키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컨텐츠의 전체 진도는 개발자가 정해주는 속도로만 진행되지만, 후발주자들은 열심히 달려오면 모두 어느정도 진도까지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은 일단 후발주자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면 선구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디메리트가 주어질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설명한 "미리미리 점수먹고 템맞춰서 상위 랭킹을 선점"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니까요.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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