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수트라에 올라왔던 아티클의 번역본 입니다.

 

- 이 글은 GDF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GDF 포스팅 링크: http://gdf.inven.co.kr/t/ux-ui/587

 


 

 

멋진 디자인은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기대가 더 높았던 적은 없습니다. 만족도와 매출 증가를 이끌어낼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이야기 할 UI 디자인 팁을 활용하세요. 이 팁들은 일반적으로 여느 전자 제품들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습니다.


빨리 낚아채기

플레이어를 몰입시킬 시간은 매우 적습니다. 플레이어의 주의를 끌어 멋진 게임 속으로 재빨리 낚아채세요. 여러분의 게임은 이상적으로 그 즉시 시작되거나 한 발짝 멀어질 것입니다. 주목은 황금 같은 가치가 있으니 낭비하지 마세요!

 


가볍게 유지하기

UI에 뭔가를 추가할 때는 가벼움과 심플함을 유지하는데 매우 엄격해야 합니다. 각각의 추가 요소는 시각적인 잡음을 늘리고 이는 다시 사용자에게 인식의 부하를 더합니다. 목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좀 더 즐기게 하는 것이지 UI의 늪을 헤쳐나가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게임의 스토리가 무거운 게 아니라면, 대다수는 읽지 않을 거라는 걸 염두 하세요. 게임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플레이 하는 지 이해하는데 매뉴얼이 필요하게 하면 안됩니다. 다국어 지원까지 생각하면 글자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튜토리얼 구워내기

학습을 게임 안에 구워내 게임을 가능한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데 노력하세요. iOS 게임인 Furdemption의 튜토리얼은 오직 첫 번째 레벨에서 아래 그림처럼 플레이어가 스와이프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것 밖에 없습니다. 학습을 위한 엄청난 종류의 매커닉들이 생겨난 이래로, 레벨 디자인은 플레이를 통해 플레이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악랄하지 않게 가이드 하기

디자인은 윤리적으로 사용하면 사용자를 가이드 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잘못된 버튼을 누르도록 함정에 빠져본 적은 다들 있을 텐데요, 이런 것들은 근본적으로 신뢰를 잃게 합니다. 플레이어를 존중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존중 받고 신뢰를 얻으세요. IAP를 결제하거나 광고를 누르도록 플레이어를 유도하지 마세요. 단기적으로는 소득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것들을 잃게 됩니다.

 


UI 요소의 테마 잡기

테마는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의 느낌과 일관되지 않은 테마의 UI는 혼란을 줍니다. 가능한 한 많은 경험에 플레이어를 몰두시키세요. 여기 좋은 예제가 있습니다. 바로 슈퍼마리오의 레벨 선택 화면입니다.

 

 


컨텐츠에 집중하기

플레이어는 UI 앞에 앉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게임의 노른자 부위와 상호작용하는 걸 원합니다. 플레이어 앞에 UI 요소들을 밀어 넣는 매 순간마다 플레이 경험이 아닌 지루한 UI와 마주하게 만들어 플레이어를 잃어갈 뿐입니다.

 


변화에 적응하기

끔찍한 UI를 가진 게임을 보는 것보다 나쁜 건 없으며 이는 게임의 경험을 손상시킵니다. 이런 일들은 인터랙션 디자인이 다른 더 중요한 일들에 밀려 뒷자리로 밀려날 때 자주 벌어집니다. 게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찾아왔을 때, UI 디자인에 갱신이 필요해질 거라는 걸 파악해야 합니다.

 


스케치 & 와이어프레임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스케치는 시간을 절약해줍니다. 자신의 디자인이 스케치 됐을 때 색이나 버튼 같은 요소들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쉽게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튼튼한 기반을 구축하고 싶다면, 스케치가 자연스럽게 잡음들을 걸러줍니다.

만약 여러분의 디자인이 한치의 오점도 없이 완벽하길 바란다면, 코드를 시작하기 전에 디자인을 목업(mock up) 하세요. 와이어프레임 상태에서 반복 작업 하는 쪽이 코드를 반복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저는 Sketch를 추천합니다. 기본 형태부터 더 높은 성능의 작업까지 가능합니다.

 


체계 규정하기

위의 굵은 제목은 자연스럽게 먼저 읽히는데, 그건 굵은 글씨가 주의를 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 요소들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을 바라지 않을 겁니다. 사용자의 눈이 어떤 순서로 어떤 것들을 볼 지 잘 가이드해주는 멋진 흐름을 바라죠.

 


익숙함 발휘하기

우리 게임은 여러분이 게임보이를 쥐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가장 잘 플레이 됐습니다. 게임을 테스트할 때, 우리는 “one tap 문화”를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탭 제스쳐를 이해합니다. 더 복잡한 제스쳐 종류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혼란 때문에 사용자를 잃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습된 습성을 즉시 따라갈 수 있도록 복잡한 고급 제스쳐를 최소한으로 사용하세요. iPhone에서 뒤로 돌아가는 버튼의 익숙한 위치는 어디인가요? 그렇죠, 좌측 상단입니다. 이미 학습된 문법을 어지럽히지 마세요. 그건 좌절감을 줍니다.

 


영감 얻기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손해 볼 일이 없습니다. 잘 디자인 됐다고 느껴지는 종류의 App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만약 그것들이 당신의 경험에 어떤 감을 줬다면, 무엇을 했고 무엇을 모사 했는지에 집중하세요. pttrnsgameinspiration 에서 UI 디자인 패턴을 찾아보세요.


 

하드웨어와 OS 이해하기

사용자가 iPad를 잡고 있을 때 아래 쪽 코너의 버튼은 감춰질 수 있습니다. iOS에서 화면 모서리를 스와이프하면 의도치 않게 컨트롤 센터나 알림판을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저지른 단 하나의 실수였던 화면 아래 쪽 코너에 일시 정지 버튼을 배치한 것은 플레이어들이 플레이 도중에 원치 않게 버튼을 누르도록 만들었습니다.


 

 

 

사용자 테스팅

사용자가 우리 게임을 테스트하는 걸 지켜보지 않으면, 우리가 저지른 실수들을 절대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사용자는 매우 빠르게 스스로를 탓합니다. 보통 실제로는 나쁜 디자인 때문이었다 하더라도요. 게임을 자주 테스트하고, 테스터들에게 AppStore에서 다운로드 한 게임처럼 플레이 해달라고 부탁하세요. 비효율적이거나 우물쭈물 망설이는 것들이 있는 지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사용성 이슈를 정제하기 위해 반복 작업하세요.


 

흐름 유지하기

흐름의 상태를 유지시켜 플레이어가 게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게 만드세요. 거슬리는 UI 요소로 좋은 흐름의 상태가 방해 받는 걸 원치는 않을 겁니다. 그 열쇠는 바로 좌절과 지루함 사이의 꿀지점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제 다른 글 “게임의 흐름 디자인하기”를 확인해주세요.

 

 


 

일관성 만들기

이 부분은 이것만으로도 하나의 글을 따로 쓸 수 있을 만큼 매우 큰 부분입니다. 스타일, 네비게이션, 버튼 사이즈 등에서 일관성을 가지세요. 이 부분은 위에서 다뤘던 익숙함 부분과 묶여있습니다. 디자인 패턴과 색상 패턴을 만들고 여기에 붙이세요.


 

피드백 하기

내가 뭘 샀던가? 내가 뭘 했던가?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올바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이 같은 질문이나 혼란들을 피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많은 피드백이 필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우리가 업그레이드에서 그저 줄에 색상을 채워 넣기만 한 것처럼요. Yukon Warrior의 이 UI에서, 플레이어는 뭔가를 샀는지, 특정 업그레이드를 최고 단계로 만들려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약간의 색상과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구매할 때, 푸른색 막대가 왼쪽부터 차오르는 것으로 말이죠.


 

 


 

미리 계획하기

만약 당신이 나중에 다른 기능이 추가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면, 이를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연스레 변화를 거부합니다. Facebook의 디자인 변화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흥분했는지를 기억하세요.

여기 블리자드가 하스스톤에서 했던 흥미로운 부분에 주목하세요. 선술집 난투 기능이 들어가기 전에, 빈 공간을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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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수트라에 올라왔던 아티클의 번역본 입니다.

 

- 이 글은 GDF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GDF 포스팅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85

 

 


 

 

추억의 오락실 격투 게임의 하도우켄부터 3D 액션 게임의 적들을 썰어 넘기기까지, 잘 설계된 전투 시스템은 게임을 대단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게임들에 대량의 콤보나 복잡한 애니메이션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최고의 게임들 중 어떤 작품은 오직 하나의 단순한 점프 매커닉만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게임의 전투를 설명할 때 “우아한”, “만족스러운”, “투박한” 같은 말들이 자주 사용되지만, 구체적으로 왜 이것이 다른 시스템들과 다르다고 느껴지는 지를 잘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이제 전투 디자인 전문가들을 통해 이 부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게임들을 짚어보겠습니다.

 

God of War

 


God of War는 스트리트 파이터와 함께 자란 격투 게임 플레이어들이 만들었습니다. 게임 디자이너이자 저자, 그리고 전략 기반의 격투 게임 Fantasy Strike를 만들고 있는 David Sirlin은 말합니다.

“제작진은 전투를 매우 만족스럽게 느끼게 할 정확한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대개는 불공정하기 때문에 격투 게임에서는 잘 쓰이지 않을 요소들이지만,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어 게임이기 때문에 당신이 굉장히 강력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전투 요소들 중에는 동작을 취소하고 다음 동작으로 부드럽게 이어주는, 무적 구르기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애니메이션 블렌딩을 잘 사용하기도 하지만, 동작을 취소하고 다른 동작을 실행하더라도 괜찮아 보이도록 합니다.
또 하나의 주목할 부분은 타격 정지(hit pause)입니다. 격투 게임에서 공격이 적에게 닿는 순간 극적인 전개를 위해 게임이 잠깐 멈추는 걸 말하는데요.”

대부분의 게임은 타격 정지를 10 프레임 정도로 사용하지만, God of War는 훨씬 깁니다. “사실 3D에서는 속도를 늦춰 액션을 늘어뜨리는 게 2D에서처럼 정말로 멈추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어쨌든 제작진은 God of War에서 매우 긴 타격 정지(아니면 음.. 타격 서행)를 사용하는데, 결과적으로 굉장하게 다가옵니다.”

 

 

Devil May Cry 3

 

“God of War가 아주 쉬운 플레이를 의도했다면, Devil May Cry의 조작은 좀 더 복잡하고 약간 도전적인 걸 의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선 God of War에서는 볼 수 없던 타게팅 방식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새로운 조작들이 가능해집니다. (버튼을 누른 상태로) 적을 타게팅 하면 적 정면을 계속 바라보거나 멀어지는 등 평소와 다른 동작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플레이어는 아주 많은 동작들을 할 수 있고, 복잡한 콤보 시스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큰 콤보로 높은 점수를 얻는다는 점에서 Tony Hawk와 많이 비슷합니다.”
(* Zerasion: 토니 호크를 찾아봤는데 미국의 배우 겸 스케이트 보더이고, 그를 주인공으로 한 스케이트 보딩 게임 시리즈가 있는 것 같습니다.)

 


Street Fighter 시리즈 (성공과 유익한 실패에 대하여)


“제 기준은 언제나 Super Street Fighter 2 Turbo 였어요.”
격투 게임 커뮤니티 멤버이자 PC 전용 격투 게임 Rising Thunder의 프로듀서인 Seth Killian은 말합니다.
“저는 그 게임이 세심하고 아름다운 밸런스를 가졌다고는 절대 말하고 싶지 않지만, 이건 원래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어요.”
“게임을 최고로 흥미롭게 만드는 많은 것들은 매우 위험한 게임들이었습니다. 상대가 고수라면 순식간에 죽을 수도 있죠. 이건 매우 빨랐고, 심지어 전쟁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줄 정도로 매우 위험했습니다. 아주 조금씩의 자리를 다투면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채 많은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러다 마침내 누군가 게임 상으로 약 10 cm 정도의 그 위치에 도달하면 당신은 이미 죽어있습니다. 저는 그 긴장감을 좋아합니다. 이건 마치 고공 줄타기 같아요.”

Sirlin은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프랜차이즈가 “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도 준다고 말합니다. “Street Fighter 3:3rd Strike는 전투 시스템이 어떻게 잘못 작동하는 지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게임입니다.” Sirlin은 말합니다. “준비 동작 없는 상쇄공격(Parry)은 발사체(Projectile)와 게임 내 대부분의 공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간을 무시하고 근접해서 싸울 뿐입니다. 이 중 최고는, 이 게임이 제가 아는 격투 게임 중에 최악의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팬들에게는 사랑 받았지만, 디자인적으로는 재앙에 가깝습니다.”

 


Bayonetta


Aztez의 개발자인 Ben Ruiz의 말에 따르면, Beyonetta는 “이제껏 만들어진 것들 중 가장 좋은 전투 엔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기본 동작 매커닉이 흠잡을 데 없습니다” Ruiz가 말합니다. “베요네타는 아름답고도 기능적으로 달리고, 점프하고, 피하는데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모든 무기들의 모든 공격들이 저마다 환상적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빠르고 무자비하면서도 완벽하게 가속/감속 곡선을 그립니다.”

“적들을 때리는 느낌도 충분히 좋지만, 죽일 때의 감각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공격 이펙트는 간결하지만 강렬하고, 이성을 넘어선 뉘앙스를 줍니다. 다른 파티클과 스크린 이펙트의 깜짝 놀랄만한 배열이 동시에 일어나고 그것들이 어떻게든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모든 무기들이 그렇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게임의 모든 매커닉은(이미 회피 중일 때만 제외하면) 회피와 점프로 취소됩니다. “이 부분이 게임의 반응성과 조작성이 엄청나다고 느껴지게 만듭니다.”

 

 

Guilty Gear 시리즈

 


“최신작 Guilty Gear Xrd를 포함해, Guilty Gear 시리즈는 역대 최고의 디자인을 가진 격투 게임으로 쉽게 꼽을 수 있습니다.” Sirlin이 말합니다. “Guilty Gear의 캐릭터들은 굉장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캐릭터가 다룰 수 있도록 보장된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초록색 막기(a.k.a. 완전 방어), 흰색 막기(a.k.a. 즉시 막기), 알파 카운터(a.k.a. 사각 공격), 프로그레시브 그래비티, 히트런 디케이, 가드 미터, 버스트, 그리고 f+p 무적기 등으로 불리는 유니버셜 디펜스 옵션과 세이프 가드입니다.
(* Zerasion: 길티기어 시리즈를 제대로 해보지 못해서 대부분의 시스템 명칭들을 음차한 부분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TT^TT)

“이 중 버스트는 특별히 언급될 필요가 있습니다. 제작진은 진지하지 않은 격투 게임인 Killer Instinct로부터 ‘콤보 브레이커’라고 불리는 장난스러운 요소를 가져와 라운드 마다 한 번씩은 사용할만한 환상적인 ‘탈옥 카드’를 만들어냈습니다만, 생각이 깊은 상대방에게는 오히려 미끼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버스트가 없는 다른 격투 게임들이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Guilty Gear의 좋은 부분 입니다.”

 


Soul Calibur

 

“이 게임의 8방향 이동 시스템은 정말 환상적이죠.” Sirlin은 말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플레이어를 가르치기 위해 제가 찾은 게임들 중에서 정말로 가장 쉬운 격투 게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 안쪽으로 움직이려면 위로, 스크린 밖으로 움직이려면 아래로, 등의 조작은 매우 직관적입니다. 또한 다양한 세트의 이동을 복잡한 커맨드 없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전체적인 전투 시스템은 Virtua Fighter의 간소화된 유형이지만 매우 직관적이고 제가 굉장히 선호하는 좋은 부분입니다.”

 


Batman: Arkham Asylum
 


Killian의 말에 따르면, 이 게임은 반격 시스템으로 아주 재미있는 것들을 한다고 합니다. Arkham Asylum에서 반격하기 버튼을 눌렀을 때, 판정 시간이 약 40~50 프레임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깁니다. 이건 격투 게임에서는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이 게임은 정말 긴 반격 시간을 가집니다.” Killian은 말합니다. “이를 통해 게임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 뿐만 아니라 굉장히 영리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40~50 프레임은 여러분이 버튼을 눌렀을 때와 반격이 스크린에 벌어질 때의 사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건 빠릿빠릿한 액션의 속도감을 잊게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버튼을 누를 때, 배트맨은 망토를 휘두르며 스크린 앞에 갑자기 나타납니다. 진짜 배트맨처럼요. 이건 정말 굉장합니다. 일단 이 시스템은 여러분이 배트맨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실제 배트맨처럼 빙글빙글 움직일 뿐만 아니라 화면 가득히 펼쳐지거든요. 여러분은 망토를 펄럭이면서 Baddie McGee가 배트맨을 때릴 때까지 기다리는 걸 지켜보지 않아도 됩니다. 반격을 하고 싶은데 그의 주먹이 여러분의 캐릭터 모델에 직접 닿을 때라면, 판정 시간이 부족해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보통은 성공적인 반격이 가능한 판정 시간이 정말 구리게도 말도 안되게 짧아서, 플레이어들은 매번 실패하게 됩니다. 아니면 버튼을 누른 다음 액션이 나타날 때까지 큰 딜레이를 둬서 플레이어에게 전자와는 다른 나쁜 경험을 주곤 합니다. 그리고 이건 마치 손이 묶인 것 같은 기분을 주죠. 망토 휘두르기는 캐쥬얼 플레이어에게 어필할 수도 있고, 조작감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줍니다. 게임이 사실상 여러분의 손을 묶어두었음에도, 쩌는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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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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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 GOTY 2015

GLOG/Z's GOTY 2015. 12. 24. 15:02

올해도 벌써 크리스마스가 바짝 다가올만큼 연말이 되었으니 게이머의 축제, "올해의 게임 정산 시간"을 가져보도록 한다.

Z's GOTY도 올해부터는 작년에 대폭 확장을 시도했던 부문들을 일부 통합해 보다 의미 있는 분류를 가져보고자 변화를 주었다.

우선 "데스크탑 - 거치형"과  "콘솔"의 구분을 없앴다. 사실상 PC/PS/XBox 로 멀티 플랫폼 발매 되는 작품들이 다수가 되기도 했고, 사실상 각 게임들이 주는 경험이 크게 다르지 않아 이들을 모두 통합해 "오프라인 게임"이라고 묶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올해는 모두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포터블"의 네 부문으로 구성해 진행해보려고 한다.

 

 

모바일 부문

 

온라인 부문

 

오프라인 부문

 

포터블 부문

 

올해도 꽤 많은 인상적인 작품들을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이머로서 기쁜 한 해가 됐던 것 같다. 부문 별로 어떤 작품을 선정해야 하나 고민이 매우 깊었는데 그만큼 알찬 경험이 많았다고 생각하면 꽤 행복한 고민이었던 게 아닐까.

이전에는 순전히 시장의 흐름에 따라 선정작들이 달라진 느낌이 있었다면, 어느 시점부터는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고 여러 가지 요인들로 게임에 들일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이 줄어들면서 점점 플레이 패턴이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달라지게 되고 선정작들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목표는 죽을 때까지 게이머로 살다가 가는 것인데 언제까지 어떤 게임을 하면서 지낼 수 있을 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사실 그렇게 까지 먼 미래를 생각하는 취미가 없기도 해서, 당장은 내년에 어떤 게임이 나오고 또 그 중에 얼마나 내가 즐기게 될 지를 기대하는 정도지만. (오버워치..! 오버 워치를 매우 할 것이다...! 와우 레기온...! 레기온도 매우 할 것이다....!!)

자 그럼 이쯤에서 Z' GOTY 공식 마무리 멘트로 끝을 맺어볼까 한다.

 

"2015년, 여러분의 GOTY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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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a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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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굉장히 오랜 만에 게임 하나를 알알이 뽑아먹은(?) 행복한 경험을 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이나 SNS 등을 통해 틈틈히 주변에 홍보했던 "매드 맥스Mad Max"가 바로 그 게임입니다.

  

 

비단 최근의 유행이라면 유행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 아니면서 현실감 있는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게이머의, 아니 인류의 열망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지금의 오픈 월드라 불리는 장르처럼 흘러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오픈 월드는 몇 가지 어려운 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제작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죠. 오픈 월드라고 부를만한 정도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월드의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야 한다는 게이머의 기대가 있는 데다가, 그 큰 규모를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아티스트들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게 되고, 또한 그 큰 월드를 매끄럽게 돌아다니고 그 안에서 다양한 행동들을 하려면 기술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어디 이 뿐인가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일종의 놀이터에 가까운 "마인크래프트"라도 만들 게 아니라면 그 큰 월드를 채울 무수히 많은 컨텐츠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시간과 노력을 짜내어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들인 공만큼 재미가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너무 많은 할 일들이 온갖 곳에 존재하게 되면서 플레이어는 굉장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시스템이 가이드 수준을 넘어 플레이 자체를 간섭하게 되기 쉽고,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오픈 월드"라고 부르는 장르의 특징적인 장점인 자유로운 행동이라는 부분에서 근본적으로 충돌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오픈 월드라는 형식은 일단 만들기도 어려운데, 잘 만들기는 더더욱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부터 설명할 매드 맥스는 제목으로도 적은 것처럼, 무척이나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오픈 월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 아트 리소스 제작

게임 제작의 많은 부분이 정량적으로 작업물을 측정하기 어려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번뜩이는 디자인 아이디어나 획기적인 알고리즘 등은 단지 시간을 들인다고 무조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상대적으로 아트 리소스들은 상당히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게 만들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초안 단계의 획기적인 무언가는 정성적이지만 그 이후의 제작에 들어가는 피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정량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아티스트 분들의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만 놓고 말하면, 매드 맥스의 비주얼은 굉장합니다. 주변에서는 드라이브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는 것이야말로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가치라고 반 농담을 던질 정도로 굉장히 볼만한 화면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게임의 무대가 되는 지역의 크기에 비해, 아트 리소스들이 차지하고 있는 "밀도"가 굉장히 낮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스카이림의 숲과 이브온라인의 우주를 비교해보자면, 스카이림의 숲은 생태를 구성하는 풀들도 여러 종류고 여기 저기 흩어진 돌들도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숲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나무들의 모양도 매우 다양합니다. 물론 스카이림도 역시 효율적인 레벨 구성을 위해 기술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일단 그 재료가 되는 아트 리소스들은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건 맞는 거니까요. 그리고 환경만 있을 수 없죠. 숲에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 소형 중형 대형 동물들이나 각종 인물들, 그리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나 머무는 건물들.. 필요한 리소스들이 어마어마합니다.

 

< Skyrim의 게임 화면 >

이와 극단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이브온라인의 우주는 어떤가요? 배경을 표현하는 우주 이미지 하나와 적당히 떠다닐 우주 쓰레기나 우주 정거장, 그리고 적 기체 정도면 끝납니다! 세상에! 배경을 "우주 이미지 하나"로 끝내버릴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함이란! 하지만 누구도 이브온라인의 배경을 저급이라고 폄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우주는 무의 공간"이니까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당연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 Eve Online의 게임 화면 >

매드 맥스의 세계도 비슷합니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이기 때문에 물도 거의 없고 생명도 거의 없는 고도의 사막화가 진행된 곳입니다. 때문에 기초가 되는 "지형"적인 기반만 충실하게 표현되고 나면, 그 위를 채울 요소들의 가지 수는 비약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덕분에 아트 리소스의 제작 비용이 굉장한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기술적인 구동 사양 역시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최소 사양이 얼마나 되는 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렌더링할 개체 자체가 적기 떄문에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은혜로운 배경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 Mad Max의 게임 화면 >

이처럼 넓은 대부분의 필드를 표현할 노력이 줄어든 덕분에, 반대로 노력을 집중해야 할 국소적인 부분들에는 더더욱 힘을 줄 수 있게 됩니다. 이 게임의 월드는 랜덤 구성도 아니고 모두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게임 전체에 몇 개 안되는 적들의 본부와도 같은 캠프들이나 일부 랜드마크가 될법한 대형 구조물들, 또는 시나리오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몇몇 지역들에 대해서는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후반 지역이자 매우 좁은 영토인 The Dump는 매립지라는 컨셉이라 나름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 캠프의 모습 >

그리고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은 바로 The Dunes 이라는 지역인데요, 맵 전체가 거대한 사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다른 곳은 그나마 황무지 정도의 느낌인데 The Dunes은 그야말로 모래밭입니다..! 지도 상에 길로 표시되는 아스팔트 영역도 애초에 적은데, 그마저도 반절 이상이 모래에 묻혀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겉보기와 달리 오히려 굉장히 꽉찬 지역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장치들이 존재하는데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두 세 군데 정도에 "이 광활한 모래 벌판은 사실 도시였고 그 도시는 모래 밑에 가라앉아 있단다"라는 힌트들이 등장합니다. NPC가 알려준 정보를 따라 벌판 한 가운데에 도착하면 그냥 평범한 지하 벙커같은 입구가 있는데 들어가보면 거대한 교회가 있다던가, 지하철 역이 있다던가, 굉장히 평범한 2층 가정집이 있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스토리상 중요한 장소인 The Dunes의 핵심 장소는 "공항"으로 설정되어 있으니 각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실제로 꽤 커다란 도시였다는 것을 플레이어는 현실의 정보를 대입해 추측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폐허가 된 교회 내부, 폐허가 된 집 내부, 폐허가 된 지하철 역 일부 정도일 뿐인데도 말이죠. 이처럼 연관성 없이 제한적으로 주어진 정보들을 머릿 속으로 조합해 연결시키는 것을 "아포페니아(Apophenia)" 현상 또는 아포페니아 심리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저도 몇 년 전에 GDF의 한 번역글(http://gdf.inven.co.kr/t/topic/225/8)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인데 정말 알찬 정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이처럼 굉장히 효율적으로 플레이어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The Dunes의 모습 >

 

또한 유사 장르의 다른 타이틀들인 GTA5나 툼레이더처럼 이야기의 진행에 필요한 연출의 요소를 굉장히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 내 모든 대사는 풀 보이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모든 미션은 길든 짧든 컷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미션에 컷씬이 존재하며 풀 보이스를 지원한다!만 놓고 보면 여느 대작 게임들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미션의 숫자 자체가 굉장히 적습니다. 미션은 굉장히 긴 구간마다 한 번씩 "이제 다음 영토로 넘어가렴" 정도의 동선 가이드 정도로만 동작하고 그 큰 공백을 메우는 것은 오픈 월드형 컨텐츠인 지역 기반 컨텐츠들을 플레이 하면서 발생하는 플레이어 서사일 뿐입니다. 물론 일정 기점을 넘어가면 꽤 빼곡하게 미션으로 스토리텔링을 끌고 가지만 그야말로 후반의 후반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떄문에 게임 전반에 걸쳐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적은 숫자의 연출이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는 전체 게임의 구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게임 컨텐츠를 다룰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오프닝 컷씬 모습 >

 

 

2. 세계관 전달

 

여타 다른 많은 게임들도 메인 시나리오의 전달만큼 세계관의 전달에 비용을 들이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매드 맥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연출을 통한 메인 시나리오의 스토리텔링 빈도가 적다보니,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전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큰 공수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오프닝에서 매우매우 간략하게 "세계 경제가 몰락하고, 핵전쟁이 일어나고, 그래서 사막화가 되었다." 정도로만 영상으로 보여줄 뿐이며, 이는 여느 판타지 배경 게임의 "만 년 전, 대륙에는 마왕과 용사가 있었다."만큼이나 평이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큰 공수를 들이지 않고 이 세계의 시대 설정이나 이전 시대에 대한 배경, 그리고 이전과 현재를 잇는 시대의 흐름까지 플레이어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전달하고 있는 방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바로 "역사 유물(History Relics)"이라는 수집 요소를 통해 이 같은 전달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역사 유물 중 사진의 모습 >

 

게임에서 유물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집 요소"에 그칠 뿐이며,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요소는 1도 없습니다(딱 한 장의 숨겨진 파츠를 찾을 수 있는 힌트를 주는 사진이 있는데, 정말로 딱 한 장 뿐인 예외 사항). 종류는 사진과 메모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사진은 뒷면에 메모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지역 기반 컨텐츠"의 "달성 여부"를 체크할 때 같이 포함되기 때문에 굳이 모으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찾기 어렵게 꼭꼭 숨겨져 있는 편도 아니라 기본 동선 내에서 발견하기도 쉽고요. 일부러 안 모아봤자 나중에 전체 지도를 볼 때 괜히 하다 만 컨텐츠 같은 찜찜한 표시들만 가득할 겁니다. 그래서 여러 모로 전혀 부담감이나 압박감 없이 그냥 길가다가 줍는 느낌으로 모을 수 있는 요소일 뿐입니다.

사진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굉장히 일상적인 것들이거나, 대공황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폭동이나 참극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뒷면의 메모는 주로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 누가 누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단편적으로 당시의 생활이나 시대상을 담게 되는데 이 유물의 양이 모두 103 개나 됩니다. (IGN Wiki Page: http://www.ign.com/wikis/mad-max/History_Relics)

따라서 처음에는 익숙한 현실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과 게임 내 황량한 풍경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게임 세계의 비극을 강하게 전달하게 되고(사진을 본 맥스의 독백이 굉장히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라 대비를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수집한 유물의 양이 늘어날 수록 단편적인 정보들이 모여 현실의 일상에서 매드 맥스의 세계로 이어지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매드 맥스의 사막화 된 풍경이나 인물들의 외관 및 성격, 그리고 주인공인 맥스가 개 사료나 지나가는 도마뱀, 심지어 시체에 생긴 구더기들을 식량으로 섭취하는 광경을 창 너머로 구경하는 분리된 이야기가 아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느끼게 되면서 그 세계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수집 요소와 같은 사이드 컨텐츠로 세계관을 전달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째는 스토리텔링의 비용이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절감됩니다. 컷씬이나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만들어 설명한다거나, 하다 못해 퀘스트 등의 컨텐츠라도 만들어서 전달하려고 하면 잘 전달하기도 힘들지만 일단 제작 비용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둘째는 주요 컨텐츠 또는 필수 컨텐츠가 아닌 방식으로 접근해 강제성을 덜어냄으로서, 능동적인 플레이어들에 선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게이머 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효율 중심의 플레이어 타입에겐 이 같은 세계관을 전달하려는 컨텐츠는 단지 매우 귀찮게 대사가 많은 무언가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마치 수동적으로도 볼 수 있는 TV와 능동적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책의 차이처럼, 굳이 적극적으로 사이드 컨텐츠를 소비하려는 플레이어, 즉 세계관이 궁금해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플레이어들에게 이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유사 사례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스카이림에서 볼 수 있는 "서적 컨텐츠"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드 맥스의 유물은 텍스트의 양 자체가 그 두 게임들보다도 적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죠.

이처럼 위에서 The Dunes의 사례에서 잠깐 언급했던 아포페니아를 세계관 전달에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굳이 전체를 서술하지 않아도 마치 "이어 그리기"를 하듯 사건과 사건들을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연결짓도록 만드는 방법은 매우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작년에 GOTY에서 수상하기도 했던 인디 게임 "This War of Mine"에서도 이같은 비유와 상징을 통한 암시적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시간이 없어 초반 부분만 잠깐 해봤는데 매드 맥스의 유물과 비슷하게 "편지" 형식으로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위기와 시대 배경 전달에 무척 효과적이라는 것도 직접 체감하게 됐었고요.

 

< This War of Mine의 게임 화면 >

 

 

3. 간소화 된 조작

 

매드 맥스는 여러 면에서 간소하게 압축된 게임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리소스도 아껴쓰고 그만큼 컨텐츠의 숫자 자체도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컨텐츠들의 깊이도 그다지 깊지 않습니다.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와 전투와 전투로 점철된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데, 심지어 그 전투마저도 굉장히 간소화된 입력 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게임의 전체적인 호오가 갈리게 되는데 가벼운 접근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쪽과 게임의 깊이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확실하게 평을 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각자의 판단이니 무어라 단정지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어쨌든 유사 장르들과 조작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액션 면을 비교해보자면,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멋진 액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니악한 액션 플레이어가 아닌 층에게 꽤나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배트맨 아캄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공격"과 "반격"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화려한 배트맨의 근접 격투술을 감상하듯이 즐길 수 있는 부분과 비슷합니다. 일단 아캄 시리즈의 전투를 계승/발전 시켰다고 불리는 "Middle Earth:Shadow of Mordor(이하 모르도르)"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간편한 공격/반격 조작과 화려한 근접 전투"를 충실하게 계승시키고, 그 위에 Kill Streak 이라는 콤보 개념을 얹어 몇 콤보 이상 성공하면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액션 게임으로서의 조작"을 발전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 때의 필살기들은 기본적으로 PS4의 듀얼 쇼크 기준으로 서로 다른 두 개의 버튼을 조합해 누르는 것으로 각각의 기술 입력을 구분지어 두었습니다.

반면에 매드맥스는 일단 스킬의 개수 자체가 모르도르에 비해 적은 까닭도 있겠지만, 같은 입력이라도 서로 다른 전투 "상황"에 따라 다른 스킬이 발동되도록, "Contextual Interface"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황적 조작은 "블레이드 & 소울"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E나 F 또는 Space Bar 등의 같은 입력을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스킬로 매칭시켜주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Space Bar는 점프지만 전방의 적이 다운 상태라면 다운 공격기로 바뀐다거나, 내가 적의 공격을 막아낸 상태라면 반격기로 바뀐다거나 하는 방식이죠. 매드 맥스의 전투 조작은 기본적으로 마우스 좌클릭이 공격, 우클릭이 반격이라는 부분은 공통적이지만 여기에 특수 만능키인 E키를 더해 총 세 가지 입력을 기본적으로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좌클릭과 E 키 입력은 다시 짧게 누름과 길게 누름으로 구분해 4 가지로 나누고, 좌클릭 길게 누름과 E, E 길게 누름의 세 입력은 현재 맥스의 전투 상황에 맞춰 각각 다른 스킬들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좌클릭을 길게 누르면 보통은 강공격을 사용하지만 분노 상태라면 Fury Chain Finisher라는 기술로 바뀌고, 적이 벽을 등지고 있다면 Wall FInisher 라는 기술로 바뀝니다. 그리고 만능인 E 키는 기절 상태의 적에게는 단검 마무리, 적이 나를 포박한 경우에는 즉시 포박을 풀고 단검 마무리, 맥스가 분노 상태라면 Fury Grould Finisher, 맥스가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다면 Melee Weapon Finisher, 내가 공격한 적이 방패로 막았다면 Shield Crasher로 각각 바뀌게 됩니다. 마우스 좌클릭과 E키, 단 두 가지 입력 만으로 이처럼 굉장하고 다이나믹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마치 액션 게임의 초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장점이니까요.

만능 입력인 E 키는 전투 외에도 매우 다양한 곳에서 사용됩니다. 기본적으로 대화, 수집, 도구의 사용에 E 키를 누르고 있는 조작이 사용됩니다. 그야말로 기본 Interaction 입력인 셈입니다. 그리고 빠루(..)라는 전문 용어로 잘 알려진 쇠지렛대(Crowbar)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때에는 Mash Button 이라는 표시가 나타나면서 E 키를 두다다다다 연속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갓오브워나 툼레이더에서 무거운 문을 열거나 잠긴 틈을 벌릴 때 사용하던 익숙한 입력 방식이죠. 익숙하면서도 몰입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상 전투의 모습 >

 

원거리 공격 부분은 모르도르의 경우 Focus 라는 일종의 스테미너 또는 마나 같은 별도의 자원을 소모해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활을 조준하면 자동으로 포커스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거의 정지한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덕분에 게임 패드를 기준으로 오른쪽 스틱을 사용해 조준해야 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꽤나 어려운 조작이라는 것을 꽤나 부드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포커스가 다 떨어지면 시간이 원래대로 흐르고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지만요.

매드 맥스는 맥스의 직접 전투의 원거리 공격에 대해서는 슬로우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룰 차량 액션에서는 모든 원거리 공격에 슬로우가 기본 적용되는 친절함을 베풀지만, 맥스의 전투까지 적용하지는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원거리 공격이 어려운가? 라고 한다면 대답은 No 입니다. 슬로우를 적용하는 대신, 퀵 타겟이라는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사실 저는 마우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써본 적이 별로 없지만 원거리 무기를 조준한 상태에서 시점 이동을 하지 않고 있다면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또는 맥스에게 가장 가까운, 또는 정해진 우선 순위가 가장 높은 대상에게 자동으로 조준 표시(하얀 외곽선 표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르면 조준점을 향해 공격하는 좌클릭과 달리, 자동 타게팅된 대상을 향해 알아서 공격하게 됩니다. 아마도 게임 패드를 사용할 때라면 꽤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일 것 같지만 직접 써보질 못해서 평가를 하기는 어렵겠네요. 하지만 원거리 공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황량한 세계에서 총과 탄약은 매우 희귀한 자원이거든요. 따라서 맥스에게 있어 샷건이란 그야말로 궁극의 필살 무기 같은 존재가 됩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간혹 등장하는 기름통에 불을 붙이고 집어 던지는 일이라거나, 적들의 물건을 빼앗아 사용하는 폭발 작살 같은 것들도 있지만 이 또한 자주 사용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맥스는 주먹으로 말하는 사나이니까요. (사실은 차를 타고 다닐 때가 더 많은 것 같지만요.)

그리고 매드 맥스라는 세계의 상징인 자동차, 그리고 그 자동차로 벌이는 액션 부분이야말로 이 게임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라면 GTA 시리즈나 와치독스, 그리고 배트모빌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아캄나이트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GTA와 와치독스는 자동차를 적극적인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작 자체도 전진, 후진, 좌우회전, (핸드)브레이크 정도로만 제공됩니다. 그리고 전투를 위한 존재인 아캄나이트의 배트모빌은 차량 모드와 전투 모드가 분리되어 있고, 차라기보다는 바퀴달린 로봇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기 떄문에 조금 별도로 취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드 맥스의 차량 기본 조작은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전진/후진/좌우회전/핸드브레이크 정도가 제공되지만, 직접적인 기본 공격 커맨드가 있습니다. 바로 측면 들이받기 인데요, 영화에서 차량 추격 씬이 나오면 차를 옆으로 밀어붙여 다른 차량을 공격하거나 들이받는 것처럼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른 상태로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하면 그 방향으로 마치 어깨치기를 하듯이 빠르게 방향을 돌렸다가 다시 핸들을 복구시킵니다. 그리고 차량의 앞은 범퍼 파츠를 강화해 방어력을 높일 수 있지만, 후면이나 측면은 강화 효과가 약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치 월드 오브 탱크의 플레이처럼 옆구리를 잡으려고 적과 나의 차량이 서로 빙빙 도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만들어집니다. 정면 들이받기는 마치 산양의 뿔 들이받기 처럼 니트로 부스트를 이용해 피해를 극대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문 명칭이 Ramming 이더라고요. 아니면 타이어 휠에 날붙이를 달아 그라인딩 데미지를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 차량 전투의 모습 >

 

그리고 자동차라는 점의 기본 동작을 이용한 위의 공격 수단들 외에도, 보다 직접적인 공격 수단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일단 차량 탑승 상태에서도 운전자 맥스의 샷건을 사용할 수 있으며 차량에서는 지상과 달리 조준 시 슬로우가 적용됩니다. 또한 근거리 대상일 경우, 공격할 수 있는 각각의 "파츠"가 별도로 표시되어 조준 사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퀴를 쏘면 타이어가 터져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게 되고, 차량 후미에 달린 가스통을 쏘면 피해량에 따라 가스가 폭발해 차량을 파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살총(Harpoon)을 매우 높은 빈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짐칸에 동승하는 Chum Bucket(이하 첨) 이라는 NPC가 있는데요, 작살은 첨이 사용합니다. 덕분에 운전자라는 상황 때문에 사각에 제한이 있는 샷건과 달리 발사각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마찬가지로 우클릭을 눌러 조준 상태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슬로우 상태가 되며, 가벼운 물체는 즉시 좌클릭을 눌러 작살을 회수해 잡아당길 수 있고 무거운 물체는 작살총을 꽂아 둔 상태로 차량을 이동해 잡아당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캄나이트의 작살총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에요. 작살총도 샷건처럼 조준사격을 할 수 있고 바퀴를 잡아 뽑는다거나 운전자만 뽑아내 차량을 무용지물로 만든다거나, 장갑판을 떼어 내고 다른 수단으로 공격하는 등 활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차량 외에는 들이 받기(Ramming) 면역인 문짝을 뜯어낸다거나 위협 요소인 거대 허수아비 같은 걸 쓰러뜨릴 때 주로 사용하게 되고요.

발사형 무기의 최강자는 작살총의 강화판인, 번개창(Thunderpoon)입니다. 영화 매드맥스를 보면 시타델의 워보이들이 작살 끝에 터지는 무언가를 달아서 차에 집어던지는 씬이 많이 나오잖아요? 바로 그 무기입니다(로망이 한 가득)! 발사와 발사 사이의 쿨다운이 길긴 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번개창은 샷건이나 작살총과 달리 파츠 조준 사격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차량을 통채로 대상으로 지정하며 맞으면 어지간한 소형 중형 차량을 즉시 폭발합니다. 하지만 번개창은 개수 자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황야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틈나는대로 번개창을 모아야만 한다는, 매우 강력한 효과만큼 강력한 제한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위 3종의 발사형 무기와 조금 다른 형태의 또다른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화염방사기(Flamethrower)입니다. 조준 방식이 아니라 슬로우 처리는 없지만, 차량의 진행 방향과 수직이 되는 양 옆으로 강력한 불줄기를 내뿜을 수 있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좌클릭을 유지하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꽤나 강력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차량의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가 매애애애애애애우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효과는 그만큼 강력하지만요. 자연스럽게 사용 전 연료 잔량을 체크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공격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각각 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가스통이 달린 차량은 샷건으로, 운전석이 노출된 차량은 작살총으로, 둘다 여의치 않으면 화염방사기로, 긴급상황이라면 필살의 번개창으로 타입별 적들을 상대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샷건, 작살총, 번개창, 화염방사기의 각 무기를 전환하는 조작은 마우스 휠을 스크롤하는 것으로 매우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전체적으로 왼손은 이동인 WASD와 부스트인 Space Bar에, 그리고 오른손은 마우스의 좌우클릭과 휠클릭 또는 스크롤에서 벗어날 일이 없기 때문에 조작이 매우 간결하고 불편이 한없이 0에 수렴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차량 액션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차량 액션의 정수가 담긴 컨텐츠는 수송단(Convoy)이라는 위협 요소를 상대할 때인데 분량을 조절하기 위해 여기서는 자세하게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화염방사기를 사용하는 모습 >

 

 

4. 잘 시각화된 컨텐츠

 

매드 맥스는 매우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요소들을 사용해 분위기와 전달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GUI를 제공합니다. 이는 정보 전달에 있어 텍스트 의존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보다 즉각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으며, 추가적으로 타 언어 사용자들에게도 게임의 목표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복잡하지 않은 GUI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GUI 때문에 게임의 인상이 나빠질 부분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의 컨텐츠는 크게 미션형과 지역 기반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빠른 설명을 위해 각각을 표로 나타내보면 아래처럼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에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는, 일단 전체 지도(TAB)를 열면 반 이상은 해결됩니다. 표에서도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주된 컨텐츠는 각 지역의 위협 요소(Threaten)를 해결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각 영토들의 위협 수치를 낮추는 것이 게임의 핵심 플레이입니다. 따라서 지도를 보고 아직 못 가본 곳을 간다거나, 가야할 곳을 간다거나, 어디로 갈 지를 정한다거나 등의 결정을 내린 뒤, 차를 몰고 달리면 됩니다. 와우 이후로 크게 유행한 퀘스트 중심의 플레이가 사실은 어디가서 뭘해라 라는 지역 기반의 플레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시작과 끝을 특정한 인물에 귀속시켜 퀘스트라는 "포장"을 해둔 것과 달리, 매드 맥스는 날 것 그대로 "여기서 이걸 해"라고 직접적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 전체 지도의 모습 >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각각의 지역별 잔존 위협 요소는 붉은색에서 주황색 - 노란색 - 녹색으로 변하는 색상 정보로 표현됩니다. 또한 각각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은 각각의 상징화된 아이콘으로 위치와 종류를 직접적으로 표시해줍니다. 진행중인 정보는 위 지도에서 오른쪽 상단에 표시되는 텍스트 박스 내부처럼 표현됩니다. 항목마다 분수 형태로 1/4 처럼 나타내고 모두 달성했다면 녹색 체크 박스로 교체됩니다. 완료 여부를 표시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 요소라면 아이콘을 삭제하고, 기능의 종류가 변경된다면 녹색 체크 박스를 붙입니다. "했다" 라는 피드백을 시각적으로 강하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길드워2를 처음 보고 느꼈던 "지도에 표시되는 수많은 할 일들"과 이와 같이 표시되는 "달성율"이라는 디자인이 굉장히 성취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매드 맥스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와 지도 표현이 이를 충실히 재현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길드워2의 지도와 달성률의 모습 >

 

 

5. 집중된 컨텐츠 간 연계

 

사실 매드 맥스를 플레이하면서, 그리고 하고 나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이 바로 지금부터 설명할 "컨텐츠 연계" 부분입니다. 컨텐츠가 제한적인 미니 게임 형식의 게임들에서는 발생하지 않지만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지는 MMORPG나 액션 및 어드벤쳐류의 대작 게임들은 각각의 컨텐츠들은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지지만 그 컨텐츠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따로 동작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자유도와 방대한 스케일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오픈 월드식 게임에서도 이같은 컨텐츠 연계 단절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은데요,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질 수록 연계 디자인 자체의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사실 절묘하게 잘 연계시켰다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연계 단절만큼이나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매드 맥스는 전체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컨텐츠 별 복잡도가 높지 않고, 명료한 컨텐츠들의 목적성도 분명하게 연계되고 있는 것을 플레이어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만큼 한 지점으로 집중이 잘 되어 있습니다.

우선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클리어 입니다. 그리고 클리어에 필요한 것은 성장입니다. 여기서 성장은 파츠 강화와 지속 효과의 습득으로 나뉘어집니다. 파츠 강화는 맥스와 차량의 각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컨텐츠입니다. 지속 효과는 맥스의 기본 스탯이나 수집품들의 양을 늘려주는 총 열 가지의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맥스의 강화 화면 >

우선 파츠 강화 부분입니다.

강화에 필요한 것은 크게 자원 습득과 제한 조건 해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자원 부분은 게임 내 유일한 화폐 자원인 고철 더미인 스크랩(Scrap)을 모으는 것이며, 이 고철들은 게임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경로로 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고철 수집에 특화된 컨텐츠는 약탈 구역(Scavenging Location)이며, 이는 지도에서 미리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를 향해 이동하다가 발견해야 합니다.

(- 덧붙임. 요새(Stronghold)에 구축할 수 있는 시설(Project) 중에 조사단(Survey Crew)이라는 시설을 설치하면 영토(Territory) 내 약탈 구역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요새의 시설 부분은 플레이를 지속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기도 하며 시설 부품이 대부분 약탈 구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일부러 약탈 구역을 밝히기 위해 약탈 구역에서 조사단 시설 부품을 찾아 다니는 것은 역설이 되기도 합니다.)

 제한 조건의 해제 부분은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합니다. 특정 미션을 클리어하는 조건과 특정 영토의 위협 수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감소시키는 조건입니다. 미션 조건은 스토리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순차적으로 진행해나가면 되고, 황무지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하면서 발생한 시점에, 개별적으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위의 표에서 게임의 주된 컨텐츠라고 설명한 영토의 위협 수치 감소는 감시 초소(Vantage Outpost)라고 적힌 열기구 지점으로 가면 영토 내 위협 요소들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기 때문에 아이콘을 따라 이동해 각 요소들을 처리하면 됩니다. 여기서 위협 요소와 요소 사이를 이동하는 중간에 자연스럽게 약탈 구역을 발견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동선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눈 앞에 보이는 포인트들을 따라 조금씩 조금씩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을 달성해나가게 됩니다.

 

< 챌린지, 명성 및 지속 효과 화면 >

다음은 지속 효과 부분입니다.

지속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리파 토큰(Griffa Token)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포인트 입니다. 그리파는 게임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넝마주이 NPC인데요, 신출귀몰하게 어느 골짜기 같은 곳에 나타나며 맥스가 찾아가면 알 수 없는 대사를 하곤 환각제 같은 걸 불어넣어 줍니다. 그리고 환각 상태에 빠진 맥스에게서 잠재된 어떤 능력치를 끌어올린다는 컨셉인 것 같습니다. 이 그리파 토큰을 얻는 주된 방법은 챌린지라는 과제를 달성하고 보상으로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챌린지는 전투와 수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러 토큰과 챌린지를 목적으로 플레이한다기보다 플레이 도중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편입니다. 챌린지를 달성할 때마다 여느 RPG의 레벨과 같은 맥스의 명성(Legend)이 한 단계씩 높아지게 되는데요, 누적 챌린지 달성 횟수와 습득한 토큰의 숫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뿐 명성 자체가 RPG의 레벨처럼 강함을 증명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물론 많은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숙련도도 높아지고 일단은 토큰으로 지속 효과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고, 또한 명성 단계 자체가 다시 파츠 강화의 조건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강함을 간접적으로증명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리고 챌린지 외로는 간혹 조우(Encounter) 이벤트에서 보상으로 토큰을 받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토큰만 받고 명성은 오르지 않았던 것 같지만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네요.

그리고 위의 각 컨텐츠들은 앞서 설명한 정돈된 시각화와 함께 시너지를 일으켜 강력한 "자이가닉 효과(Zeigarnik effect)"를 만들어냅니다. 자이가닉 효과는 쉽게 설명해 완료되지 않은 것을 완료시키고 싶어하는 심리입니다. 가장 좋은 예시는 와우의 퀘스트 디자인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하면여기까지만 하면…”을 반복하다 보면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퀘스트 배치 덕분에 어느새 최고 레벨까지 달성하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지요. 미시적으로 보자면 한 약탈 구역 안에서 수집할 요소들이나 한 캠프 안에서 달성해야 할 임무들이 X 를 누르면 화면에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렵지 않게 한 지역의 완전한 달성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 X 키는 정보 보기 토글이며 기본 HUD 대신 현재 보유한 고철의 양, 영토의 위협 수치, 남은 위협 요소들, 수집 요소들 등을 표시)그리고 각각의 거점을 종료한 이후에는 다른 거점으로 가기 위해 전체 지도를 열게 되고, 전체 지도에 나타나는 그 지역(Region)의 잔존 위협 요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단계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지역의 위협 요소를 모두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 지역을 묶는 영토 단위의 위협 수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한 영토의 위협 수치를 0으로 완전히 제거한 다음에는 다음 영토로 이동해 다시 거점-지역-영토 단위의 완료를 자연스럽게 목표로 설정하게 됩니다.

 

< 플레이 중 X 키를 누른 모습 >

 

정리해보자면, 플레이어는 지도에 보이는 요소들을 따라서 마치 빵 조각을 따라 덫을 향해 걸어가는 새들처럼 큰 고민 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를 하면서 마찬가지로 큰 고민 없이 성장 조건들을 충족하게 되고, 성장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할 힘을 얻고 게임의 결말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컨텐츠가 결말이라는 목표를 향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매드 맥스의 거시적인 컨텐츠 연계 디자인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만듭니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마치 무책임하거나 무계획한 듯이 흩뿌려진 컨텐츠들의 구성을 본 첫인상과는 매우 대조적인 감상을 마지막에는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강한 몰입과 만족을 만들어준 게임 요소는 특정한 무엇이 아닌, 위에서 1. 부터 5. 까지 설명한 그야말로 모든 요소들의 더하거나 부족함 없는 밸런스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별첨. 함께 볼만한 다른 게임들

 

위의 본문에서도 잠깐씩 언급되었지만, 오픈 월드라는 장르의 공통점이나 각각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매드 맥스가 그들 사이에서 가지고 있는 위치 등을 살펴보기 좋을 것 같은 타이틀들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 레드 데드 리뎀션

-  GTA 시리즈(III, Vice City, San Andreas, IV, V)

- 유비소프트 오픈 월드 시리즈 (와치독스, 파크라이, 어쌔신스 크리드 등)

- 툼레이더

-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 아캄 시리즈(어사일럼, 시티, 오리진, 나이트)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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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는 유명한 엔드 컨텐츠인 "전장"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승리 규칙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전장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알터랙 계곡(이하 알방)"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작년에 Rules of Play가 번역된 "게임 디자인 원론"이라는 책으로 소규모 세미나를 하던 와중에 "게임 이론" 이라는 부분을 공부할 때였는데요, 바로 그 게임 이론의 적절한 예시가 국내 알방의 전략 변화 흐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미나에서 간략하게 이야기했던 내용을 포럼에서 좀 더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게임 이론

경제학에는 "게임 이론"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내용을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정리해볼 수 있는데요.

게임 이론:
수학적 도구를 사용해 이해당사자들의 전략을 분석하여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론

사전적 정의라 매우 딱딱하니 좀 더 쉽게 풀어보자면, 둘 이상의 개인이나 집단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선택하게 되는 지를,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되는 지를 예측하는 이론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시로는 매우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이론의 한 예시일 뿐이고, 게임 이론을 찾아보면 그 형태와 유형에 따라 매우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궁금하신 분은 별도로 찾아보시면 재미있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2. 와우의 전장

이미 MMOG에서 일반적인 컨텐츠라 다들 알고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와우의 전장 컨텐츠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정리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전장은 공통적으로 퍼시스턴트 필드가 아닌 별도의 인스턴스 존에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양 진영 플레이어들을 매칭 시켜서 진행하는 PvP 컨텐츠입니다.
각 전장은 슈터 장르가 가진 모드들처럼 맵 마다 각각의 승리 규칙이 정해져 있고, 이긴 진영에게는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승리 보상 외에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들의 조건 달성 또는 PvP 컨텐츠인 만큼 상대 진영 플레이어를 처치했을 때마다 약간씩의 보상들을 추가로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획득한 전장 컨텐츠의 보상으로는, 강력한 PvP 장비를 얻을 수 있는데요, 결국 전장 컨텐츠를 플레이하는 첫 번째 목적은 PvP 장비의 획득이고, 두 번째는 각종 전장 관련 업적들의 달성,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전장 플레이 자체의 즐거움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알터랙 계곡
 

 

알터랙 계곡은 인스턴스 전장 중 가장 대규모인 40 vs 40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입니다.
참여 인원에 비례해서, 실제 지역 자체도 굉장히 거대하게 만들어져 있고요.
그리고 이 지역의 컨셉은 (사실 잘은 모르지만) 마치 미식축구? 럭비? 처럼 전선을 상대 진영 쪽으로 밀어내면서 하나씩 하나씩 거점들을 점령해나가는 거대한 전쟁 서사를 의도하고 있습니다.
전략적인 판단을 생략한 간략한 정석 진행 흐름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중앙에서 힘싸움 후 결과에 따라 가까운 탑 공격/방어
2)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별 전진/후퇴하며 전선 이동
3) 전선을 유지하며 상대방 시체를 루팅해 입수한 재료를 본진에 반납
4) 특정 단계의 반납 퀘를 달성하면 지원 사격이 시작되고 전선 변화
5) 최종 반납인 궁극 지원 소환 후 적진까지 진격
6) 적 수장(사령관) 처치 후 승리


하지만 전장이 처음 등장했던 시절부터, 알방 외에도 전쟁노래협곡, 아라시 분지까지 총 세 개의 전장이 공개되었고 각기 다른 스타일의 재미를 제공하고는 있었지만 위의 2. 와우의 전장 에서 정리한 것처럼 장비 획득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제공되다 보니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보상 효율을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큰 규모만큼이나 막대한 플레이 타임이 소요되는 알방은 심지어 한 게임이 1박 2일 동안 유지되는 일이 종종 발생할 정도로 가성비 면에서 최악으로 평가되게 되었습니다.
다만 초기의 와우 PvP 장비는 각 전장별로 승리 보상을 나눠두고 모든 전장의 일정 이상 승리를 달성하도록 강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좋든 싫든 알방을 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4. 첫 번째 전략 변화 - 룰방

알방이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으면서, 정작 시간 대비 습득 보상의 효율은 굉장히 낮은 것에 불만이었던 양 진영의 플레이어들은 담합을 시도하게 됩니다.
진영이나 종족이 다르면 말이 통하지 않는 와우의 특성상 직접 대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제의 정신 지배를 이용한 감정 표현을 통해서, 또는 게임 바깥 커뮤니티 창구를 통해서 암묵적인 게임의 룰을 정하게 되고 그 규칙은 대강 이렇습니다.

1) 중앙 힘싸움을 생략
2) 중앙과 가까운 중보스(부대장)를 나눠가짐
3) 탑과 무덤도 모두 맞바꿈
4) 수장을 누가 먼저 죽이나 타임 어택으로 경쟁

룰방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알방의 위상은 180도 돌변하게 됩니다.
본디 대규모 전장이었던 덕분에 다른 두 전장에 비해 보상의 가치가 높게 책정된 알방이었는데, 룰방으로 빠르게 달리니 세 전장 중에 거꾸로 가장 빠르게 끝나는 전장이 되면서 가성비가 정점으로 치솟게 된 것입니다. 각 전장별 보상을 채우고 난 다음 어디든 상관 없이 획득할 수 있는 명예 점수를 모으기 위해서 거의 대부분의 전장 플레이어들이 알방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굉장히 많은 숫자의 검투사 의복 세트가 보급되었고 알방에서 달성한 검투사 세트를 입은 사람들을 일컬어 "알투사"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을 정도 였으니까요. 사태가 어느 정도였냐면, 가끔씩 GM 들이 알방에 들어와 "룰방을 하면 모두 부정/악용 플레이어로 간주하고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엄포한다는 소문도 돌 정도 였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요.


5. 두 번째 전략 변화 - 룰 브레이크

사실 룰방은 약간 불공평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비대칭적 레벨디자인 덕분에 시작 지점에서 적 수장 까지의 얼라이언스 진영 동선이 미묘하게 짧아 타임 어택이 불공정하다는 것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호드가 강세인 북미 서버의 상황에 맞춰 얼라이언스에게 약간의 어드벤티지를 주기 위해 패치된 내용이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얼라이언스는 진영 인구 비율 때문에 전장 컨텐츠에서 유리한 지점을 지키고 있었는데, 레벨디자인 상 실질적인 이득까지 얻게되면서 승리의 부익부 빈인빈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인구비에 따른 얼라이언스의 이점:
 
전장 컨텐츠는 진영 대 진영의 전투가 기본 컨셉이기 때문에 같은 인원의 호드와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들을 매칭시키는 것을 규칙으로 한다.
하지만 불타는 성전 확장팩에서 와우 내 최고 미형의 캐릭터인 블러드엘프 종족이 호드 진영에 추가됨에 따라 호드의 전체 인구가 얼라이언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호드는 얼라이언스에 비해 훨씬 더 긴 전장 대기 시간을 갖게 되었고, 이는 얼라이언스의 빠른 전장 컨텐츠 보상 획득이라는 실질적인 이득으로 귀결된다.

간단한 예시) 호드가 10 명이고 얼라이언스가 2 명일 때, 2:2 컨텐츠에 진영 별 매칭을 진행하면 호드 10 명이 한 번 씩 매칭될 동안 얼라이언스는 다섯 번 매칭되게 된다. Profit!

 

처음과 달리 룰방은 양 진영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호드에게는 손해가 된다는 인식이 호드 진영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패배 보상을 받더라도(판다리아의 안개 까지의 와우 전장은 패배 시 승리 전용 추가 보상은 받을 수 없지만 소량의 보상을 획득) 빨리 끝나니까 손해는 아니라는 의견과 양립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채택된 전략이 바로 "룰 브레이크"입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룰방처럼 전원 수장 방으로 달리는 얼라이언스를 방해해 수장 처치 시간을 늦추고, 그 틈에 호드는 빠르게 얼라이언스의 수장을 처치하는 그야말로 배신의 전략입니다.
게임 초반에는 얼라이언스가 의심하지 않도록 룰방처럼 행동하다가, 얼라이언스가 수장을 처치하기 위해 전투를 시작할 때 소수의 방어 담당 호드 플레이어가 개입해 직접적으로 전투를 방해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탱커나 힐러 같은 공략에 핵심이 되는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를 처치하거나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 수장NPC가 탱커를 죽이게 만든다거나, 공포나 밀쳐내기 등으로 탱커를 건물 밖으로 밀어내 전투를 초기화 시켜 수장NPC의 HP를 100%로 만드는 등 얼라이언스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빡침이 밀려올 법한 일들을 저지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얼라이언스가 이 같은 수장 테러에 대처하는 법이 갖춰지자 호드는 다른 방법을 물색하게 됩니다.

알터랙 계곡의 경비탑:

알방에는 각 진영 소속의 경비탑이 4 개 씩 배치되어 있는데 경비탑과 쌍을 이루는 전투사령관이 수장 방에 배치되어 있다. 전투사령관은 자기 자신도 꽤 강한 NPC이기도 하지만, 아군의 공격력과 생명력을 15%씩 높여주는 버프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따라서 4 명의 전투사령관이 모두 살아있을 때 수장의 능력치는 기본+60%가 되기 때문에 경비탑을 파괴해 전투사령관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 경비탑 중 두 개는 야외에, 두 개는 본진 수장방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경비탑은 아라시 분지의 거점 전과 비슷하게 긴 캐스팅으로 깃발을 작동시켜 진영을 변경시키고, 그 상태로 4 분이 경과하면 소유권이 변경되면서 파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거점과 마찬가지로 방어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진영 변경 대기 상태에서 이전 진영의 플레이어가 깃발을 작동시키면 대기 시간 없이 원복된다.

이같은 알방의 특성을 이용해서, 호드는 본진의 경비탑 2 개를 은신 클래스로 구성된 별동대를 파견해 지속적으로 복구시키게 됩니다. 경비탑이 파괴되지 않으면 전투사령관이 남아있어 수장은 강력해지고, 강력한 수장을 그대로 공략하는 건 당시의 플레이어 능력치로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수장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경비탑의 파괴가 선행되야 합니다. 그리고 호드의 지속적인 경비탑 복구는 수장 공략 시간의 지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래도 룰방이 효율이 좋지!"라던 호드들조차 조금씩 "테러는 승리의 공식!"이라는 인식에 물들기 시작하면서, 호드 진영 전체에 알방의 테러=승리 라는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그렇게 기울었던 승리의 불균형도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6. 세 번째 전략 변화 - 공멸(共滅)

사실 얼라이언스 진영 플레이어들도 일찌감치 호드의 룰브레이킹을 알아차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끔씩 보복성 맞불 테러를 자행하는 일도 있었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빈도로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얼라이언스가 룰 브레이킹에 미온하게 대응한 이유는 실질적인 체감 피해가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진영 불균형으로 인한 얼라이언스의 매칭 이점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얼라이언스는 매칭 대기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습니다. 따라서 룰방 당시의 호드 플레이어들이 그랬듯, 빨리 지고 패배 보상 먹고 다시 다음 방을 가면 되기 때문에 굳이 긴 시간을 들여 테러에 대응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방이 테러 방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음 방이 룰방일 수도 있는 거고, 룰방이 아니더라도 또 그 다음 방에 빨리 들어가면 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호드의 룰 브레이킹 빈도가 높아지자, 얼라이언스들도 연속된 패배의 리트라이가 달갑잖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룰방이 사라지다시피 한 시점까지 다다르자, 얼라이언스는 결국 맞대응을 선택하게 됩니다.
얼라이언스는 빠른 매칭으로 보상 습득을 더 빨리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호드 진영보다 PvP 장비의 등급이 더 높은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작정하고 맞부딪히면, 사실 호드 입장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매우 오랜 시간 룰방이 지속되어 왔고, 그 뒤에 호드의 테러가 유행처럼 지나가고 난 뒤였기 때문에 사실 정석적인 알방의 전략 싸움이란 태초부터 1박 2일 동안 알방을 플레이하던 와재(...)나 와석(...) 들이나 겨우 기억을 할까 말까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특별한 우회 전략 없이 순수하게 맵 전체에 전선을 형성하며 힘싸움으로 부딪히기 일쑤였고, 덕분에 호드 진영에서 "테러를 했는데도 졌다."는 의견들이 나타나거나, 양 진영 공통적으로 "알토방이 되살아났다"는 의견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 알토방: 알터랙 계곡의 토나오게 오래 걸리는 방의 약어)

 

7. 네 번째 전략 변화 - 룰방의 귀환

무의미한 알토방의 재림으로 수많은 알투사들이 고통받기 시작하자, 양 진영에서는 룰방을 되살리자는 협상의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승패는 나중의 문제고, 한 번의 게임에서 최대한의 보상을 수확하는 방식으로 조금 개선된 규칙이 제안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알터랙 전장에 새로운 규칙이 적용되게 되었는데 바로 전체 게임 시간을 제어할 수 있는 "군사력"이라는 요소가 추가된 것입니다.

군사력:

0) 군사력이 0이 되면 패배
1) 양 진영에 600 씩 지급 (최대)
2) 플레이어 사망 시 1 감소
3) 경비탑 파괴 시 80 감소
4) 부대장 사망 시 100 감소
5) 사령관 사망 시 0이 됨
6) 광산 점령 시 30초 마다 1 증가

 

양 진영은 태초의 룰방에 가깝게 부대장을 교환하고 경비탑을 두 개씩 교환한 다음, 전과 다르게 룰 브레이킹의 본진 경비탑 싸움을 룰의 일부로 흡수해 누가 더 빨리 경비탑을 파괴하고 수장 처치에 성공하는 지의 타임 어택으로 새로운 룰을 협상합니다. 덕분에 여전히 최대한의 보상 포인트를 나눠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지형의 불평등도 은신클래스의 탑복구, 탑테러로 극복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협상이 결렬되서 토방 양상으로 치닫게 되더라도, 이미 부대장과 경비탑 2 개의 파괴로 260 점의 군사력이 서로 감소해 340 킬만 서로 달성하면 게임이 종료되게 되어 최소한 "토방"은 만들어지지 않게 됐습니다.

 

8. 전략의 순환 고리

군사력의 도입 이후에도, 사실 룰방 - 룰 브레이크 - 공멸의 전략 변화는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인구 불균형으로 인한 근본적인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호드는 매칭이 느리기 때문에 한 번 매칭됐을 때 최대한 승리를 획득하고 싶은 심리가 강합니다. 그래서 룰 브레이크를 승리 전략으로 선택하기 쉽습니다. 룰 브레이크는 다시 상대 진영의 보복을 부르고, 공멸 구도로 흘러가게 되고요. 공멸에 지친 양 진영을 다시금 협상을 제안하게 되는 끊이지 않는 순환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같은 알방의 흐름은 마치 게임 이론의 여러 가지 내용 중, "반복 가능한 죄수의 딜레마"와 매우 유사합니다. 일반적인 죄수의 딜레마가 상대방의 선택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반복 가능한 죄수의 딜레마는 이전 선택을 서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반복 가능한 게임에서는 팃 포 탯(tit for tat)이라고 불리는 필승의 전략이 있습니다. 이는 AI 대전에서 실제로 필승의 전략으로 검증된 이론으로서 다음과 같은 간단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팃 포 탯:

1) 처음 만난 상대와는 무조건 협력한다.
2) 그 다음부터는 상대방과 똑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 배신하면 복수한다.
- 협력을 요청하면 응한다.

 

팃 포 탯의 관점에서 바라본 알방의 전략 흐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처음엔 일단 룰방을 한다. (협력)
2) 룰 브레이킹이 일어난다. (배신)
3) 공멸의 맞불을 놓는다. (복수)
4) 다시 협상하고 룰방을 재개한다. (협력)

하지만 아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협력이 완전한 공평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얼라이언스 쪽에게 조금씩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부분과, 게임의 바깥에서 인구비로 인한 불평등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나 배신은 호드의 몫이고 따라서 팃포탯에 의해 항상 불리한 결과를 안게 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제법 어렵게 느껴지는 이론들도, 실제 일상에서의 사례들을 보면 친근하게 느껴지고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선택들이, 거시적으로 게임 이론을 증명하고 있는 알방의 사례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재미있으면서, 또한 되새겨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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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어판으로 발매된 GUST 사의 아틀리에 시리즈 신작,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를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중입니다. 이제 진행이 막바지에 달했는데, 얼추 연금술에 대해 큰 그림 정도는 정리가 된 것 같아 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1. 연금술의 개요

이 작품에서 연금술은 아래와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레시피 확보
2) 재료 수집
3) 재료 선택
4) 재료 합성
5) 잠재력 선택
6) 완성!

1-1. 개요: 레시피 확보

레시피를 확보하는 방법은 오직 "참고서를 구해서 읽는다"라는 한 가지 방법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참고서를 구하는 방법이 실제 레시피 입수 방법이 됩니다.
참고서를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점 구매: "분기"라고 부르는 게임의 진행 단계에 따라 상점에 물건이 추가됩니다. 새 분기가 시작되면 상점에 들러서 새로 들어온 참고서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사냥: 강한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면 때때로 귀한 참고서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 과제 보너스: 분기마다 제시되는 목표인 과제를 일정 이상 달성하면, 보너스 형식으로 참고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이벤트: 다른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통해 참고서를 얻기도 합니다.

1-2. 개요: 재료 수집

플레이어 일행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연금술 재료를 수집하게 됩니다. 수집 방법은 크게 채집사냥으로 나뉘는데, 채집은 필드에 표시된 채집 포인트에서 조사를 통해 실행합니다. 사냥은 필드를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을 퇴치해 전리품으로 연금술 재료를 얻는 방법입니다. 아틀리에에서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이 두 가지 뿐입니다. 아주 가끔 정해진 이벤트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강제적인 경우가 많고, 상시 발생하는 행동은 채집과 사냥 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 개요: 재료 선택

[ 재료 선택 화면 ]

아틀리에로 돌아오면 레시피에 따라 수집한 재료를 넣고 연금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마법사가 되는 방법"이라는 매우 오래된 고전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에서처럼 재료를 빻거나 굽거나 말리거나 하는 가공법까지 레시피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아틀리에 시리즈는 모르겠지만 일단 에스카&로지 에서는) 매우 간단하게 "필요한 재료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주로 "카테고리"로 표시하지만, 간혹 "특정 재료"를 지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 예시 이미지에서 연마제와 축전지는 특정 재료를, 광석과 중화제는 카테고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이템마다 최대 4 개 까지의 카테고리를 가질 수 있으며, 카테고리는 포함 관계가 없이 모두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판타지 세계관이다보니 카테고리의 분류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연료>> 라는 카테고리에는 "치즈 롤케이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열량이 있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야생의 땅:듀랑고의 가죽 장화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그리고 <<조미료>> 카테고리에는 무려 "페어리 더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음식 조미료로 요정 가루를 사용하나 봅니다. /공포

1-4. 개요: 재료 합성

합성은 컨셉에 따라 연금술과 연성으로 나뉘는데, 두 주인공 중 배경 마을 토박이인 에스카(여)는 가마솥을 사용한 연금술을, 중앙 도시 출신인 로지(남)는 연성기를 사용한 연성을 합니다. 연성은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 때 사용하며, 가마솥 연금술은 그 외 모든 조합을 담당합니다. (실로 굉장한 가마솥...) 하지만 이 둘은 분류의 의미만 있을 뿐, 기능상으로 완전히 동일하게 동작합니다.

연금술이나 연성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선택한 재료들을 어떤 순서로 투입할 지, 그리고 투입한 효과를 이용해 어떤 연금 스킬을 사용할 지를 꽤 복잡하게 수행하게 됩니다. 세부 과정은 아래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일단 이 재료 합성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1) 속성치를 축적해 속성별 효과를 발견한다.
2) 연금 스킬을 사용해 완성품의 효력과 개수를 증가시킨다.

속성별 효과는 간단하게 말하면, 아이템의 옵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옵션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재료 선택 만큼이나 합성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1-5. 개요: 잠재력 선택

조합이 완성되고 나면, 합성 과정에서 축적시킨 속성치로 제품 고유의 잠재력을 발현시키거나, 원재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계승시킬 수 있습니다. 즉 재료 합성으로 주 옵션인 효과를 결정했다면, 잠재력이라는 보조 옵션을 플레이어가 선택해 부여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잠재력은 아틀리에의 연금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므로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아이템의 속성

우선 아이템의 종류는 크게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오직 시나리오 진행만을 위해 별도로 구분된 키 아이템 종류는 제외했습니다.)

- 소재 아이템: 자연에서 채집과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원재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상점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입수해야 한다.
- 사용 아이템: 연금술로 만들 수 있으며,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다. 다시 공격 계열과 회복 계열로 나뉜다.
- 조합 아이템: 원재료는 아닌데 그 자체로는 아직 사용할 수 없는 중간 단계의 결과물. 연금술로 다른 무언가를 만들 때 사용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악세사리도 장비 아이템에 가깝지만, 연성이 아니라서 조합 아이템으로 분류되어 있다.
- 장비 아이템: 연성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들. 무기는 캐릭터마다 고유하게 정해진 한 종류 씩을 장착할 수 있고, 방어구는 와우의 천/가죽/사슬/판금처럼 캐릭터마다 착용할 수 있는 종류의 범위가 정해진다.

 


[ 아이템 정보 화면 ]

아이템의 "능력"은 장비와 악세서리에만 존재하는 속성입니다. RPG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인 공격력/방어력/민첩성/HP/MP/속성내성의 증감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속성 정보"는 화/수/풍/토의 4 가지 종류가 있으며, 속성치를 갖습니다.

"카테고리"1-3. 개요: 재료 선택에서 설명한 일종의 태그 입니다. 아이템 당 최대 4 개까지 부여됩니다.

"특성"은 속성 코스트를 n 배 해주거나, 잠재력 또는 효력을 증가시켜주는 각 아이템들의 고유한 속성입니다. 아이템 당 최대 2 개까지 부여됩니다.

위의 속성 정보, 카테고리, 특성 세 속성은 플레이어가 연금술로 변형시킬 수 없는 고유한 요소들입니다. 반면에 아래에서 설명할 "효과""잠재력"은 기본 제공 항목 이외에도 플레이어가 변경할 수 있는 요소이며, 이 효과와 잠재력을 구성하는 것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특성과 잠재력은 실제 재료 합성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합성 부분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3. 재료 합성

합성 과정은 간단하게 압축해보자면,

1) 재료 투입
2) 투입한 재료의 속성치와 속성 코스트 발생
3) 속성 코스트로 연금 스킬 사용
4) 결과 확인 및 조합 종료

로 이뤄집니다.

3-1. 재료 투입

레시피를 통해 선택한 재료가 화면에 표시되고, 플레이어는 투입 순서를 고르게 됩니다. 투입 순서에 따라 아래에서 설명할 연금 스킬의 사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입하는 순서도 무척 중요합니다. 각각의 아이템은 CP라는 요구치를 갖고 있으며 이는 Cost Point의 약자입니다. 플레이어의 연금 레벨과 연구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CP의 양이 정해지며, CP를 넘는 재료는 투입은 되지만 투입 효과인 속성치와 속성 코스트를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투입 단계에서는 연금 스킬에 사용할 속성 코스트의 획득과 CP 관리가 중요합니다.

3-2. 속성치, 속성 코스트, 그리고 연금 스킬
 

[ 조합 화면 ]

재료를 투입하면 재료가 가진 속성 종류가 속성치만큼 누적됩니다. 그리고 속성별 게이지에 표시된 표시까지 속성치를 쌓으면 "효과"가 발현됩니다. 그리고 다섯 개의 블록으로 표시되는 속성 코스트가 함께 발생하는데, 재료에 "속성 코스트 x n " 같은 특성이 있다면 한 번에 다량의 코스트가 발생합니다. 이 속성 코스트를 소비해 "연금 스킬"을 사용하게 되며 연금 스킬은 속성별로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 화속성 스킬: CP 회복(현재 CP를 증가), 능력주입(선택한 재료의 속성치 증가), 잠재력 각성(속성치 없이도 잠재력 레벨을 증가)
- 수속성 스킬: 속성변환(화/수/풍/토 중 원하는 속성 코스트로 교체. 사실 수속성 교체는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능률향상(선택한 재료의 CP를 감소)
- 풍속성 스킬: 분열(선택한 재료를 복제 투입), 압축조합(제작 소요 일수나 장착 공간을 축소), 속성 초기화(선택한 속성치를 0으로 만들어 나머지 세 속성치로 분배), 속성치 환원(전체 속성치 일부를 효력으로 전환)
- 토속성 스킬: 효력증강(완성품 효력치 증가), 갯수증가(완성품의 수량이나 사용횟수를 증가)
- 전속성 스킬: 전력주입(전체 속성치와 효력을 증가), 소재강화(선택한 아이템의 속성치와 효력 증가)
(전속성 스킬은 모든 속성 코스트를 동시에 사용)

플레이어마다 운용법이 다르겠지만, 제가 가장 자주 활용하는 조합 순서를 예로 적어 보겠습니다.

1) 화속성 재료를 먼저 넣어 주력으로 사용할 다른 재료의 속성치를 증가시킨다.
2) 수속성 재료를 넣어 주력으로 사용할 다른 재료의 CP를 감소시킨다.
3) 풍속성 재료를 넣어 주력으로 사용할 재료를 복제 투입 한다.
4) 토속성 재료를 넣어 효력과 개수를 증가시킨다.
-) 번외로 수속성 재료를 전환해 다른 속성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조건이 맞으면 전속성 스킬을 사용한다.
-) 복제 투입이 잘 이뤄졌다면, 넘쳐나는 속성치를 풍속성 스킬을 사용해 효력으로 환원하거나 화속성 스킬을 사용해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사용한다.

사실 중후반까지 진행하면 속성 코스트만 잘 운용해도, 그 과정에서 재료가 복수로 투입되기 때문에 속성치와 잠재력 발현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단계가 되긴 합니다. 어쨌든 앞서 말했듯이 이 합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속성치를 잘 쌓아서 많은 효과를 발견하고 효력과 개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게임 플레이 전체 중에서 플레이어의 미시적인 전략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4. 잠재력 선택

연금술의 마지막 단계인 잠재력은 "발현", "합성", "계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발현: 속성치의 총량에 따라 아이템 고유의 잠재력이 단계별로 발현됩니다. 예를 들어 총량이 10이면 1단계의 잠재력이, 20이면 2단계의 잠재력이 발현되어 추가됩니다. 발현된 잠재력은 합성 이후에 리스트로 나타나며, 최대 3 개의 잠재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하지 않은 잠재력은 모두 소멸됩니다. (추가로 재료 투입 시 제한이 되는 CP처럼 잠재력도 PP라는 요구/제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PP는 Potential Point의 약어입니다.)
- 합성: 합성할 수 있는 두 잠재력이 발현되면, 자동으로 합쳐쳐 상위 잠재력으로 강화됩니다. 얼핏 보면 효과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최대 3 개의 잠재력만 선택할 수 있는 제한을 생각하면 1 개로 압축된 것 자체가 굉장한 이득입니다. 또한 합성의 합성까지 감안하면 최종적으로는 그야말로 핵이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잠재력 합성 예시 표 ]

- 계승: 완성품이 원래 가지고 있는 발현될 수 있는 잠재력 외에, 투입된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추가로 계승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잠재력 계승이야말로 아틀리에의 핵심이자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계승이라는 요소로 인해 발현과 합성을 모두 고려해 최초의 원재료 입수 단계부터 계획적으로 선택해야합니다.
또한 투입된 모든 재료의 잠재력이 계승되는 것은 아니며, 공격/회복/보조/무기/방어구/장식품과 같은 아이템 유형에 따른 승계 조건을 만족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파괴력 증가"라는 잠재력은 오직 무기를 만들 때만 계승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제품을 제작할 때는 잠재력 리스트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앞서 연금 스킬 부분이 플레이어의 미시적인 전략을 요구했던 것과 반대로, 잠재력 계승은 플레이어의 거시적인 전략을 요구하게 됩니다.

 

[ 잠재력 계승을 위한 아이템 유형 ]

 

5. 인터페이스

아틀리에의 연금술 인터페이스는 한 화면에 표시되는 구성이나 각각의 GUD가 담고 있는 정보의 표현이 가독성 좋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액션에 대한 이펙트나 사운드의 리액션도 좋고요. 하지만 가장 특기할만한 부분은 재료 부족 시의 플로우라고 생각합니다.
연금술로 제작하려는 제품의 재료가 부족할 때 레시피 보유 여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 부족한 재료의 레시피가 없다면: 제작 불가..
- 부족한 재료의 레시피가 있다면: 해당 재료의 제작으로 바로 전환. 재료 제작이 완료되면 이전 제작 메뉴로 복귀해 바로 제작이 가능.

 

[ 레시피가 있는 재료 부족분을 제작하는 화면 ]

이 부분은 마치 모바일 게임들에서 주류로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 플로우"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안그래도 신경쓸 요소가 많고 연계가 복잡한 아틀리에의 연금술 파트에서 이런 플로우의 편의성은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6. (부록) 듀랑고와 비교 해보기

초반에 카테고리 설명에서 가죽장화를 먹는 "야생의 땅:듀랑고"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 김에, 듀랑고의 크래프팅과 아틀리에의 연금술을 살짝 비교해보겠습니다.
우선, 공개된 정보까지를 종합해보면 듀랑고의 아이템 태그 및 제작 시스템과 아틀리에의 카테고리 및 잠재력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6-1. 유사점

아틀리에는 잠재력의 계승으로 인한 합성이 잘 모를 때는 우연성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오히려 제어가 가능하다는 부분에서 플레이어의 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바뀌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듀랑고의 태그 역시 제작을 거듭하면서 잠재된 요소가 우연히 발현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다면 거시적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단지 중간 과정을 얼마나 표시해주느냐 정도의 차이만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6-2. 차이점

듀랑고의 태그와 아틀리에의 잠재력은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집니다.

- 듀랑고: 원재료부터 발생한 모든 태그가 제작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계속 유지된다.
- 아틀리에: 매 제품의 제작 단계에서 남겨둘 세 개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소멸된다.


두 케이스 모두 공통적으로 거시적으로 통제 가능한, 미시적인 창발이라는 플레이어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모든 속성을 계승하기 위한 고민에 대해서, 아틀리에는 선택과 소멸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영리하게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선정 외에도, 중간 과정의 가공과 결과물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제작 컨텐츠의 즐거움을 상당히 배가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단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제작하는 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템의 성능 자체를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이 가지고 있는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플레이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14: 렐름 리본의 제작 시스템도 단순히 플레이어가 채집한 재료를 소비해 물건을 제작하는 형태가 아니라, 중간에 "가공"이라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의 성능을 재량껏 향상시킬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제작 클래스를 플레이하는 재미가 여느 MMORPG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를 적절히 밴치마크하면 보다 향상된 제작 시스템의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D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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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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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제 마비노기 듀얼 플레이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1) 하루 한 번 접속해서 각종 보상 등을 챙긴다.
2) 카드샵을 둘러보고 사려는 부스트의 제한이 되는 미션을 "하급"으로 깬다.
3) 부스트를 깐다.
4) 하루의 턴을 넘긴다.



스토리 깨고 나서 아레나를 안 도니까 할 게 전혀 없습니다... orz
이는 예전에 하스스톤 글타래에서도 적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카드 게임의 경우 주로 쓰는 덱이 안정화에 접어들면 추가적인 덱 연구 없이 덱 하나로 게임 전체를 플레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카드 또는 전략 또는 덱에 대한 열망이 별로 없고, 있는 카드로 뭔갈 하는 것에만 골몰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비노기 듀얼에서 할 수 있는 컨텐츠들은 아래의 것들이 존재합니다.

1) 스토리 모드
마비노기 듀얼의 스토리 모드는 앞서 말한 가이드의 역할과 플레이어에게 재미를 주면서 게임을 지속하게 만드는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자기 자신의 덱이 아니기 때문에 위의 동기를 제공하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2) 미션
상대적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션 보상이 굉장히 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보상량만 봐도 그런 느낌인데, 스테미너 요구량을 함께 비교해보면 더더욱 짜다고 생각되요. 그래서 오늘의 미션이든 드래프트 미션이든 상위 미션들은 잘 안하게 되더군요. 위의 루틴에서도 썼다시피 부스터 팩 구입에 필요한 조건만 충족시키기 위해 해당 미션의 "하급" 만 클리어하게 됩니다.

3) 아레나
(명칭이 굉장히 혼란스럽긴 합니다만) 아레나 메뉴는 다시 일반전과 아레나로 구분되는데 일반전은 PvP 등급을 올릴 수 있고 아레나는 덱을 등록해 점수를 획득하고 랭킹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레나 속의 아레나는 메타 아레나인가!하는 뻘생각을 해봅니다.)
일반전은 현재 상한이 제한되는 건지 10급부터 1급까지 승급한 뒤 PvP 1단이 되면 더 이상 승점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10승을 하면 할 게 없어지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아레나는 많은 분들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아레나에 "참가 등록"한 덱 중 아레나에서 사용한 카드는 아레나에 "묶이게" 되고 다른 컨텐츠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가장 괜찮은 보상을 주는 컨텐츠가 아레나이다보니 주력으로 사용하는 덱을 아레나에 많이들 참가시키고 덕분에 주력 덱이 묶여버려서 다른 컨텐츠를 서브 덱으로 돌거나 심지어 렌탈 덱으로 돌거나 아예 플레이하지 않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물론 데브캣의 수장이신 나크 님께서 직접 "아레나에 등록한 덱으로도 일반전과 친구 대전을 할 수 있게 준비중이다"라고는 하셨지만 아직 패치되지 않아 여전히 이 부분은 미결 과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아레나를 하지 않으면 딱히 할 게 없다보니 아레나에 굉장히 많은 플레이어들이 몰리게 되고 어지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는 만족스러운 랭킹 보상을 얻기도 어렵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근거리 컨텐츠인 소울링크 승급전의 어뷰징이나 누가누가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지 경쟁하는 구도인 아레나의 현재 상태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얽혀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덕분에 아레나에 묶이는 것도 싫고, 딱히 만족스러운 보상을 얻을 거라는 기대도 안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아예 아레나를 안하게 되더군요.

이런 관심의 식음을 느끼는 플레이어가 저를 포함한 일부 소수의 문제라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아주아주 만약에 꽤 많은 플레이어들이 맞닥뜨린 상황이라면 마비노기 듀얼의 서비스가 겪게 될 어떤 큰 산 같은 게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듭니다.

아는 기자 님을 통해 공식 인터뷰에서 하스스톤 개발진에게 리텐션을 유도하는 장치가 미흡한 것 같은데 해결 방안으로 생각하는 게 있는 지를 물어 본 적이 있었는데, "카드 게임인데 리텐션이 왜 필요함?" 이라는 답변이 실린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스스톤이나 마비노기 듀얼이나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대결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보니 PvP가 메인이 되게 되지만, 당장 하스스톤만 하더라도 어느정도 등급의 벽에 부딪히고 나서 한참을 쉬다가 모험 모드라는 PvE 컨텐츠가 추가되고 나서 다시 흥미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험 모드를 깨 나가는 진행 덕분에 그나마 지속적으로 하스스톤을 플레이하기도 했었고요.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리텐션과 관련된 장치가 카드 게임임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물론 이건 굉장히 개인의 취향 문제일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쪼록 머지 않은 시일에 게임을 시작했던 첫 주의 흥분을 마비노기 듀얼에서 다시 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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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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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 길에 마침내 스토리 모드를 완료했습니다.
짤막하게 스토리 모드에 대한 감상을 추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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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토리 모드

일단 최고의 장점은 시나리오의 진행과 기능적인 학습을 적절하게 섞어낸 부분인데요, 이는 많은 학습 컨텐츠가 하고 싶어하던 게이미피케이션처럼 느껴집니다. 에듀테인먼트라거나 하는 이름으로 많이 시도되었떤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재미있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배운다"는 부분이 굉장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모드는 시나리오 진행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흥미진진하거든요.

컨텐츠의 성격으로 보면, 마비노기 듀얼의 스토리 모드는 하스스톤의 1인 모험 던전과 경험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드로우 없이 스테이지별 고정 덱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는 훨씬 더 크다고 봐요.
각 판이 요구하는 "ㅇㅇ를 상대할 땐 ㅇㅇ를 사용하세요!" 등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기 쉽고 답을 찾았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게임의 규칙 상 매 판의 변수가 많지 않은 덕분에 승리와 패배의 요인이 명확하게 학습될 수 있고, 난이도를 조절하는 입장에서도 더 짜임새있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체감 난이도가 꽤 타이트 하다보니 한 번의 실수를 뒤집기가 꽤 어려운 느낌이 좀 있습니다.
매 선택이 딱딱 맞아떨어지면 수월하게 클리어하지만 실수하면 스노우볼링이 심하게 발생합니다.

뭐랄까.. 결과적으로는

"매 판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플레이어 본인에게 돌려주는 느낌이 듭니다."

단점이라면 운의 요소가 적어 잘 못하는 플레이어에겐 심리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정도일까요?
이 부분이 단지 스토리 모드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종합적으로 마비노기 듀얼이라는 게임 자체가 많이 어렵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시즌2가 몹시 기대됩니다.
시즌2 빨리 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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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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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약속드렸던대로 후속편을 위해 오늘도 타자를 두드리는 Zerasion 입니다.

1부는 제목만 거창하게 규칙 비교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사실 시스템 나열 정도에 그쳐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글처럼 생각이 되긴 합니다만..
포럼의 좋은 점은 역시 위대한 선조..아니 선배들께서 스레드를 이어주실 수 있다는 점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안도감을 가지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책임)

먼저 본론에 앞서 간단한 분위기에 대한 감상을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음악을 포함한, 전체적인 분위기 >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음악은 무척이나 취향 저격입니다!
ESTi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박진배 님의 매력 터지는 BGM들은, 게임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뮤직 플레이어로 쓸 목적으로 게임을 실행시키고 들고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듭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화면 구성과 조작 등의 미니멀라이즈를 추구한 인터페이스와 함께 어우러져 "게임같지 않은 일반 기능성 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마비노기라는 IP가 가지고 있는 어떤 굴레를 의도적으로 파괴하고 "가볍고 밝고 신나는 것"이 마비노기 듀얼의 정서라는 걸 플레이어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들을 보고 듣다보면, 반대로 "판타지 배경의 게임과 너무 동떨어진 화면과 음악이 이질적이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전적으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담입니다만, 오늘 카드샵에 들어가보니 "듀얼 매거진"이라는 잡지 컨텐츠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발간하지 않는 것 같지만 예전에 마비노기 서비스 시절 "에린워커"라는 웹 매거진이 있던 것도 떠오르고, 위에서 이야기한 "일반 앱 같은 분위기" 덕분에 매거진이 실려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오늘 이야기하려고 했던 본론인 UI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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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비노기 듀얼의 UI 살펴보기

1) 덱 편집
덱 편집 메뉴에서는 내가 가진 카드들의 넓게 펼쳐져 있는 모습과 내 덱에 담거나 빼는 동작이 드래그로 이뤄져 꽤 직관적이라는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편성 정보"를 보여주는 부분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총 12 장 중에 지금 몇 장을 넣었는지, 편성된 자원의 종류는 어떤 것들인지, 자원 별 몇 장씩 편성했는지 등의 정보들이 인터페이스 단에서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플레이어가 편성한 카드들을 좌우로 넘겨보면서 직접 확인해야 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쩌면 오프라인 TCG를 하는 플레이어가 자기 카드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덱을 구성하는 느낌을 의도한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어제 1부에서 "컴퓨터 게이밍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계가 대신해주는 계산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정보들은 편의 제공 차원에서 직접 표시해주는 쪽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드래프트 미션에서 덱을 구성하는 경우에는 자원이 3종을 초과했을 때 어떤 자원을 제거할 건 지 물어보고 있는데요, 이 때 내가 이 자원을 빼면 몇 장의 카드가 비게 되는 지는 알려주지만, 어떤 카드들에 영향을 주는 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드래프트 부분도 덱 편성 정보를 전달해주는 부분이 강화되면 좋겠다는 이야기에 함께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고양이 상인의 교환
컨텐츠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직접 카드를 교환할 친구들이 없어도 NPC가 "꽤 자주" 찾아와서 이런 저런 교환을 요구한다는 게 플레이어가 외롭다는 느낌도 덜 들고 게임에 특징적인 캐릭터가 생기면서 생동감도 느껴지고요.
하지만 여러 장의 카드가 제안 목록에 포함되어 있을 때, 각 카드들을 전환하는 기능이 없고 직접 포개진 뒤쪽 카드들을 터치해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이를테면 왼쪽부터 A, B, C 라는 카드가 있을 때 A는 맨 앞에 있어 카드의 전면이 드러나지만 B나 C는 오른쪽 모서리면 노출되어 있어 누르는 영역 자체가 좁아집니다. 이 때 A를 터치해서 카드 보기를 하는 상태로 좌/우 스와이프로 B나 C의 카드 정보를 볼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하게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카드 정보
마비노기 듀얼은 카드들이 담고 있는 정보의 종류가 생각보다 많아 놀랐습니다. 기본 구성인 이름, 일러스트, 설명과 전투 기능의 주 요소인 요구 자원량, 공격력과 체력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추가 정보들이 있었는데요.
방어도, 등급, 시대구분이라는 정보가 더 들어가 있습니다. 이처럼 제한된 카드의 영역 안에 굉장히 많은 정보들이 압축되어 들어가 있는데 그렇다보니 카드를 처음 딱 봤을 때 어떤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플레이어의 시선이 꽤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는데요,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요구 자원 표시
일단 대부분의 자원들이 카드의 테두리 색상과 아이콘 색상이 유사하게 디자인되어 있는데요, 덕분에 보호색처럼 작용해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자연 자원의 경우는 맨 처음 게임을 시작한 스토리모드 초반에 주로 만나는 카드인데 보호색 효과가 굉장해 처음엔 나뭇잎 표시를 아예 찾아보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굉장히 많은 숫자로 늘어나기 전까지는(아마도 카드에 직접 그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자원 아이콘이 필요 개수만큼 카드에 그려지고 있습니다. 일부 카드를 보니 10 을 넘어가야 숫자로 표시하는 것 같았지만 보유 카드가 적어 경계값은 정확치 않습니다.
다만 똑같이 생긴 아이콘이 반복적으로 붙어있는 배치이다 보니 실제로는 5 개를 넘어가면서부터 몇 개인지 한 눈에 확인하기가 꽤 어렵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가진 자원보다 요구 자원이 많을 때 부족한 부분을 카드 위에 "아이콘 x 숫자 필요"라는 메시지를 표시해 해결하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요구 자원량을 영웅이 보유한 자원처럼 숫자로 표시한다면 이 부분은 중복된 표현으로 생략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표현 단계에서 자원이 부족한 경우는 이미 카드를 회색으로 비활성화 하고 있기 때문에 왜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지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되며, 다른 많은 게임의 문법을 따라 카드의 자원 숫자를 붉은 색으로 표현하면 정리가 잘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원은 충분하지만 다른 조건들로 사용하지 못하는 카드들의 구분은,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카드들에 MTG-PW나 하스스톤처럼 테두리 FX를 적용해 보다 직관적으로 "당신은 지금 이 카드를 낼 수 있어요!"라고 알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자원은 충분하지만 사용할 수 없는 카드들은 그 이유를 카드 전면에 텍스트로 표시해주고 있지만, 글자의 굵기도 가늘고 컬러도 밝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편입니다. 카드를 내려고 할 때 중앙에 큰 메시지로 이유를 알려주거나 지금의 방식에서 폰트 가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공격력 표시
요구 자원과 마찬가지로, 처음 카드를 봤을 때(사실은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눈에 잘 안띄는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김새만 보고 부가적인 어떤 수치인 줄 알았는데 공격력이라서 굉장히 놀랐었는데요.
카드를 봤을 때 색상과 크기와 모양과 위치 때문에 체력이 가장 눈에 잘 띄고, 그 다음은 공격력이 아니라 방어력이 잘 보입니다. 공격력이 지금보다 더 잘 보이게 디자인이 변경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등급 표시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 RPG 게임들의 표현과 유사한 "별" 표시로 카드들의 등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선강탈... 아니 주목도 면에서 체력과 버금갈 정도로 시선을 잡아끕니다. 굉장히 크고 화려해서요.
물론 이 카드는 욜라 짱짱 좋은 카드입니다!라고 자랑하는 효과가 꼭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게 꼭 공간을 막대하게 할애해도 될 만큼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별의 숫자가 얼마나 늘어날 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5 개를 하나로 합쳐서 다른 모양으로 표시하거나 하는 방안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요구 자원 표시에서 제안한 것과 마찬가지로 개수만큼 숫자로 표시하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시대 표시
카드 이미지를 찾아보니 공식 명칭은 세트 이름이라고 나와있는데요, 세트를 모았을 때 어떤 특별한 효과 같은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단계에서는 시대 표시가 카드에 꼭 들어가야할 이유를 개인적으로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4) 전장의 정보
여느 TCG들과 비슷한 점도 많지만, 규칙 자체가 꽤 독특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마비노기 듀얼에서는 전장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정보 파악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지금도 충분히 화려하고 타격감 좋고 아름답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명확한 정보의 전달이 좀 더 강조되었으면 하는 부분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턴 변경 표현
상대와 나의 턴이 전환되는 표현이 지금은 굉장히 스무스해서 잘 인지되지 않습니다. 성우 분의 안내 멘트와 행동력 표시를 멤도는 불꽃의 이동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턴과 턴 사이의 인터벌을 지금보다 좀 더 길게 가지거나 더 강조된 "누구 턴 입니다!" 같은 표현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발동까지 남은 시간
일부 카드들은 즉시 효과가 발동되지 않고 몇 턴 뒤에 효과가 발동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를 각각의 효과에 따라 "발사까지 2 턴" "접근까지 3턴" "다음 턴에 사용" 과 같이 문장으로 표시하고 있는데요. 위에서 카드를 낼 수 없는 이유를 표시하는 부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글자들이 잘 안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은 시간이라는 정보는 시계 아이콘이라는 익숙한 상징물이 있는데 굳이 각 상황별로 텍스트로 정보를 전달할 이유가 강하게 있는 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습니다.

- 주문의 영향 범위
적/아군이라고 대상이 직접 명시되지 않은 대부분의 주문들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진영의 라인 전체를 범위로 가지는 주문들이 많이 있는데요, 카드의 사용 조작에서 버튼/슬롯을 각각 터치하는 조작이라면 이슈가 덜하겠지만 카드를 직접 위치로 끌어 옮기는 경우에는 효과 범위를 더 잘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드를 잡고 전장으로 끌고 갔을 때, 아직 손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아군 진영 위라면 아군 진영 5 개 슬롯 전체에, 적군 진영 위라면 적군 진영 5 개 슬롯 전체에 "이 부분에 효과를 줄거야!"라는 정보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절대로 제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실수로 아군 진영에 파이어월을 사용해서 판을 날려먹은 경험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완전히 아닌 것도 아니고... 아무튼 중요합니다..! 흠흠!

여담입니다만, 하스스톤의 경우도 비슷한 조작 미스가 자주 발생합니다. 주문을 사용하려다가 취소하기 위해 다시 핸드로 끌어올 때, 손을 놓는 위치가 하필이면 내 영웅 위치라 주문도 날리고 영웅 생명력도 날리는 일이 꽤 자주 발생합니다.
그러고보니 이와 비슷하게, 핸드 왼쪽에서 전장으로 카드를 끌어 놓으려는 경우, (굉장히 희미해서 있는 줄 몰랐던) 뒤로 가기 버튼 위를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뒤로 가기 버튼이 눌려 흐름이 뚝뚝 끊기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카드를 드래그하는 중에는 뒤로 가기 버튼이 눌리지 않거나, 뒤로 가기 버튼의 위치를 바꾸는 등의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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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니 불만이 한보따리 그득한 것 같지만, 이게 다 애정이 있어서 ㄲ.. 가 아니라, 더 나은 게임 환경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제안 같은 정리라고 봐주시면 무척 감사할 것 같습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아직까지 결코 쉬운 게임은 아니라서, 게임의 규칙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를 플레이어에게 잘 전달해주는 게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 이 같은 인터페이스들의 정돈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미 충분히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지만, (여유가 되신다면) 이런 소소한 부분들까지 개선되어 보다 쾌적한 듀얼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대통령처럼 호흡이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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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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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어제 공개된 데브캣 스튜디오의 신작, "마비노기 듀얼"을 너무 재미있게 즐긴 나머지 관련된 글을 써보고자 하는 마음에 출시 만 하루도 안 된 시점에 성급하게 타자를 두들겨 봅니다.

우선 접근하려는 방식은 제가 이해한 범위 내의 규칙에 대해서 매직 더 개더링(이하 MTG), 하스스톤, 그리고 마비노기 듀얼을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이 세 게임 모두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MTG의 경우 특히 경험이 부족해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발견하시면 이 스레드를 통해 정정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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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사 게임과 규칙 비교하기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세 개임의 규칙들을 비교해 본 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그래서 마비노기 듀얼은 어떤 효과를 얻었나"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승리 조건
유사 장르에서 게임의 근간이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세 개임 모두 똑같은 조건을 승리 규칙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TCG에서 파생된 CCG의 경우에도 대부분 플레이어 또는 영웅으로 불리는 카드 외 함락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특기할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2) 트레이드
아마도 TCG라는 장르의 기본에 충실한, T(Trading)를 지킨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상 크게 "카드 게임"의 범주에 들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하스스톤은 트레이딩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CCG(Collecting Card Game)으로 분류됩니다.
근거리 통신을 이용한 소울링크로 카드 교환을 하는 시스템 등을 보면, 사람과 사람이 맞닿아 게임을 나누는 부분에 대한 재미에 대해 가치를 크게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소모 자원
MTG의 덱에 구성할 수 있는 소모 자원의 종류 제한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습니다. (눈물) 하스스톤에서는 이를 마나스톤이라는 단 한 가지의 자원으로 압축해 굉장히 파격적인 접근성을 제공했는데요, 마비노기 듀얼은 최대 세 종류의 자원을 같은 덱에 구성할 수 있게 제공함으로써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깊이를 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부분은 자원에 대한 이해와 운용에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 다수의 초반 플레이어들에겐 복잡한 요소로 여겨질 수 있고 게임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무덤
하스스톤은 명시적인 무덤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사용한 카드는 기본적으로 소멸하는 것으로 취급합니다. 간혹 일부 카드의 "부활 효과를 가진 주문"을 통해서만 죽은 하수인을 되살릴 수 있고요.
MTG는 기본적으로 물질계(..)의 카드를 쌓아놓고 하는 게임이며 명시적인 무덤이라는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록 마음대로는 아니지만 무덤에서 카드들을 다시 가져오는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여기서 마비노기 듀얼은 이를 계승한 것 뿐만 아니라 기본 시스템 안에 녹여내는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1의 행동력과 영웅의 체력 일부를 소모하는 대신 무덤의 모든 카드를 다시 손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는 아래에서 이야기할 마비노기 듀얼만의 드로우(카드 뽑기) 없는 시스템과 최대 12 장으로 구성되는 덱의 제한 때문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이 끝나기 전에 손에 든 모든 카드를 사용하는 상황이 매우 많을 테니까요.

5) 방어력
하스스톤은 매우 여러모로 간단한 규칙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방어력의 경우도 오직 영웅에게만 존재하는 개념이고 방어력을 무시하고 직접 체력을 깎는 특정 공격 방식이 아니고서야 방어력 수치 1은 체력 1과 똑같이 취급하기 때문이죠. 방어력이란 오직 체력보다 먼저 감소되는 개념이라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비노기 듀얼의 방어력은 생각보다 복잡한 규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직접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도무지 어떤 규칙으로 감소하는 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가,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던 중 다른 플레이어의 공략을 보고서야 처음으로 이해했습니다.
[헝그리앱] 마비노기 듀얼 방어력과 체력의 관계에 대해서
방어력이 있어서 방어자에게 유리하다는 건 확실히 알겠지만, 그래서 몇의 공격을 맞았을 때 각각 얼마 얼마씩 깎이는 지, 그래서 더 압축해서 이걸 맞았을 때 이 소환수가 사는 지 죽는 지 판단하기가 초보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6) 효과의 분류
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만, 일단 MTG에는 명시적으로 분류되는 효과 구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패시브 인스턴스 등의 스펠 제외) 하스스톤은 세 가지로 압축되어 명시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 전투의 함성/죽음의 메아리/미분류 가 바로 그것입니다.
전투의 함성은 하수인이 전장에 등장할 때 1회 적용되는 효과. 죽음의 메아리는 하수인이 죽을 때 1회 적용되는 효과. 미분류는 카드에 적힌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룹을 다시 다른 효과에 응용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죽음의 메아리를 가진 하수인이 등장할 때마다 공격력 1 증가 등)
하지만 MTG와 마비노기 듀얼은 딱히 시스템적으로 이를 구분지어 그룹화 하지는 않고 있는데요, 여기서 설명을 카드 가득히 상세하게 표현한 MTG의 경우에 비해 공간 제약이 심해 문장을 압축한 마비노기 듀얼의 효과 설명이 굉장히 애매하거나 부족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직접 사용해보기 전에는 문장만 봤을 때 이 효과가 한시적인건지 지속적인건지 또는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주는 지가 모호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하스스톤의 효과 분류 방식은 반대로 이야기해서, 게임이 가질 수 있는 효과의 종류를 제한하는 역기능이 되기도 합니다. (웃음)

주문이 발동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장의 함성과 죽음의 메아리만 "분류"로 언급했지만, 사실 그 외에도 굵은 글씨로 써진 많은 종류의 효과들이 사전에 약속되고 정의된 형태로 표현을 "압축"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은신"이나 "천상의 보호막"같은 효과 또는 "도발"과 같은 효과들은 해당 효과 자체를 카드에 설명하지 않고 굵은 글씨로만 표시하면서, 카드 정보를 볼 때 "은신", "천상의 보호막", "도발" 등의 효과가 어떤 것인지 카드 옆에 추가로 툴팁처럼 설명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카드의 주문 설명 칸의 공간을 훨씬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스스톤이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는 확실히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7) 턴과 페이즈
매직은 한 턴이 전투 선언, 공격자 선언, 방어자 선언, 전투 피해, 전투 종료 등 여러 개의 페이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를 가로로 놓는 탭 방식을 사용해서, 사용하지 않은(언탭) 카드는 비용만 충분하다면 한 턴 내에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스스톤은 페이즈를 삭제하고 턴 내에서 비용 제한 내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점을 열어두었습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한 턴에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비노기 듀얼도 턴은 유지하고 페이즈를 삭제한 부분까지를 보면 하스스톤처럼 간소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행동력"이라는 강한 제약을 추가했습니다. 내 손에 카드도 충분하고 자원도 충분하더라도, 한 턴에 할 수 있는 행동의 횟수는 아래에서 다룰 레벨에 따라 강하게 제약됩니다.

8) 소환수 중간 계산
MTG는 한 턴 안에 사망시키지 못한 소환수는 다음 턴에 모든 체력이 회복됩니다. 이는 전장 상황을 따로 적지 않는 이상 게임을 계속하는 동안 기억만으로는 제대로 게임을 진행시키기 어려운 오프라인 게임이라는 물리적인 제약 때문일텐데요, 하스스톤과 마찬가지로 마비노기 듀얼도 소환수들의 중간 결과를 턴이 끝나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게임이니 만큼, 기계가 인간의 계산을 대신해서 화면에 표시해줄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부분은 현대 게이머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튼튼한 원류가 되는 게임을 각색하는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기존의 탄탄한 규칙을 흔드는 일이라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감행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9) 되살리기
되살리기는 사실 위의 4) 무덤에서 무덤의 존재 여부만 언급하고 행동력을 소비해 모두 가져오는 시스템을 다루기 위해 분리했지만 위에서 언급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10) 드로우(카드 뽑기)
일반 포커나 화투처럼 뒤집힌 카드를 뽑아 어떤 카드가 나오는 지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는 운의 요소를 MTG나 하스스톤은 그대로 따릅니다. 하지만 마비노기 듀얼은 이 같은 운의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플레이어의 실력으로 대부분의 상황을 조절할 수 있도록 드로우라는 요소를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의 상황에 보다 전략적인 대응과 운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장점이 되지만, 반대로 선택 하나 하나의 무게가 커지기 때문에 게임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 게임에 운이 개입하는 것은 잘하는 사람도 실력과 무관하게 승리에서 멀어질 수 있고, 반대로 잘 못하는 사람도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승패의 결과에 대한 플레이어의 책임이 다소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지만, 마비노기 듀얼은 이를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으로 두는 것 같습니다.

11) 자원 추가
자원을 추가하는 방법은 세 게임이 모두 다릅니다. MTG는 플레이어가 미리 덱에 포함시켜둔 대지 카드를 매 턴 마다 1장씩 사용해 자원을 축적해나가는 방식이고, 하스스톤은 아예 시스템이 정한 "턴 마다 최대 마나스톤 1 추가"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매 턴마다 자신이 보유한 모든 종류의 자원이 1씩 추가되는 것이 기본적인 자원 추가 방법이지만, 여기에 추가 자원 획득이라는 변수를 넣어 두었습니다. 턴 내에 행동할 수 있는 횟수인 행동력을 1 소비해서, 내가 사용하는 자원들 중 랜덤한 한 종류를 1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사실 운의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드로우를 제거한 방식과 꽤나 상반되는 개념처럼 보이는데, 행동력 1의 가치가 굉장한 게임에서 그런 행동력을 소비하고 습득하는 자원이 랜덤하다는 부분은 꽤나 운의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를 활용해 단일 자원 덱 같은 것을 구성하는 것도 메타게임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지만, 꽤나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12) 기본 공격 대상
MTG의 소환수들은 특별히 방어자가 지정되지 않는 한 영웅을 대상으로 합니다. 하스스톤은 기본 공격 대상이라는 개념이 없이 아예 모든 대상을 수동으로 설정하며, 다만 상대편이 전장에 소환한 "도발" 효과를 가진 하수인이 있다면 반드시 이 대상을 먼저 처치해야만 하는 규칙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이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방식으로 공격 대상을 결정합니다. 게임에는 플레이어마다 정해진 다섯 개의 슬롯(자리)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각 슬롯에 소환된 소환수는, 바로 앞 슬롯의 대상을 공격하게 됩니다. 앞 슬롯에 소환수가 있다면 그 소환수를, 빈 칸이라면 영웅을 공격하게 됩니다.
간혹 카드의 조건에 "ㅇㅇㅇ한 대상을 공격"이라고 적혀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굉장히 명료한 규칙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 편,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는 다른 카드 게임들과 달리 "판"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보드 게임의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막지 않으면 영웅을 때리겠다"는 것은 MTG의 향기가 많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13) 공격 방식
MTG와 하스스톤은 모두 동시 판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격력이 2 이고 체력이 1 인 두 대상이 공격을 주고 받으면 둘 다 사망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공격자가 일방적으로 때리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공격력이 강한 대상을 앞에 두고 상대방의 공격을 저지하는 장기나 체스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적의 공격력이 얼마가 됐든, 내 공격력이 적의 체력보다 크기만 하면 내 소환수의 사망 없이 적을 처치할 수 있다는 점은 게임의 성격을 다른 두 게임과 크게 가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4) 레벨
게임 도중 레벨업한다는 점이 굉장히 DOTA like로 불리는 MOBA라는 장르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밖에서 플레이를 반복하면 직업별로 경험치를 누적하는 하스스톤의 레벨 개념이 아니라, 실제 대전 도중에 영웅이 레벨업을 하는 개념은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레벨업의 효과가 굉장한데, 앞서 계속 중요한 요소라고 언급한 턴 당 사용할 수 있는 행동력이 1씩 증가하고(레벨 = 행동력), 각각의 카드들이 영웅 레벨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 부분이 조금 애매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위의 8) 소환수 중간 계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컴퓨터 게이밍이니 만큼 레벨업으로 변화된 카드들의 효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레벨업 하기 전에는 레벨업을 했을 때 어떤 변화들이 있을 지 플레이어가 사전에 파악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레벨업을 할 지 말 지를 선택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가 굉장히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영웅의 레벨에 따른 카드의 성능 변화는 각 카드들을 확대한 상태에서 "도움말"을 보면 표시가 되긴 하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번거롭고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데다 그만큼 직관성도 떨어집니다.
물론 레벨업은 할 수 있는 한 빨리 하는 게 대체로 유리하긴 하지만, 그렇다면 경험치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방법 같은 게 있는 건지, 아니면 왜 자동으로 레벨업 시켜주지 않는 건지 등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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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후에 UI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용을 추가하려고 했지만, 이미 글의 양도 지나치게 길어졌고 점심 시간이 다해버려서 2부로 쪼개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의 소감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Hard to Master"인 것은 확실히 알겠습니다만, "Easy to Learn"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SNS에서도 썼다시피, 가장 중요한 건 "재미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비노기 듀얼 정말 재밌네요...! 헉헉헉!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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