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패턴'에 해당하는 글 1건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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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제가 이 포럼의 블리자드 빠돌이를 맡게 된 기분이 들지만..

넘어가기로 하고 본론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전의 많은 게임들에서도 사용되어 왔던 방법이지만, MMORPG라는 "생활 터전"을 제공하는 게임으로 옮겨오면서 일종의 현실 세계의 생활 패턴과 유사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장치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많이 나지는 않지만, 대표적으로 "낙하 데미지"를 이용한 "고지대의 위험 요소에 대한 인지"를 먼저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차원적으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데미지를 입는 방식은 어때?"라는 발상에서 착안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상식적인 기획 수준에서 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그런 시스템이 있나보네" 정도로요.

그런데 레벨 디자인에서 생각보다 고저차를 이용한 지형들이 다수 존재하고, 낙하 데미지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생명력 수치와는 관계없이 비율 타입으로 적용되고, 가끔 낙하 데미지를 유도하는 몬스터 AI까지 존재하다보니, "저속 낙하"와 같은 스킬이 상대적으로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높고 좁은 난간이 없는 이동 경로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어, 플레이어가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게"만들었다는 점이 좋은 UX 요소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 "휴식 경험치"를 활용한 "여관의 활용"이라는 부분을 꼽아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려다가 하나만 쓰기 뭐해서 곁가지를 붙인 글이 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게임을 좀 쉬엄쉬엄 하게 유도할 수 없을까?" 라는 부분이, 게임 개발사 내적인 고민이었을지 아니면 외부의 요인 때문이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여튼 국내 여타 게임에서는 "피로도 시스템"을 차용해서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제한"하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와우는 이 부분에서 "쉬었던 만큼 보너스를 줄게"라는 부분으로 접근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상으로는 보너스지만, 그 보너스가 당연하게 느껴질만큼 풍족했기에, 보너스가 없는 것이 "상대적인 패널티"로만 느껴지게 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했구요.

시스템 상으로는 그것에 그쳤다면, "장기간 휴면 고객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에 그쳤을지도 모르지만, 그 장소를 "여관에서 접속 종료한 시간 동안에만"으로 한정하자 이야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경험치 보너스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여관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여관에서는 게임종료와 접속종료가 즉시, 안전하게 이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전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접속 종료 지점"이라는 걸 신경쓰게 됐다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세계의 상식적으로, 필드에서 로그아웃을 하면 캐릭터는 개념상 "노숙을 하게 되는" 상태가 되는데 그 부분을 "여관에 묵는" 것으로 옮겨주었다는 거죠.

그렇게 가급적 여관을 찾아 종료하는 것이 마치, 콘솔 게임의 "세이브 포인트를 찾아 저장하고 게임 종료"하는 것과 비슷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습관화 시켜서, 만레벨이 되어 더이상 굳이 여관에서 종료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상태가 되도, 은연중에 여관을 찾게 만드는 심리적인 회귀장소의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 같고요.


UX적 관점에서, 플레이어에게 해당 게임을 특징적으로 기억되게 할 수 있는 어떠한 습관적인 장치들을 인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훌륭한 게임 디자인의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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