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375&p=1653#p1653

 


-----------------------------------------------------------------------------------------------------------------------------------------


개인적으로 최근 주목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는 RUST를 볼 때 떠올렸던 몇 가지 생각들이 있었는데, 이 대화의 끝에서 관련된 내용이 머릿 속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 된 것 같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떠올린 생각의 가장 큰 주제는 바로, "RPG가 오히려 RP를 해친다"는 것입니다.

1 세대 온라인 게임들이 보여줬던 가상 세계형 구조, 그 중에서도 얼마 전 포럼에도 올라왔던 시뮬레이션의 꿈과 같은 내용들의 공통점은 바로 "큰 규칙의 틀을 제공하되 제약을 강하게 두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본문의 대화 도중에 RP의 R(Role)이 의미하는 것이 "캐릭터"냐 아니면 그 캐릭터가 지금 위치한 "포지션"이냐 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그 포지션과 같은 세부 규칙들이 점차 세분화되면서 오히려 플레이어의 자유를 제한하고, 그로 인해 역할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아닌 등떠밀려서 숙제하듯 강제받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에 Voosco 님과 함께 neoocean 님께 들었던 마인크래프트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화라거나, 요즘 modpat88 님께서 들려주시는 러스트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세계의 기본 규칙만 존재하고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강제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더 활발하게 RP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례들을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neoocean 님의 사례)

예전에 마인크래프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모드가 아닌 서바이벌 모드로 커다란 환경을 재현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규모가 컸기 때문에 다수의 인력이 동원되야했는데, 업무 분담을 위해 자연스럽게 세 부류로 구분이 됐다.

1. 건설자 군: 의도된 건물이나 지형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사람들

2. 노동자 군: 건설자들이 건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 채집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

3. 도로관리자 군: 노동자들이 채집한 자원이 건설 현장까지 운반될 수 있도록 선로를 만들어서 카트에 담아 이동하게 되는데, 그 도로가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사람들

이 중 나는 노동자 군에 해당됐었는데, 가끔 카트에 직접타고 현장을 빙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modpat88 님의 사례 #1)

 

러스트를 하다보면 유저들을 크게 두 분류, 좀 더 나누면 네 분류로 나눌 수 있음.

1. 농부/목공 - 하나하나 재료수집하고 집지어서 자신의 재산과 영토를 지키려는 부류

2. 커뮤니케이터 - 무조건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하며 처음 시작한다고 하면 자신들의 아지트로 오라고해서 세력을 불려나가는 사람, 진짜 무서운 인간들

3. 밴딧 - 한탕을 노리는 인간들, 자고 있는 플레이어나 어둠속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사람들을 사냥하고 그들이 모아둔 모든걸 가로챔

대망의 4번, 사이코패스 - 조커같은 스타일, 계속 서버를 옮겨 다니면서 뒷통수에 뒷통수를 계속 치고 그룹이고 뭐고 필요없이 모두 혼자 독차지하려고 함

4번이 진짜 무서운게... 이 부류들은 1~3번인척 연기를 계속 하다가 사람들이 안심하는 그 순간 뒷통수를 침, 그렇다고 그걸 지가 쌓아서 재산화 하는게 아니라 그냥 파괴함. 그냥 남들이 괴로워하는걸 즐기는 부류

 

 

modpat88 님의 사례 #2)

 

어제 레알 진기한 현상을 봄.

생판모르는 사람들 끼리 총이랑 바지 하나 입혀서 들판에 세워놨는데 자기들끼리 그룹을 이루고 자기들 재산 지키려고 거대한 창고 만들고...

자기들끼리 컨트롤이랑 과시를 위해 콜로세움을 건설하고 토너먼트하고 거기서 이긴사람한태 제일 부유하고 강한 놈이 상품 주고 수상소감 발표하고...

이 모든 게 15명 있는 서버에서 10명이 벌인 일.

그럼 5명이 뭐했느냐.
그 사람들 토너먼트한다고 할 때 몰래 걔들 집 털러가서 다 털어옴. 오늘 출근하기 전에 들어가보니 싹 다 털렸다고 범인들 찾고있는데...

내 예상엔 20명 최대인원인 서버에서 진영나눠서 전쟁일어날거 같음

꼭 기획자라서가 아니라 이런 현상에 관심이 많아서 기대하는 중임. 참고로 몇몇 서버는 물물거래를 초월한 주식/투자/부동산땅투기/조폭짓 까지함  ... 북미서버는 투표도한다고 하고.. 또 투표한다고 사람들 irc 채팅하고 있는데 어떤 놈들이 제일 견고한 요새를 그 사이에 점령(무장봉기)ㅋㅋㅋ

울티마하던 사람들은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위 사례들에서 보시다시피, 시스템이 어떤 롤을 강제하지 않고 룰만 쥐어주는 샌드박스 쪽이, 오히려 세세한 규칙들과 미리 준비된 역할이 마련된 RPG보다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이 RP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듯, 그야말로 "코스프레"와 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개념의 RP가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행하는 그 자체가 바로 RP가 되는 쪽이 더 강력한 RP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스의 구분이 없이 모두가 평등하던 울티마 온라인이 그랬고, 또한 한국의 울온이라고 불리는 마비노기에서도 검증된 것처럼, 충분한 바탕을 구성하고 오히려 제약을 없애게 되면 오히려 플레이어들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RP가 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따라서 너무 세세하게 규정된 RPG의 Role이, 오히려 플레이어의 RP를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게 이 글의 요지였습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358&p=1594#p1594

 

-----------------------------------------------------------------------------------------------------------------------------------------

 

The Stanley Parable 리뷰를 끝내고 짧게나마 Gone Home을 리뷰해볼까 했는데 이미 tophet 님께서 테잎을 끊어주신 덕에 저는 숟가락만 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저는 트위터에서 곤홈에 대한 감상을 다음과 같이 적었었습니다.

곤 홈(Gone Home) 클리어.


민감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과 집이라는 익숙한 배경을 소재로 어둠과 고립과 고독을 통해 플레이어를 집중시키는 점, 음악과 나레이션의 청감각이 메인라는 점이 멋지지만, "게임"으로 보면 "투더문"의 연장선.

일단 곤홈은 간략하게 "3D 투더문"같은 느낌이라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크게 주목할만한 매커니즘은 없어보이지만, "전달 도구로서 게임을 선택한 점"이라는 것과 "이야기의 주제"가 이슈를 불러일으킬만한 점은 확실히 인정한다. 상당히 인상적이고 감동적임.

일단 스탠리와 곤홈은 "동일 장르를 표방하지만 양 극단에 선 작품"의 느낌이다.

 

이미 본문에서 tophet 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곤홈은 매커니즘 측면에서는 전무하다시피할만큼 게임 디자인 요소가 없습니다.

다만 굳이 게임을 선택한 점과, 그렇다면 게임이라는 전달 도구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얼마나 활용했느냐라는 점에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달력을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제 트윗 인용에서 보시다시피, 곤홈이 다루는 주제는 상당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 주제에 대해 꽤 이슈가 됐었고, 여전히 논란을 낳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민감하고 반감을 충분히 살만한 주제를 게임이라는 도구로 어떻게 풀어냈느냐라는 부분에서, "굳이 게임을 전달 도구로 사용했으면, 보다 게임스럽게 풀어냈어야지"라는 기존의 많은 기조와는 달리, 오히려 거꾸로 가듯이 "더더욱 영화적인 서사 전달 방식"을 차용하고 있는 게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영화적 연출을 사용한 숱한 게임들의 스토리텔링에게, "이럴 거면 차라리 영화를 보지!"라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이 영화와 차별되는 근본적인 키포인트인 "직접 한다"는 부분만을 전적으로 사용한 것이 제게는 묘하게 정제됐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제작자는 서사의 주인공(화자)인 여동생 사만다(샘)를 게임의 주인공 캐릭터로 삼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면 게임이 가지는 "직접 한다"와 "화자에게 독자가 몰입"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가 됐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반감을 충분히 살 수도 있을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곤홈의 사정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사만다를 주인공으로 했다면, 세간에서 비욘드 투 소울이 이해도 안되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만들어놔서 몰입이 안된다는 평을 들었던 것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곤홈은 그래서, 서사의 주인공은 여동생인 사만다이지만, 플레이어는 가족 내에서 상당히 객관적인 입장인 언니 케이틀린(케이티)을 주인공으로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동조도 부인도 하지 않는, 아군도 적군도 아닌 제 3자의 케이틀린이야말로, 이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그래서 이제부터 알아가야하는 플레이어가 몰입하기 적절한 캐릭터였을 겁니다.

제가 곤홈을 3D 투더문으로 평가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첫번째는 정해진 스토리를 그저 감상만하는 선형 스토리텔링 드라마라는 점이었고, 또 하나는 바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추적하는 입장"이라는 점입니다.

본문의 제목에도 쓰여있다시피, 곤홈은 장기간의 여행에서 돌아온 집안의 장녀가 텅 빈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내용을, 동생의 일기를 읽어주는 "독백 재생"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게임의 진도가 진행될수록 적당한 시기에 알아서 어디선가 재생되는 동생의 일기 낭송은, 처음에는 상당히 당혹스럽습니다. 플레이어가 집을 조사하면서 찾아낸 메모나 서류의 내용도 아니고, 플레이어로서는 사실 현 시점에서 전혀 알 수 없는 일기의 내용을 읽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곤홈의 큰 영화적 연출의 차용점임과 동시에, 엔딩을 보기 전까지는 상당히 나쁜 게임 연출 디자인으로 여겨지게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단점으로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플레이어의 추적 행동과는 전혀 무관하게 겉도는 평행선의 느낌으로 일기 낭송이 진행되는 기분이 든다는 점입니다.

다만 플레이어가 찾아낸 어떤 흔적과 관련된 일기의 내용이 재생된다는 점이, 그나마 실낱같은 연관성을 겨우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애초에 이 일기는 어디서 읽히고 있는거야?"라는 근원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의문증은 게임의 라스트 씬에 가서야 겨우 밝혀집니다. 그러고나면 비로소 "아 이게 이런 식의 연출이었군"하는 추정은 됩니다만, 사실 그 때까지 진행하는 내내 찜찜했던 기분이 완전 해소되는 것은 아니었죠.

살짝 스포일링을 하자면, 플레이어는 게임의 마지막 단계에서 동생의 은밀한 공간에 도착하게 되고, 그 곳에 펼쳐져있는 동생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은 그 일기를 동생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언니가 읽고 있었던 거고, 게임의 시작과 끝은 사실상 전체가 회상씬에 가깝게 정리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앞서 설명드렸던 "더더욱 영화적 연출의 차용"이라는 부분은, 바로 이 회상 씬 전체에 덧씌워진 화자의 나레이션이라는 연출을 이야기드리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둠과 고립과 고독은 망상의 여유와 시계를 제한시키고, 차분하게 시각 정보 이외의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이 게임이 메인으로 내세우는 감각 요소인 "청각"이 최대의 효과를 발현하게 됩니다.

곤홈은 온전히 소리에 집중하게 만들어진 어두운 무대에서 누군가가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것과 흡사한 분위기를 가집니다.

게임은 철저하게 제어된 동선을 따라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일기의 내용을 밝혀가게 됩니다. 일기를 읽어준다는 이야기의 메인 스트림과 함께, 곳곳에서 발견되는 동생의 일화와 관련된 카세트 테잎과 테잎이 있는 곳에는 항상 존재하는 카세트 플레이어.

일기를 읽어내려가는 동생의 목소리와 그 일기가 기록될 즈음에 연관된 카세트의 음악이, 동생이 그 당시에 느꼈을 심리 상태를 간접적으로 공감하게 하면서 조금씩 이야기에 몰입도를 더해갑니다.

그리고 곤홈의 이야기는 반전이 없습니다.
이야기의 중반에 가면 거의 확실시 되고, 심지어 초반부터 쉽게 짐작할 수 있기도 합니다.
커다란 서사구조를 가지는 일반적인 스토리 중심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보다, 곤홈의 이야기는 동생의 심리상태가 시간에따라 변화해가는 내용을, 그리고 그에 따라 플레이어가 조금씩 동생을 이해하고 마침내 공감할 수 있게 이끌어가는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곤홈의 스토리텔링이 투더문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의미로 대단한 점을 가진다고 생각하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른 화자의 심리 상태 변화 흐름"을 정말 섬세하게 깔아놓았던 데다, 이를 플레이어가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적절히 이끌어주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주제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이라 결말을 수용하고 동감하는데에 성공적이었던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회적으로 배척당하고 있는 이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공감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를 게임이라는 도구를 통해 이 정도로 전달했다는 점만큼은 분명 멋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지고 놀 수 있는 게임성이라는 부분의 부재와, 시나리오 상의 한계로 인한 일회성 플레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짧은 볼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세일 기간이 아니면 다소 부담되는 가격 책정이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Gone Home Steam Page:  http://store.steampowered.com/app/232430/?snr=1_7_15__13

Gone Home 공식 팬 번역: http://st135.tistory.com/148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340&p=1526#p1526


-----------------------------------------------------------------------------------------------------------------------------------------

 

들어가기에 앞서..

분량면으로나 내용면으로나 거창한 디자인 매커니즘을 다루는 포스팅은 아니고 상징적인 일반행동구조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했으니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즘 Vita와 mini Pad에게 포터블 게임 플레이어 자리를 밀린 제 스마트폰이 딱히 구동할 타이틀이 없어지자 가끔 심심풀이 터치터치나 할 겸 확산성 밀리언 아서를 다시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아주 막 열심히 덱 편집하고 요정도 잡고 이벤트 아이템도 모으고 하는 방식으로는 플레이하지 않지만, 그냥 스테미너가 남아있는 한 양껏 탐색을 한 뒤 맘에 드는 요정이 있으면 배틀 코스트가 허락하는 한 몇 번 싸우고 다시 종료해두는, 그리고 다시 생각날 때 꺼내서 플레이를 반복하는 정도라 아주아주 상당히 라이트하게 플레이하는 중인데요.

이렇게 간간히 가볍게 플레이를 하다보니 덕분에 좀 다른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흔히 알려진 "원하는 카드의 수집을 위한 성장"이라는 거시적인 게임 디자인의 순환 구조 이면에 존재하는, 플레이어의 행동 양식에 대한 순환 고리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 순환 고리를 "카드 정리 사이클" 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일단 플레이를 지속하다보면 이벤트 보상이든, 비경 완료 보상이든, 출석체크 보상이든 다양한 경로로 "인연포인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걸로 잡카드를 왕창 뽑을 수 있겠죠.
그리고 앞서 설명한대로 스테미너가 쌓였으니 소진하기 위해 어느 비경이든 골라잡고 탐색을 합니다. 탐색을 하면 당연하게도 비경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스테이지 별 2 종 씩의 카드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랜덤하게 출현한 요정까지 쓰러뜨린다면, 더 많은 종류의 카드를 입수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불필요한 잡카드가 잔뜩 뿌려지게 되면 총 카드 보유 한도라는 시스템 상의 제한도 있지만, 메인 카드의 성장을 위해 이 잡카드들을 정리할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이 때, 카드를 정리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는 다른 카드의 강화 재료로 소비시켜버리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매각해 골드로 환원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루트라면,

1) 카드 성능을 끌어올려 덱을 파워업하기 위해서

또는

2) 기본 최고레벨에 도달하면 변화되는 더 예쁜 일러스트를 보기 위해서

라도 판매 보다는 강화를 먼저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강화는 재료 카드와 함께 게임머니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카드도 정리하고 덱 파워업도 할 겸 강화를 선택하게 되면, 골드 소모가 발생하게 됩니다. 종전의 인연포인트와 마찬가지로 모처에서 입수한 자금으로 어찌저찌 강화를 진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골드가 부족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하는 수 없이 재료로 없애려던 카드를 팔아서 골드를 충당하기에 이르르죠.

우선 단순히 여기까지의 흐름을 순서대로 파악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탐색
2. 탐색 보상 습득
3. 덱 강화
4. 비용 확보를 위한 매각
5. 다시 탐색

여기서 저는 이 사이클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보는 데요.
하나는 일반적인 "플레이의 성장"이라는 동기에 초점을 둔 "성장 사이클"과, 또 다른 하나의 관점인 "카드의 정리"라는 행동에 초점을 둔 "정리 사이클"의 의미를 동시에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성장 사이클은 위 순서 중 "3. 덱 강화"를 위해 얻게 되는 파워업이 주요한 동기 요소입니다. 따라서 덱 강화를 위해 계속해서 탐색을 하는 사이클이 완성되는 것이 표면적인 탐색과 강화 컨텐츠의 순환 구조 그림입니다.

하지만 정리 사이클은 3번과 4번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카드의 소비"가 포인트입니다. 이 경우에는 동기에 의한 성장 사이클의 수행에 따라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습관적 결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성장 사이클이 처음과 끝이 완전하게 맞물린 끝나지 않는 나선같은 그림이라면, 정리 사이클은 게임 진행 도중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대처와 같은 형국입니다.

정리 사이클의 관점에서 위의 플레이 흐름을 다시 바라보면 이와 같이 해석될 수 있습니다.


1. 탐색 ~ 2. 탐색 보상 습득: 내 카드가 어질러짐.
3. 덱 강화 ~ 4. 비용 확보를 위한 매각: 어질러진 내 카드들을 정리.
5. 다시 탐색: 반복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적으로 어질러지는 것들을 정리하고, 다시 진행하면서 어질러진 것들을 또다시 정리하고.. 의 행동 패턴 사이클입니다.

이 포럼에 Voosco 님이 전에 올리셨던 "(반쯤 농담인)디아블로의 선과 악"과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는데요, 다만 그와 다른 점은 디아블로는 "이미 시스템이 만들어놓은 카오스를 플레이어가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는 것"인 반면, 밀리언 아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카오스를 진행을 멈추고 정비하는 동안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PS. 사실 반쯤 써놓고 보니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그만둘까 하다가 어떤식으로든 무언가에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잖아?라는 식으로 어떻게든 계속 써봤지만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orz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219#p1219


-----------------------------------------------------------------------------------------------------------------------------------------

 

제가 처음 이 글을 썼을 때는 하스스톤 토탈 플레이 타임이 1시간 남짓이었습니다.
지금은 일단 골드 1성에 흑마만 22렙을 찍고 나서 다시 판단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퀘스트 시스템이 아니더라고요..? 현재의 시스템은 런 게임의 미션에 가까운 "휘발성 임무" 였습니다. 이 시스템으로는 자이가닉 효과를 이끌어내기 뭔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일단 제가 예시로 언급했던 "일퀘를 30회 완료"같은 조건은 장기적으로 유저가 머릿속에 넣어둘 수 있는 큰 목표로서 동기부여를 자극해주길 바랐던 것이었고요, 현재의 미션 개념과는 거리가 좀 있었네요. ㅎㅎㅎ

게다가 여러 클래스를 두루 플레이하길 권장하다보니 "ㅇㅇ 클래스로 ㅇ승" 같은 퀘스트가 자주 보이던데요, 이게 그닥 유쾌한 경험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올랜덤 플레이어 같은 타입보다는, 플레이어들이 어떤 동기에 의해 자발적으로 부캐를 키우는 느낌으로 다른 클래스를 육성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일 것 같은데요, 이걸 시스템 상에서 "돈 받고 싶으면 이걸 해라"라고 강제하니까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일단 지금까지 플레이 해본 결과를 토대로 제가 유추한 것은,
"꾸준한 변화가 있어야 재미가 유지된다"는 점이었는데요.

일단 하드코어 플레이어 층은 항상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며 MMO라면 어떤 트리가 효율이 좋고 어떤 아이템 옵션이 얼마만큼 수치가 가장 이상적인지 등을 파악하면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킵니다. 그들은 하스스톤에서도 마찬가지로 최상의 전술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들의 덱을 변화시키면서 "알아서 재미를 찾아 먹고 있는 중" 이더군요.

반면에, MMO에서 부캐도 잘 안키우고 심지어 한 캐릭터를 고정된 특성을 고집하며 단단한 자신만의 플레이타입을 고수하는 플레이어 계층은, 하스스톤에서도 마찬가지로 선호하는 어떤 덱, 혹은 승률이 너무 밀리면 마지못해 잘 알려진 유행 덱을 세팅하고, 계속 매칭 큐를 돌립니다.

여기서 비율 상 다수를 차지하는 후자에게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업데이트를 통해 카드를 추가하거나 성능을 변경한다. (강제적)
2) 플레이어가 새로운 카드를 습득하게 해 덱을 편집하게 한다. (자발적)

아마 1)의 경우가 Nairrti 님께서 말씀하신 수 차례의 확장팩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고요, 2)의 경우가 당장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2)의 경우에도 다시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2-1) 과금한다. (배틀코인으로 팩 구입)
2-2) 골드를 번다. (100 골드짜리 기본 팩 구입)

2-1은 문제가 없습니다. 어느 쪽으로도요. 저쪽이 사실상 정답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과금하고 싶지 않은 다수의 플레이어가 미드필드에 진을 칠 수 있을만큼 충분히 버텨주게 하려면 2-2 또한 해결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카드를 다 모으고, 간간히 까는 팩에서 덱을 바꿀만한 카드가 나오지 않으면, 플레이어의 덱은 빠르게 굳어갑니다. 그리고 승률 또한 저조해지고, 게임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빠르게 감소합니다.

하다 못해 별 볼일 없는 카드를 쏟아내더라도, 최소한 팩까는 재미라도 느낄 수 있도록 팩을 더 자주 깔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예컨데 기본 팩 비용이 더 싸든지, 골드를 이곳 저곳에서 꾸준히 입수하든지간에 CCG 처럼 "잡카드"를 쏟아내주기라도 한다면 어느 정도 버텨볼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하스스톤은 분해를 통해 정수를 만들어 고급 카드를 제작할 수 있게 만들어둔 구조와, 그 비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부분 때문에, 이런 잡 카드를 뿌려주는 것조차 용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팩 자체가 생각보다 귀한 존재가 되어버려 "팩 까기"라는 건 상당한 고가치 컨텐츠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총 30장, 카드 당 2장 제한이라는 게 선택의 폭을 크게 줄이고 있는 데다, 직업 카드와 공용 카드를 분리시켜서 공용 카드를 확보하기 위해 직업 카드를 줄여야 하는(일단 저는 흑마라 그런지 직업 카드만 많아서는 실질적으로 플레이 자체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것이 그다지 유쾌한 고민은 아니었습니다.

추가로 포럼의 다른 스레드([링크] 포커에서 배우는 게임 디자인 교훈)에 올렸던 답글에서 매치메이킹 관련 이슈를 첨언하겠습니다.

추측컨데, 운이 강하게 작용하지만 모두 동일한 패 안에서 카드를 분배하기 때문에 카드 자체에 대한 공평함이 보존된 포커나 화투에 반해, MTG나 하스스톤은 카드 덱 자체를 커스텀하기 때문에 상대방과 게임 시작 전부터 알 수 없는 격차가 발생한다는 부분에서 "운이 주는 재미는 있으나, 캐쥬얼/라이트 플레이어에게 어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TG가 라이트 플레이어에게 어필하는 데 어려운 부분에는 분명 어려운 룰과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다양한 카드들의 성능 등도 있었겠지만, 이를 대폭 축약한 하스스톤이 반대로 그로 인해 빠른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이 보인다는 건 어떤 부분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서 없이 길게 써내린 것 같아 정리를 간단하게 해보자면...


1) 퀘스트가 휘발성 미션이 아닌, 자이가닉을 유발할 수 있는 거시적 기록을 제공하는 퀘스트 시스템이어야 한다.

2) 골드 수집과 기본 팩 뜯기의 사이클이 좀 더 빠르고 빈번하게 일어나야 한다.

3) 비등한 조건의 다양한 트리를 구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카드 모수가 제공되야 한다.

4) 다양한 유저층이 고루 분포될 수 있도록 비과금 유저와 과금 유저 간 매치메이킹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219#p1219


-----------------------------------------------------------------------------------------------------------------------------------------


제가 지금까지 파이어폴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아직 언급되지 않아 간략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얼마 전 Voosco님의 길드워즈2 - 필드의 재탄생 이라는 스레드에서 "플레이어의 상주"와 관련된 댓글을 적었던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형 수직 성장 구조와 소모성 컨텐츠를 가진 MMO의 경우, 모든 성장 컨텐츠를 성장을 위한 도구로 삼든, 아니면 클리어할 목적으로 삼든 결과적으로 "지나가버리는" 지역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증가합니다. 흔히 "저렙구간 공동화 현상"으로 불리기도 하는 "버려지는 필드"가 발생하게 되죠.


이 처럼 버려진 필드는 개발자 입장에서 공들여 제작한 컨텐츠가 일회성이라는 슬픔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커뮤니티 형성 측면에서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개인적인 지론입니다.


MMO의 기본은 MMO함, 그러니까 "무진장 엄청 매우 많은 사람들"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람들을 한 데 모아놓을 구실이 필요하죠. 그래서 선형 수직 성장 구조의 게임들은 개발자들이 임의로 선정한 "주요 플레이어 분포층"을 시뮬레이션하거나 실제 통계를 통해 파악한 뒤, 앞서 달려나가는 무리의 페이스를 잡아두고, 뒤쳐지는 무리를 끌어올려 어떻게든 주요 구간 안에 플레이어들을 모아놓고자 애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사례들이 보여주듯, 결코 쉽진 않았죠.


MMO에서 첫 M인 Massive를 떼고, MO라도 만들어줄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따져보겠습니다.

세 명의 친구들이 의기투합해서 "야 우리 AA라는 쩔 게임이 나왔는데 같이 해볼까!!"라며 게임을 시작합니다. 각자 집에서 플레이를 해도 좋고, PC방에서 함께 모여서 플레이를 해도 좋습니다.


재밌습니다.

멀티플레이의 힘이죠.

사람은 역시 최고의 컨텐츠 제조기임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그 후로 수 일동안 친구들은 시간을 맞춰 다함께 플레이를 합니다. AA도 재미있는데 친구들과 함께 하니 더욱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이 갑, 을, 병 세 친구들 중 하필 병(...)이 게임에 푹 빠져 친구들이 없는 시간에도 혼자 열심히 플레이를 합니다. 병은 조금씩 다른 두 친구들보다 레벨도 높아지고, 장비도 강해졌습니다. 다른 두 친구들을 충분히 서포트해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성장에 박차를 가합니다.


처음에는 차이가 크지 않아 "도움이 되는 병"의 느낌으로 함께 플레이를 할 수 있었지만, 플레이 타임의 간극이 점차 벌어지자 갑과 을은 병과 함께 플레이하는 재미가 현저하게 떨어져 버렸습니다. 게임이 너무 쉬워져 버렸거든요. 병은 마찬가지로 이미 2 구역에서 솔로잉 중인데 친구들을 위해 아무런 보상도 없는 1 구역에서 도움을 주는 것도 조금씩 지쳐갑니다.


결국엔 각자 플레이를 하자며 병이 갑과 을을 떠나 2 구역에서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플레이를 계속해 나갑니다.


대개 이 경우 갑과 을은 결국 게임의 흥미를 잃고 이탈하고, 병은 그렇게 던전 속 성기사가 되어 팀원의 체력을 다 책임진다는 결말이 예상되곤 하죠.


위 사례처럼 "사람들을 서로 찢어놓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앞서 말한 커뮤니티 형성에 큰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와우의 경우에는 만레벨까지 성장한 이후에 모든 플레이어를 정체시켜두고 장비로만 성장을 차등하게 해 두어 "격차는 존재하지만 인원을 분산하지는 않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제 멀티플레이의 대부분도 만레벨 이후에 길드원 또는 지인들을 모아 이런 저런 컨텐츠들을 즐기는 것으로 채워졌기도 했고요. 성장 구간에서는 심지어 집에 PC가 2 대이던 시절, 아내와 함께 레벨업을 하다가 진도가 달라지는 바람에 결국 따로 성장한 뒤 만레벨에 다시 상봉했던 기록도 있네요.



서론이 길었는데, 파이어폴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일단 이 게임은 레벨이 없습니다.


물론 사용 장비로 인한 강함의 차등은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직적으로 강해진다는 체감의 습득도 크지 않은 느낌이고(최초 전부 락된 모든 스킬을 언락하기까지 짧은 구간을 제하면) 수시로 배틀프레임(클래스)을 교체할 수 있는데다 배틀프레임 별 XP를 따로 누적시키는 다중성장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둘째로 정해진 시나리오 플로우가 없습니다.


선형 구조의 게임처럼 몇 레벨에서는 어디어디에서 사냥을하고, 그 다음에는 어디어디에서 사냥을하고 이런 식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아니라, 맵 전체를 종횡무진하며 이벤트가 발생하는 곳을 찾아 달려가는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즉, 이벤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플레이어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어느 한 곳에 캠핑하는 방식이 아니라, 마치 거점 점령전을 플레이하는 느낌으로 수시로 무빙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된다는 거죠.


이를 통해 서두에 언급했던 "플레이어의 상주"를 구현해냈다는 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베타 버전이라 맵이 협소해 오갈 데 없는 플레이어들이 정처없이 헤메는 느낌이긴 합니다만(....) 맵이 확장되더라도 각각의 맵 별로 어떤 니즈가 있어서 그에 맞는 사람들이 곳곳에 수시로 상주할 수 있게만 만들어진다면 아마 제가 꿈꾸는 "플레이어가 곳곳에 상주하는 MMO세계"가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작은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보는 중입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20&t=184


-----------------------------------------------------------------------------------------------------------------------------------------



지난 주에 CCP가 메일로 보내 준, 장기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신규 업데이트 기념 5일 프리 쿠폰 덕분에 이번 주에는 간만에 이브 온라인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 아주 오랜만에 접속을 해봤는데.. 가장 처음 드는 거대한 불편한 심정이 "뭐하지....??" 였습니다.

컨텐츠의 홍수를 앓는 대부분의 MMOG들이 장기 휴면 이후 복귀 시, "뭐하고 있었지? 뭐해야 되더라?"를 맞닥뜨리게 되는 운명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에 샌드박스라는 무한한 자유(라고 쓰고 방관이라고 읽는)가 더해지면서 효과가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단, 하던 짓이 도둑질이라고 1년 동안 미션(퀘스트)만 돌던 기억을 끄집어내, 미션을 수락하고 미션에 맞는 피팅을 하려는데... 그간 패치 내용 중에 어빌리티 관련 변경 내용이 있었나보더군요.

분명 모든 슬롯에 모듈을 꽂을 수 있게 딱 맞는 피팅을 셋팅해뒀었는데, 미슬런쳐 슬롯 하나가 오프라인으로 꺼져있더군요. CPU 요구 수치를 초과했다는.. 뭔가 "이전 세대의 물건이라 못씀" 같은 의미 불명의 장문(사실 장문이라 제대로 해석을 못했습니다..)이 계속 출력되면서 장착이 안되길래 그냥 포기해버렸습니다. 내 것이었는데 못쓰게 되어버린 느낌은 상당히 불편하더군요.


문득,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오랜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일궈내는 기다림이 어려워진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5일이라는 게, 대략 1년 정도 플레이하면서 쌓아올린 현재의 제 스킬 단계에서는 어지간한 주력도 아닌 서브 스킬의 1레벨도 다 올리지 못할 정도의 날짜라서, 실질적으로 쓸모있는 무언가의 행위를 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아니기도 하지만... "고작 한 두시간 씩 며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장기적으로 플레이어를 그 세계에서 살게 하려면, 단기적인 동기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가람해무님(kaelove1234)의 컬럼(바로가기)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확실한 피드백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줄 필요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해진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게임은 무언가 남겨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레이 하고있는 행위 그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기본에 입각해서 생각해볼 때, 확실히 오래된 게임이라 그런건지, 그저 "그 게임"에 한정된 제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브 온라인이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난제인 신규 유저 유입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점점 더 어려워질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GLOG > New Eden(E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VE] 달토끼의 Abyss Joker 입니다.  (0) 2010.02.12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5&t=160


-----------------------------------------------------------------------------------------------------------------------------------------


F2P의 과금에 있어서 제 입장은, "과금하지 않는 것을 도전 과제로 여기는, 과금과의 전쟁구도로 만들어서는 과금 저항만 조장할 뿐이다"라는 것입니다. "노캐시로 ㅇㅇ 클리어." 와 같은 것을 무용담처럼 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2P 과금의 가장 아름다운 구도는, "사고 싶어서 사는 것이지, 사야해서 사는 것이 아닌" 형태라고 생각하는데요, 게임 내 과금이 아닌, 일반적인 기성품의 현물을 구매할 때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이 그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벽을 파괴하는 게임이 있다고 치면 "망치"라는 아이템이 필수 요소로 존재하는데, 돈을 들이지 않으면 성능에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너무 투박해서 들고다니기 창피한 디자인의 망치를 인게임 재화로 구매할 수 있고, 돈을 들이면 성능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크게 체감되지 않는 정도의 성능폭)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게 생긴 킹왕짱 디자인의 망치를 구매할 수 있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안드로이드 기기와 iOS 기기의 성능에도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iOS를 선택하는 구매층의 많은 비율이 "그냥 사과 마크는 간지가 쩌니까!"라고 답한다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가 드문 것과 비교해볼 때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127


-----------------------------------------------------------------------------------------------------------------------------------------



어쩌다보니, 제가 이 포럼의 블리자드 빠돌이를 맡게 된 기분이 들지만..

넘어가기로 하고 본론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전의 많은 게임들에서도 사용되어 왔던 방법이지만, MMORPG라는 "생활 터전"을 제공하는 게임으로 옮겨오면서 일종의 현실 세계의 생활 패턴과 유사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장치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많이 나지는 않지만, 대표적으로 "낙하 데미지"를 이용한 "고지대의 위험 요소에 대한 인지"를 먼저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차원적으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데미지를 입는 방식은 어때?"라는 발상에서 착안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상식적인 기획 수준에서 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그런 시스템이 있나보네" 정도로요.

그런데 레벨 디자인에서 생각보다 고저차를 이용한 지형들이 다수 존재하고, 낙하 데미지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생명력 수치와는 관계없이 비율 타입으로 적용되고, 가끔 낙하 데미지를 유도하는 몬스터 AI까지 존재하다보니, "저속 낙하"와 같은 스킬이 상대적으로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높고 좁은 난간이 없는 이동 경로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어, 플레이어가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게"만들었다는 점이 좋은 UX 요소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 "휴식 경험치"를 활용한 "여관의 활용"이라는 부분을 꼽아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려다가 하나만 쓰기 뭐해서 곁가지를 붙인 글이 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게임을 좀 쉬엄쉬엄 하게 유도할 수 없을까?" 라는 부분이, 게임 개발사 내적인 고민이었을지 아니면 외부의 요인 때문이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여튼 국내 여타 게임에서는 "피로도 시스템"을 차용해서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제한"하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와우는 이 부분에서 "쉬었던 만큼 보너스를 줄게"라는 부분으로 접근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상으로는 보너스지만, 그 보너스가 당연하게 느껴질만큼 풍족했기에, 보너스가 없는 것이 "상대적인 패널티"로만 느껴지게 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했구요.

시스템 상으로는 그것에 그쳤다면, "장기간 휴면 고객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에 그쳤을지도 모르지만, 그 장소를 "여관에서 접속 종료한 시간 동안에만"으로 한정하자 이야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경험치 보너스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여관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여관에서는 게임종료와 접속종료가 즉시, 안전하게 이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전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접속 종료 지점"이라는 걸 신경쓰게 됐다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세계의 상식적으로, 필드에서 로그아웃을 하면 캐릭터는 개념상 "노숙을 하게 되는" 상태가 되는데 그 부분을 "여관에 묵는" 것으로 옮겨주었다는 거죠.

그렇게 가급적 여관을 찾아 종료하는 것이 마치, 콘솔 게임의 "세이브 포인트를 찾아 저장하고 게임 종료"하는 것과 비슷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습관화 시켜서, 만레벨이 되어 더이상 굳이 여관에서 종료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상태가 되도, 은연중에 여관을 찾게 만드는 심리적인 회귀장소의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 같고요.


UX적 관점에서, 플레이어에게 해당 게임을 특징적으로 기억되게 할 수 있는 어떠한 습관적인 장치들을 인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훌륭한 게임 디자인의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viewtopic.php?f=14&t=126


-----------------------------------------------------------------------------------------------------------------------------------------


아마 많은 기획자 신입 또는 기획자 지망생들은, 게임 기획자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부끄러운 고해이지만, 저 역시도 수 년전까지만 해도 게임 기획과 아이데이션을 동치라고 생각했었고, 직접 실무를 접해 나가기 시작하면서야 이런 생각들을 고쳐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꽉 채운 6년이 점점 다가오는 짧은 개발 경력에 비춰볼 때,

게임 디자이너의 주된 역할은 "UX 디자인"과, "디자인의 문서화"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을 구성하고, 컨텐츠를 채우고, 시나리오나 퀘스트를 만드는 등의 여러가지 분업화된 업무가

결국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라는 점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흔히 "개발자 마인드"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사용할 때, "플레이어와 고립된 채 개발자 자기 중심에서의 게임에 대한 접근"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많은 부분들은 잘 모르는 신입들이 아닌, 숙련된 개발자라고 불리는 오랜 경력의 보유자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곤 합니다.

아마 너무 오랜 시간 개발에 전념하다보니, "상식"이라는 기준이 자신들에 맞게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밸런스를 위한 밸런스, 시스템을 위한 시스템, 기획을 위한 기획"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MMORPG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몬스터의 방어력보다 너무 강해 게임의 밸런스가 무너져 난이도가 처참하게 떨어져있다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떠오르는 것만 적어봐도 서너 가지 정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플레이어의 공격력을 줄여 밸런스를 맞춘다.

2) 몬스터의 방어력을 높여 밸런스를 맞춘다.

3) 몬스터의 생명력을 높여 밸런스를 맞춘다.

4) 이 게임의 밸런스는 선임 기획자들이 만든 똥이다. 모두 새로 뜯어고쳐 밸런스를 새로 맞춘다.



이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게임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위 네 가지 방법 모두가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예시에서 설명드렸듯이 "서비스 중인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떠한 개발 상황에서도 큰 리스크로 작용하는 4)번의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1)번의 경우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예시의 게임이 공격력 수치가 표시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해당 몬스터를 공격할 때 1,000 이며 총 생명력의 50%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맞춰야 하는 밸런스는 플레이어의 공격력 영향이 기존의 절반까지 낮춰저야 한다고 가정할 때, 위의 밸런싱 방법에 따라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대략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1) 플레이어 공격력 50% 하향:

- 무기 표시 공격력 50% 감소.

- 발생 데미지 500 으로 감소.

- 몬스터 생명력 감소량 25%로 감소 

- 전투 시간 2배로 증가


2) 몬스터 방어력 100% 상향:

- 무기 표시 공격력 변화 없음.

- 발생 데미지 500 으로 감소.

- 몬스터 생명력 감소량 25%로 감소 

- 전투 시간 2배로 증가


3) 몬스터 생명력 100% 상향:

- 무기 표시 공격력 변화 없음. 

- 발생 데미지 변화 없음.

- 몬스터 생명력 감소량 25%로 감소

- 전투 시간 2배로 증가


4) 선임 기획자들의 똥을 리밸런싱:

- 예측 불가. 어쨌든 전투 시간 2배로 밸런싱 될 예정



개발자가 플레이어에게 "우리 기준에 맞게 당신들의 능력치를 강제로 뜯어 고쳐줘야 겠어"라고 말하는 것은 요즘 SNS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甲의 횡포"가 될 뿐입니다. 아무리 약관 상에서 회사와 고객이라는 입장으로 회사에게 돈을 지불하고 회사의 데이터를 빌려서 사용하는 을乙의 입장이라고 동의했을 지언정, 실질적으로는 "개발자가 월급받고 계속 일할 수 있게 돈을 지불해주는 감사한 고객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이치로 접근해볼 때, 위 케이스들 중 "개중 패널티가 적은" 3)번 안으로 채택되는 것이 플레이어의 불만을 가장 덜 발생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들의 입장은 결국 "게임 밸런스 따위 내 알바 아니고, 내 캐릭 너프나 시키지 마쇼"라는 거고, 그런 고객들을 만족시키면서도 게임의 장기적인 수명을 위해 밸런싱을 해야할 때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에서 "서비스"라는 명칭이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이유에서, WoW의 수시로 버프/너프를 반복하는 게임 밸런싱이, 당하는 입장에서 주로 불쾌하다는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뭔가 고쳐나가고 있다는 부분은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그 고치는 대상이 내 캐릭터 칼질이라면 납득할만한 플레이어가 몇이나 될까요?


물론 절대로 제가 너프/디너프(버프는 아니고 그냥 너프가 안되서 땡큐. 라는 의미..)를 반복하는 흑마법사 유저라서만은 아닙니다.

(시선을 회피한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아래 포스팅은 GDF에 작성했던 내용을 옮긴 내용입니다.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118/7?u=zerasion


-----------------------------------------------------------------------------------------------------------------------------------------



일전에 WoW의 시간 규제와 통제권 위임 이라는 글에서, 들불 업데이트와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많지만 나중에 하겠다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는데 지금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면 지금 말씀하고 계신 많은 부분들을 "망..."으로 회자되고 있는 지금 시점의 와우가 업데이트에서 꽤 충실하게 구현하려고 했다는 점 때문에 "들불 업데이트는 여러모로 잘 만든 업데이트 같다"라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1) 대표적인 저레벨 공동화 구간인 북부 불모의 땅을 주간 퀘스트 지역으로 설정하였습니다.

- 오리지널 아제로스 필드 입니다. 이 말은 다시말해, 필드 서버 통합 시스템의 적용 지역이라는 의미입니다. 전 서버의 플레이어들이 랜덤하게 채널링되어 필드에서 뒤섞여 조우하게 됩니다.


- 물론 위상변화되어 저레벨 플레이어를 만날 수는 없지만.. 그것마저 어떻게든 해결했다면 좀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2) 주간 퀘스트의 내용은 군수 물자를 확보하라는, 다분히 노가다 스러운 내용입니다.

- 군수 물자 4가지의 아이템을 120개 쯤(정확한 숫자가 기억이 안나서..) 씩 모아오는 것입니다.

그 군수 물자들은 필드의 정해진 지역들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집 상태에 따라 4 구간으로 나누어 플레이어들이 상주하게 됩니다.



3) 아이템 입수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 몬스터 1마리를 처치하면 1개를 확률적으로(..) 습득, 가끔씩 필드에 생성되는 오브젝트를 통해 100% 1개 습득이 주된 습득 방법입니다.


- 필드의 정해진 여러 위치에 랜덤하게 리젠되는(그리고 리젠 시 외침과 함께 지도에 아이콘으로 위치가 표시되는) 보스가 존재하고, 보스를 처치하면 대략 10~20개 씩의 모든 종류의 물자를 습득합니다.


- 필드의 랜덤한 위치에 랜덤하게 발생하는 "짐마차 호위"와 "짐마차 전복" 이벤트를 통해 한 종류의 물자를 다량으로 입수할 수 있습니다. (짐마차 호위는 못해봤지만, 전복과 같은 경우는 바닥에 대략 수십개의 물품 상자가 쏟아져 있어 먼저 집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으로 미친듯이 주워담게 됩니다.) 보스와 마찬가지로 지도에 아이콘으로 표시됩니다.


- 가끔 빛나는 보따리를 멘 오크 인부가 출현하는데, 아주 많은 체력을 가지고 있지만 쓰러뜨리면 5~10개 정도의 한 종류 물자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3 보물 고블린 패러디로 추정됩니다. (깨알재미)




위와 같은 장치들로 인해 플레이어들을 특정 지역에 몰아넣은 뒤, 강제적으로 노가다를 시켜 상주하게 만들고, 그 안에서 난이도 높지 않은 필드 레이드도 유도하고, 길드워2의 월드 이벤트와 같은 랜덤한 이벤트(호위/전복)도 구현하고 있습니다.


호전적인 플레이어들로 인해 크고 작은 분쟁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고, 보스 레이드를 방해하거나 하게 되면 큰 전쟁으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며(제가 주로 도화선이 된다는 것은 탑시크릿...ㅋㅋ), 보스 리젠 속도가 느리지 않아 대체로 한 타임에 몰아서 무리지어 돌아다니면서 여러 마리를 사냥하는 패턴을 가짐으로써 파티는 아니지만 집단의 유지 시간도 제법 길게 형성됩니다.


필드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구현)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위 시스템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입장인지라, 들불 패치는 무척 마음에 드는 업데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간 퀘스트 한 번 끝내고 다시는 하지 않는 건 함정...)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