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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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약속드렸던대로 후속편을 위해 오늘도 타자를 두드리는 Zerasion 입니다.

1부는 제목만 거창하게 규칙 비교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사실 시스템 나열 정도에 그쳐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글처럼 생각이 되긴 합니다만..
포럼의 좋은 점은 역시 위대한 선조..아니 선배들께서 스레드를 이어주실 수 있다는 점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안도감을 가지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책임)

먼저 본론에 앞서 간단한 분위기에 대한 감상을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음악을 포함한, 전체적인 분위기 >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음악은 무척이나 취향 저격입니다!
ESTi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박진배 님의 매력 터지는 BGM들은, 게임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뮤직 플레이어로 쓸 목적으로 게임을 실행시키고 들고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듭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화면 구성과 조작 등의 미니멀라이즈를 추구한 인터페이스와 함께 어우러져 "게임같지 않은 일반 기능성 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마비노기라는 IP가 가지고 있는 어떤 굴레를 의도적으로 파괴하고 "가볍고 밝고 신나는 것"이 마비노기 듀얼의 정서라는 걸 플레이어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들을 보고 듣다보면, 반대로 "판타지 배경의 게임과 너무 동떨어진 화면과 음악이 이질적이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전적으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담입니다만, 오늘 카드샵에 들어가보니 "듀얼 매거진"이라는 잡지 컨텐츠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발간하지 않는 것 같지만 예전에 마비노기 서비스 시절 "에린워커"라는 웹 매거진이 있던 것도 떠오르고, 위에서 이야기한 "일반 앱 같은 분위기" 덕분에 매거진이 실려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오늘 이야기하려고 했던 본론인 UI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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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비노기 듀얼의 UI 살펴보기

1) 덱 편집
덱 편집 메뉴에서는 내가 가진 카드들의 넓게 펼쳐져 있는 모습과 내 덱에 담거나 빼는 동작이 드래그로 이뤄져 꽤 직관적이라는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편성 정보"를 보여주는 부분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총 12 장 중에 지금 몇 장을 넣었는지, 편성된 자원의 종류는 어떤 것들인지, 자원 별 몇 장씩 편성했는지 등의 정보들이 인터페이스 단에서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플레이어가 편성한 카드들을 좌우로 넘겨보면서 직접 확인해야 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쩌면 오프라인 TCG를 하는 플레이어가 자기 카드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덱을 구성하는 느낌을 의도한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어제 1부에서 "컴퓨터 게이밍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계가 대신해주는 계산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정보들은 편의 제공 차원에서 직접 표시해주는 쪽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드래프트 미션에서 덱을 구성하는 경우에는 자원이 3종을 초과했을 때 어떤 자원을 제거할 건 지 물어보고 있는데요, 이 때 내가 이 자원을 빼면 몇 장의 카드가 비게 되는 지는 알려주지만, 어떤 카드들에 영향을 주는 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드래프트 부분도 덱 편성 정보를 전달해주는 부분이 강화되면 좋겠다는 이야기에 함께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고양이 상인의 교환
컨텐츠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직접 카드를 교환할 친구들이 없어도 NPC가 "꽤 자주" 찾아와서 이런 저런 교환을 요구한다는 게 플레이어가 외롭다는 느낌도 덜 들고 게임에 특징적인 캐릭터가 생기면서 생동감도 느껴지고요.
하지만 여러 장의 카드가 제안 목록에 포함되어 있을 때, 각 카드들을 전환하는 기능이 없고 직접 포개진 뒤쪽 카드들을 터치해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이를테면 왼쪽부터 A, B, C 라는 카드가 있을 때 A는 맨 앞에 있어 카드의 전면이 드러나지만 B나 C는 오른쪽 모서리면 노출되어 있어 누르는 영역 자체가 좁아집니다. 이 때 A를 터치해서 카드 보기를 하는 상태로 좌/우 스와이프로 B나 C의 카드 정보를 볼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하게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카드 정보
마비노기 듀얼은 카드들이 담고 있는 정보의 종류가 생각보다 많아 놀랐습니다. 기본 구성인 이름, 일러스트, 설명과 전투 기능의 주 요소인 요구 자원량, 공격력과 체력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추가 정보들이 있었는데요.
방어도, 등급, 시대구분이라는 정보가 더 들어가 있습니다. 이처럼 제한된 카드의 영역 안에 굉장히 많은 정보들이 압축되어 들어가 있는데 그렇다보니 카드를 처음 딱 봤을 때 어떤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플레이어의 시선이 꽤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는데요,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요구 자원 표시
일단 대부분의 자원들이 카드의 테두리 색상과 아이콘 색상이 유사하게 디자인되어 있는데요, 덕분에 보호색처럼 작용해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자연 자원의 경우는 맨 처음 게임을 시작한 스토리모드 초반에 주로 만나는 카드인데 보호색 효과가 굉장해 처음엔 나뭇잎 표시를 아예 찾아보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굉장히 많은 숫자로 늘어나기 전까지는(아마도 카드에 직접 그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자원 아이콘이 필요 개수만큼 카드에 그려지고 있습니다. 일부 카드를 보니 10 을 넘어가야 숫자로 표시하는 것 같았지만 보유 카드가 적어 경계값은 정확치 않습니다.
다만 똑같이 생긴 아이콘이 반복적으로 붙어있는 배치이다 보니 실제로는 5 개를 넘어가면서부터 몇 개인지 한 눈에 확인하기가 꽤 어렵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 가진 자원보다 요구 자원이 많을 때 부족한 부분을 카드 위에 "아이콘 x 숫자 필요"라는 메시지를 표시해 해결하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요구 자원량을 영웅이 보유한 자원처럼 숫자로 표시한다면 이 부분은 중복된 표현으로 생략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표현 단계에서 자원이 부족한 경우는 이미 카드를 회색으로 비활성화 하고 있기 때문에 왜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지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되며, 다른 많은 게임의 문법을 따라 카드의 자원 숫자를 붉은 색으로 표현하면 정리가 잘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원은 충분하지만 다른 조건들로 사용하지 못하는 카드들의 구분은,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카드들에 MTG-PW나 하스스톤처럼 테두리 FX를 적용해 보다 직관적으로 "당신은 지금 이 카드를 낼 수 있어요!"라고 알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자원은 충분하지만 사용할 수 없는 카드들은 그 이유를 카드 전면에 텍스트로 표시해주고 있지만, 글자의 굵기도 가늘고 컬러도 밝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편입니다. 카드를 내려고 할 때 중앙에 큰 메시지로 이유를 알려주거나 지금의 방식에서 폰트 가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공격력 표시
요구 자원과 마찬가지로, 처음 카드를 봤을 때(사실은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눈에 잘 안띄는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김새만 보고 부가적인 어떤 수치인 줄 알았는데 공격력이라서 굉장히 놀랐었는데요.
카드를 봤을 때 색상과 크기와 모양과 위치 때문에 체력이 가장 눈에 잘 띄고, 그 다음은 공격력이 아니라 방어력이 잘 보입니다. 공격력이 지금보다 더 잘 보이게 디자인이 변경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등급 표시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 RPG 게임들의 표현과 유사한 "별" 표시로 카드들의 등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선강탈... 아니 주목도 면에서 체력과 버금갈 정도로 시선을 잡아끕니다. 굉장히 크고 화려해서요.
물론 이 카드는 욜라 짱짱 좋은 카드입니다!라고 자랑하는 효과가 꼭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그게 꼭 공간을 막대하게 할애해도 될 만큼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별의 숫자가 얼마나 늘어날 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5 개를 하나로 합쳐서 다른 모양으로 표시하거나 하는 방안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요구 자원 표시에서 제안한 것과 마찬가지로 개수만큼 숫자로 표시하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시대 표시
카드 이미지를 찾아보니 공식 명칭은 세트 이름이라고 나와있는데요, 세트를 모았을 때 어떤 특별한 효과 같은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단계에서는 시대 표시가 카드에 꼭 들어가야할 이유를 개인적으로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4) 전장의 정보
여느 TCG들과 비슷한 점도 많지만, 규칙 자체가 꽤 독특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마비노기 듀얼에서는 전장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정보 파악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지금도 충분히 화려하고 타격감 좋고 아름답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명확한 정보의 전달이 좀 더 강조되었으면 하는 부분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턴 변경 표현
상대와 나의 턴이 전환되는 표현이 지금은 굉장히 스무스해서 잘 인지되지 않습니다. 성우 분의 안내 멘트와 행동력 표시를 멤도는 불꽃의 이동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턴과 턴 사이의 인터벌을 지금보다 좀 더 길게 가지거나 더 강조된 "누구 턴 입니다!" 같은 표현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발동까지 남은 시간
일부 카드들은 즉시 효과가 발동되지 않고 몇 턴 뒤에 효과가 발동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를 각각의 효과에 따라 "발사까지 2 턴" "접근까지 3턴" "다음 턴에 사용" 과 같이 문장으로 표시하고 있는데요. 위에서 카드를 낼 수 없는 이유를 표시하는 부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글자들이 잘 안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은 시간이라는 정보는 시계 아이콘이라는 익숙한 상징물이 있는데 굳이 각 상황별로 텍스트로 정보를 전달할 이유가 강하게 있는 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습니다.

- 주문의 영향 범위
적/아군이라고 대상이 직접 명시되지 않은 대부분의 주문들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진영의 라인 전체를 범위로 가지는 주문들이 많이 있는데요, 카드의 사용 조작에서 버튼/슬롯을 각각 터치하는 조작이라면 이슈가 덜하겠지만 카드를 직접 위치로 끌어 옮기는 경우에는 효과 범위를 더 잘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드를 잡고 전장으로 끌고 갔을 때, 아직 손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아군 진영 위라면 아군 진영 5 개 슬롯 전체에, 적군 진영 위라면 적군 진영 5 개 슬롯 전체에 "이 부분에 효과를 줄거야!"라는 정보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절대로 제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실수로 아군 진영에 파이어월을 사용해서 판을 날려먹은 경험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완전히 아닌 것도 아니고... 아무튼 중요합니다..! 흠흠!

여담입니다만, 하스스톤의 경우도 비슷한 조작 미스가 자주 발생합니다. 주문을 사용하려다가 취소하기 위해 다시 핸드로 끌어올 때, 손을 놓는 위치가 하필이면 내 영웅 위치라 주문도 날리고 영웅 생명력도 날리는 일이 꽤 자주 발생합니다.
그러고보니 이와 비슷하게, 핸드 왼쪽에서 전장으로 카드를 끌어 놓으려는 경우, (굉장히 희미해서 있는 줄 몰랐던) 뒤로 가기 버튼 위를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뒤로 가기 버튼이 눌려 흐름이 뚝뚝 끊기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카드를 드래그하는 중에는 뒤로 가기 버튼이 눌리지 않거나, 뒤로 가기 버튼의 위치를 바꾸는 등의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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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니 불만이 한보따리 그득한 것 같지만, 이게 다 애정이 있어서 ㄲ.. 가 아니라, 더 나은 게임 환경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제안 같은 정리라고 봐주시면 무척 감사할 것 같습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아직까지 결코 쉬운 게임은 아니라서, 게임의 규칙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를 플레이어에게 잘 전달해주는 게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 이 같은 인터페이스들의 정돈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미 충분히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지만, (여유가 되신다면) 이런 소소한 부분들까지 개선되어 보다 쾌적한 듀얼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대통령처럼 호흡이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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