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asutra에 모든 xx가 배워야할 7가지 xx 시리즈 최신판이 나와, 챙겨가기(Takeaway) 부분만 살짝 번역해봤습니다.

(7가지 시리즈였는데 어느새 6가지 시리즈가 된 건 함정)

전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원문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www.gamasutra.com/view/news/289637/6_examples_of_UI_design_that_every_game_developer_should_study.php


이 글은 GDF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gdf.inven.co.kr/t/ui-6/606




1) Clash Royale – 표면화와 스크롤

챙겨가기: Clash Royale의 매끄러운 디자인에서 챙겨갈 핵심은, 정보는 겉으로 표시돼 가능한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만 하고, 아주 많은 개별 메뉴들을 로드하기 위해 기다려야만 하는 건 전혀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2) Half Life 2 – 동적임과 청각적

챙겨가기: Half Life 2는 HUD가 게임의 아트에서 주의를 돌리게 만드는 나중에 생각해야하거나 불가피한 것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대신, (아름답고) 확실하게 첨가될 수 있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 요소에만 오롯이 의존할 필요도 없다.


3) Hearthstone – 촉각과 명료함

챙겨가기: 화면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추가적인 레이어 대신 게임의 필수요소로 느껴지도록 HUD에 통합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중요한 것, 바로 게임플레이에 집중하게 만든다.


4) Overwatch – 압축과 중앙정렬

챙겨가기: 가독성을 유지하면서 작은 영역에 압축할 수 있는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5) Assassin’s Creed – 간결함이 더 아름답다(Less is more)

챙겨가기: 때로는 HUD가 전혀 없이도 얼마나 게임을 잘 플레이할 수 있는지가 강한 디자인 철학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6) Dead Space – 통합과 매력

챙겨가기: Dead Space는 다른 게임들이 정말 진부하고 부차적으로 취급하는 것들을 차세대 레벨디자인이 성공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HUD를 더 이상 HUD처럼 느껴지지 않게 잘 만들면, 게임 월드의 고유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Vu] 군단 되돌아보기

GVu 2016. 12. 23. 21:4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최신 확장팩, "군단"이 출시된 지도 벌써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각종 기사에서 다뤄졌듯, 왕년의 인기를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군단.

출시와 동시에 결제된 3개월도 끝났을 시간이니, (이미 늦은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쯤에서 한 번 군단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확장팩의 컨셉 >


와우의 각 확장팩은 매번 스토리뿐만 아니라 게임의 서비스 흐름 상 어떠한 컨셉을 가지고 출시되어왔다.

첫 번째 확장팩이었던 "불타는 성전"(이하, 불성)은 "세계의 확장"을 테마로 외계 행성(아웃랜드), 이동 수단(비행), 신 종족(블러드 엘프와 드레나이), 고도화된 인스턴스 엔드 컨텐츠(영웅 던전과 레이드, 그리고 전장과 투기장) 등을 핵심 요소로 추가했다.

두 번째 확장팩이었던 "리치왕의 분노"(이하, 리분)는 워크래프트 사가의 간판 스타 "리치 왕 아서스"를 메인으로 "향상된 스토리 텔링"을 테마로 삼았다. 블리자드의 초대 친절한 수다왕으로 불리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리치왕의 설명"(2대는 디아블로3의 아즈모단), 스토리 진행 단계에 따라 배경이 달라지는 "위상 변화", 플레이 한 모든 것을 기념으로 남겨주며 앞으로 할 것들을 알려주는 "업적" 등이 핵심 요소로 추가됐다.

세 번째 확장팩이었던 "대격변"은, 말 그대로 모든 걸 뒤집어 엎는 "리팩토링"을 테마로 삼는다. 오리지널 컨텐츠였던 아제로스 필드 전체의 컨텐츠 리뉴얼, 클래스 재설계, 탱딜힐 매커니즘 재설계 등 앞서 두 확장팩이 무언가를 "추가"하는 개념에 가까웠다면, 대격변에서는 온라인 게임에서 흔히 "2.0 패치"라고 불릴 법한 큰 변화들을 가져왔다.

네 번째 확장팩이었던 "판다리아의 안개"는 "실험의 장"이라 불릴 수 있다. 전에 "드레노어에 남겨진 판다리아의 유산"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흥행 성적도 저조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아 플레이어들에게 외면을 많이 받았지만, 이후 여기서의 실험의 성과가 다음 확장팩에서 결실을 맺는 등 여러 가지로 "실험대"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중국을 타겟으로 중국풍을 찍어낸다고 반드시 성공할 수는 없다는 교훈 또한 개발팀이 얻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애도)

다섯 번째 확장팩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이하, 드군)은 "워크래프트2 녹여내기"를 테마로 워2키드들의 추억을 파고들었다. 일단 판다리아의 안개 마지막 보스였던 타락한 가로쉬 헬스크림이 시간을 거슬러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가 역사를 바꾼다는 내용으로, 무려 워크래프트2의(정확히는 워2확장팩의) 배경인 드레노어를 게임 무대로 삼아버린다. 그리고 아웃랜드가 부서지기 전이라는 설정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올드비들에게 어필함과 동시에, 워크래프트2에 등장했던 각종 오크 영웅들을 무더기로 출현시키면서(그것도 멋진 소개 연출과 함께) 팬들의 팬심에 불을 지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섯 번째 확장팩인 "군단"의 컨셉은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르고 싶다.

불타는 성전 Again.

1. 주적

우선 군단의 주적부터가 불성 때와 같은 "불타는 군단"이다. 드군의 마지막 보스였던 아키몬드전 엔딩씬에서 차원문을 통해 도망친 굴단이 불타는 군단을 이끌고 다시 아제로스를 침공한다는 설정이다. 이제껏 앞의 다섯 확장팩들을 거치는 동안, 같은 주적을 상대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불타는 군단 - 스커지 - 데스윙의 추종자 - 판다리아 고대 세력 - 강철 호드)


2. 일리단의 귀환

군단 이야기의 시작은, 일리단을 되살리려는 굴단의 음모를 저지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돌아온 일리단이 "나는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소, 영웅이여"라고 할 것 같지만 기분 탓이다.) 그리고 군단의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일리단의 일생을 보여주는 전설 퀘스트 또한 진행할 수 있다. 일리단은 이처럼 이번 확장팩에서 매우 핵심적인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일리단이 자신의 추종자인 일리다리들에게 남기는 대사 "너흰 이제 준비가 됐다" 또한 매우 의미있다. 바로 불성에서 일리단의 가장 유명한 대사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의 카운터 멘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군단 출시를 기념해 실시한 와우 3일 무료 체험 이벤트의 이름도 "일리단의 부름"이었다.


3. 신규 영웅 직업, 악마사냥꾼

일단 직업 컨셉부터가 일리단의 추종자 일리다리들이라는 컨셉이다. 리분에서 아서스를 메인으로 홍보하면서 그 아서스의 추종자였던 죽음의 기사를 신규 영웅직업으로 홍보했던 것과 거의 같은 매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신규 영웅 직업을 생성할 수 있는 조건 또한 절묘하다. 지금은 제한이 사라졌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의 죽음의 기사는 시작 레벨이 55레벨이기 때문에 해당 서버에 55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한 상태에서만 생성할 수 있었다. 굉장히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번 악마사냥꾼은, 해당 서버에 "70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왜 하필 70레벨일까? 시작 레벨이 98레벨이면 죽음의 기사처럼 98레벨 이상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동등한 조건이 아닐까?

그것은 바로 불성 당시의 최고 레벨이 70레벨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렇게 생성한 영웅직업은 불성 간판 스타였던 일리단의 후예인 일리다리다.


이보다 더 노골적으로 "불성 와라버지, 아제로스로 돌아와요!"라고 외치는 컨셉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는 매우 제대로 먹혀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 알려진 지표상으로도 굉장한 성공을 거둔 것도 그렇지만, 당장 내 주변의 불성 만렙 이후 와우를 접었던 친구도 지금 열심히 군단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만 봐도 컨셉의 성공이 피부로 와닿는다.



< 군단의 새로운 컨텐츠 >


이번 군단은 굉장히 다양한 새 요소가 추가된 확장팩이다. 이전의 시스템을 다른 방식으로 개량한 것들도 있지만,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는 익숙할 수 있는, 하지만 와우에서는 매우 생소한 몇 가지 요소들이 추가된다는 소식에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군단의 새로운 컨텐츠에는 각각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짚어본다.


1. 악마사냥꾼


리분에서 아서스의 추종자였던 죽음의 기사(이하, 죽기)처럼, 일리단의 추종자인(였던?) 악마사냥꾼(이하, 악사)이 두 번째 영웅 직업으로 등장했다. 직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워크래프트3에서 일리단 타입의 영웅 유닛인 Demon Hunter를 그대로 계승한다.

우선 전문화를 보면, 독특하게도 복수(방어 담당. 탱)와 파멸(공격 담당. 딜)의 두 가지 전문화를 가지고 있다. 장착하는 방어구의 등급이 가죽인 것을 생각해보면, 가죽인데 탱/딜만 되는 직업은 처음 등장한 셈. 보통 탱/딜이 되는 직업은 전통적으로 전사 뿐이었으며, 죽기가 추가되면서 둘이 됐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판금 방어구를 착용하는 직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반대로 가죽 방어구 착용 직업 중에서는 퓨어 딜러(도적, 3개 전문화 모두 딜)가 아니면 아예 탱딜힐이 다 되는 하이브리드 직업(드루이드, 수도사)만 존재했다.

게다가 전문화가 두 개 뿐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앞서 이야기한 전사/죽기 처럼 탱/딜이 되는 직업이라도, 탱1/딜2로 한 직업이 갖는 전문화는 총 3개로 동일했다. 어쩌면 같은 가죽 직업인 드루이드가 탱/힐/근딜/원딜의 총 네 가지 전문화를 가져간 것에 영향을 받기라도 한 것일까. (나오지도 않은 악사의 전문화를 떼서 드루를 미리 줬다거나...)

개인적으로 악사는 딱 100레벨만 찍고 유물까지만 얻은 상태라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 경험했을 때를 기준으로 스킬 컨셉을 평가해보면 다음과 같은 느낌이 든다.

오버워치 영웅 종합체.

물론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스킬들이 이런 느낌을 강하게 전달한다.

- 이중도약 = 겐지의 이중도약이 곧바로 떠오른다.

- 활공 = 메르시의 활공.. 말이 필요 없다.

- 지옥돌진 = 이건 트레이서 점멸이냐 겐지 질풍참이냐 주변 지인들과 논란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반반이라고 본다. 이동 영역 전체에 데미지를 준다는 점은 질풍참, 이동 가능한 방향이 지면과 수평으로만 제한된다는 건 점멸.

- 조각난 영혼 = 리퍼의 영혼 수확. 적이 죽거나 특성에 따라 피해를 줄 때 일정 확률로 구슬(!!!)이 떨어진다. 접근하면 흡수되고 생명력이 회복된다.

- 안광 = 자리야의 입자포(기본 공격). 빔의 생김새도 유사하지만, 와우처럼 타게팅 기반의 게임에서 마우스를 꺾어 방향을 유지해줘야만 영역 데미지가 지속적으로 적중한다는 결과 자체가 매우 흡사하다.

어쨌든 결론은, "기본 이동의 손맛이 좋다"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인 손맛이 좋다고 하기에는 제이 윌슨의 유산(..)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군단에서의 근접 공격 타격감 개선"이 적용된 다른 근딜러들에 비해, "세게 때리는(뚜까패는) 맛"이 상당히 덜 느껴졌다. 피해량 발생 자체는 매우 큰 편이라고 생각되지만, 파멸 전문화의 스킬들이 대체로 허공을 가르는 느낌을 많이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 이동은 이중도약, 활공, 지옥돌진의 활용 덕분에 장난감이나 기계공학의 도움 없이 기본 기술만으로도 쾌적한 움직임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최소한 일리단의 팬이거나, 필드에서 탈 것 없이 돌아다닐 일이 많은 탐험가 플레이어라면 확실히 좋아할 직업인 것 같다.



2. 유물 무기

개인적으로 전역 퀘스트와 함께 군단의 두 핵심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유물 무기이다.

일단 이 유물 무기가 갖는 효과를 감성적인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으로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1) 감성적 - 서사적인 측면

워크래프트 세계관 안에서 유명하고 귀한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심지어 이 유물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앞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확장팩의 처음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선물받은 기분을 가진다. 대표적으로 파멸의 인도자(애쉬브링어라고 더 많이 알려진)나 둠해머를 모조품이 아닌 진품으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와우 세계관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한 각 유물마다 획득 과정에서 고유한 이야기가 담긴 퀘스트를 수행하게 된다. 물론 숫자가 많은 만큼 모든 이야기가 매력적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육성한 직업과 관련된 주요한 이야기들을 체험하고 끝내 값진 무기를 손에 넣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와우 서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모든 직업의 연맹 전당 이야기와 이 유물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직업 만렙, 아니 최소 102 레벨까지라도 도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받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 12직업 캐릭터를 육성중이기도...) 왜 102 레벨이냐면, 첫 번째 유물을 선택한 다음, 나머지 유물까지 획득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이 102 레벨이기 때문.


1-2) 감성적 - 성취감

일단 확장팩 시작부터 힘세고 강한 아침..이 아니라 강한 무기를 들고 시작한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탁월하다. 일단 드군에서 획득 가능한 최고 수준의 무기보다 높은 시작 레벨을 갖기 때문에, 사실상 유물 무기가 군단의 핵심이자 필수 컨텐츠이기 때문에, 무기 교체는 확장팩에서 사실상 강제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외형과 강한 성능, 그리고 새로운 유물 기술의 획득 덕분에 그 강제가 전혀 기분나쁘지 않게 다가온다.


2-1) 기능적 - 새로운 기술

각 직업의 전문화마다 정해진 유물 무기를 손에 넣는 순간, 유물이 가지고 있는 기본 기술인 새로운 유물 기술(사용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유물력을 투자하면서 기존의 스킬들을 강화하는 속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새로운 지속 기술을 획득하기도 한다. 100 레벨에서 멈춰버린 특성 시스템의 상한을 생각하면, 사실상 100~110레벨에서 새로운 스킬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이 유물이다.


2-2) 유물력과 유물 속성

그리고 그 스킬들을 얻기 위한 방법이 직전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유물력이라는 자원을 모아 유물에 투자하고 유물이 성장하면서 발생한 포인트로 1 포인트씩 투자하는 방식인데, 말로 설명하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GUI를 보는 순간 대격변 이전에 와우를 해본 사람이라면 바로 "아!"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바로, 옛 특성 트리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 유물 무기의 속성 화면(위)과 과거의 특성 화면(아래) >

그리고 매커니즘 또한 동일하다. 유물력을 경험치, 유물 레벨을 캐릭터 레벨, 속성 포인트를 특성 포인트로 대입시키면 "자원을 모아 레벨업하고, 발생한 포인트를 투자한다"는 구조가 완벽하게 일치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캐릭터 레벨을 성장시키는 경험치의 획득과 동시에, 무기의 성장을 위한 유물력을 획득해야 하게 되면서 와우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성장축 하나가 추가된 셈이다.

판다리아의 안개부터 새롭게 개편된 현재의 삼지선다 심플 특성 시스템이 탄생한 배경이 기존 특성 트리가 게임의 복잡도를 높여 플레이어에게는 장벽이 되고 개발자에게는 밸런스 난제를 안겨주기 때문에 변경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의외의 회귀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유물과 구 특성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를 깨닫게 되는데 바로 "기회비용"의 유무가 그것이다.

구 특성은 제한된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고민하는 컨텐츠였다. 모든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물 속성은 다르다. 어떤 것을 먼저 투자할 지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유물력을 끊임없이 모으면 결국은 모든 속성에 포인트를 전부 투자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매 유물의 성장 시 마다 다음 성장까지 필요한 요구 유물력의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투자하가다는 낭패가 되기 십상이다. 물론 초기화에가 가능하긴 하지만, 필요한 유물력이 다음 레벨업까지 필요한 유물력과 똑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럽다.


정리해보면 지금까지 군단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유물 컨텐츠에 대한 감상은 다음과 같다.


1) 제작 공수 절감

무의미하게 양산되는 중간 레벨의 데이터가 사라지게 되면서, 제작해야 할 무기 아이템의 개수 자체가 혁신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덕분에 한정된 개체에 더 많은 노력을 들일 수 있게 되면서 각각의 유물들이 더 멋진 외관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확보된다. 아트적인 공수 뿐만 아니라, 게임 디자인적으로도 효율적일 수 있다. 복잡한 유물 속성이 추가 됐지만, 대신 드랍 테이블에서 무기가 완전히 삭제되어버렸다. 무기는 이제 더 이상 사냥이나 퀘스트를 통해 습득하는 항목이 아니게 됐다.

대신 플레이어의 무기 선택에 대한 자유도는 상당 부분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 대표적으로 무기의 형상변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100레벨 이전까지의 무기는 다른 방어구와 동일하게 형상변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다. 하지만 유물이 별도의 아이템 등급으로 분리됨에 따라 일반 형상변환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신 유물 형상변환은 업적 등과 연결된 별도의 컨텐츠로 분리되고, 희소성 있는 형상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뽐낼 수 있는 성격으로 변경됐다.


2) 복수 전문화 육성의 어려움

같은 전문화 내에서 특성을 변경하는 건 (주문각인사가 제작하는 명료한 정신의 전쟁서라는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휴식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는 장소로 제한되지만, 다른 전문화로의 변경은 마치 이중특성처럼 비전투 상태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이렇게만 보면 서로 다른 전문화의 전환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복수 전문화 육성이 이전보다 용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물력"이 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된다. 유물 레벨 상승에 따라 필요한 유물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때문에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거의 밑빠진 독에 물붓는 느낌으로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간다. 물론 효율이 떨어지는 시점부터 다른 유물을 육성하기 시작하면, 획득하는 유물력을 부스팅해주는 "유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나머지 유물의 초반 레벨을 쉽게 끌어 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유물 연구는 결국 주 전문화에서 요구하는 유물력 상승폭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데다, 모든 포인트를 찍지 않으면 결국 심리적으로 모자란 속성만큼 강해지지 못했다는 미완의 느낌을 받기 때문에 과감하게 유물력 부여를 중단하고 다른 유물을 육성하는 건 꽤나 큰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힐러 부족의 심화" 현상이다. 역할 특성상 심적 부담이 높고 주역이 아닌 느낌에 선호받지 못하는 역할군인 회복 담당이기도 하지만, 위와 같은 유물력의 제한 덕분에 이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된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보통 레벨업 과정에서는 딜특성으로 성장하고, 만렙 이후에 엔드 컨텐츠에 진입해서야 힐특으로 교체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되어 왔다. 같이 레벨업 해줄 다른 플레이어가 있거나, 작정하고 레벨업 자체를 던전 플레이로 진행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레벨업 구간의 던전 입장은 힐러가 극심하게 부족해 매칭에 크나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오히려 탱커는 다루기도 쉬워진 편이고 필드 사냥 자체가 원활하기 때문에 전보다 늘어난 느낌이 들지만, "탱 1/1, 딜 3/3, 힐 0/1"의 상태로 매치 대기중인 상태를 매우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아래에서 설명할 "컨텐츠 레벨 스케일링"을 도입한 덕분에 일반 난이도 던전은 100~110 레벨의 캐릭터가 뒤섞여 입장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적어도 레벨대가 한번 더 힐러를 부족하게 만들지는 않는 셈. 하지만 그 힐러들이 영웅 던전에 진입할 템렙을 맞추고 영던으로 넘어가버리면? 누군가가 힐로 부캐를 키우거나 저렙 친구를 도와주려고 파티 입장 하는 등의 이유로 다른 힐러의 입장을 기약 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 일단은 OK, 다음은?

위의 내용들을 종합해볼 때, 일단 아직까지는 유물이라는 컨텐츠가 개발사의 의도대로 잘 동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뭔가, "오늘만 사는 블리자드"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유물의 미래는 크게 두 가지 갈래를 가질 것이다. 하나는 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전까지의 많은 컨텐츠들처럼, 이번 확장팩이 끝남과 동시에 매정하게 버려지는 것이다.

시스템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다음 확장팩의 아이템 레벨로 모든 플레이어들의 유물 수준을 일괄 상향시켜주면서 다시 새로이 유물력을 모으도록 만드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이 때에 플레이어들이 사용하게 될 유물은 지금 유물의 새로운 현상 등급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새로운 유물이 될 수도 있다.

버려지는 시나리오는 와우 역사에서 아주 흔한 방식이다. 가깝게는 드군 초반에 큰 재미를 줬던 주둔지의 현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원할 것 같던 주둔지도 차가운 드레노어의 눈 밭에 버려진 채 대체제인 연맹 전당에게 HUD 버튼까지 자리를 빼앗겨 버렸으니 말이다. (작성자는 호드 기준이기 때문에 주둔지에 눈 밭이라는 표현이 사용. 록타!)


3. 전투 레벨 스케일링

플레이어의 상황에 맞게 몬스터의 전투 수위를 조절하는 스케일링 기술이 군단 사전 패치인 군단의 침공 이벤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투 레벨 스케일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지어서 정리해볼 수 있다.

1) 일대일 스케일링

플레이어의 캐릭터 레벨에 맞춰 몬스터 난이도가 조정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표범 한 마리가 있는데 동일한 표범을 1레벨 캐릭터가 싸우면 1레벨 표범이 되고, 110레벨 캐릭터가 싸우면 110레벨 표범이 된다. 그리고 이는 서로 다른 레벨의 캐릭터가 동시에 같은 대상을 공격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같은 표범과 싸우고 있지만 1레벨 캐릭터에게는 1레벨로, 110레벨 캐릭터에게는 110레벨로 상대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캐릭터 레벨업의 중간 단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전투에 기여하면 되기 때문이다.

2) 다대일 스케일링

파티 권장 몬스터, 필드 레이드처럼 다인 전투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들의 경우, 전투에 참여하는 인원 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몬스터의 강도가 조절된다. 이는 마치 디아블로 시리즈의 방 인원에 따른 몬스터 강도의 증감과 유사하게 이해할 수 있다. 몬스터의 다른 능력치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건 최대 생명력과 현재 생명력이 전투 참여 인원에 비례해서 실시간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한 나쁜 케이스라면, 괜히 한 대 때려서 피는 늘려놓고 전투에 가담하지 않는 숟가락쟁이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처치하고 다른 할 일을 하러 가는 게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게임 구조이기 때문에 많이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호전적인 일부 플레이어는 괜히 피통만 늘린다며 전투에 가담한 상대 진영 플레이어를 무참히 살해하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그냥 죽이고 싶은데 명분이 없어서 갖다 붙인 느낌이 많이 든다....)


위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군단에서는 캐릭터의 성장 부분에 있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일단 개발자 이야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수 차례 홍보하곤 했던, "비선형적인 성장 동선"을 꼽을 수 있다. 이전까지의 와우는 각 지역마다 배정된 레벨 구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캐릭터 생성 지점 근처 지역은 1~10레벨, 인접한 옆 지역은 10~15레벨과 같은 식이다. 하지만 군단의 배경인 부서진섬은, 만렙 지역으로 분리된 수라마르를 제외하면 나머지 스톰하임, 높은산, 발샤라, 아즈스나의 네 지역은 모두 100~110 레벨로 동일한 레벨 구간(사실상 전 구간)을 커버하게 된다. 지역에 설정된 레벨에 따라 어디부터 가야한다 그 다음은 어디를 가야한다라는 동선의 제약이 없이, 플레이어마다 원하는 지역에서 선택적으로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아래에서 설명할 주요 만렙 컨텐츠인 "전역 퀘스트"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역의 퀘스트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플레이해야만 한다. 순서만 다를 뿐 결국은 다 해야할 일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지역과 지역 사이의 동선 제약이 사라진 것은 한 지역 안에서 서사의 시작과 끝이 온전히 종결되기만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한 지역 내에서도 동선이 비교적 자유롭게 퍼뜨려진다는 점이다. 한 지역에 처음 입장할 때는 모두 똑같은 퀘스트를 부여받기 때문에 지역별 시작 위치는 동일하다. 하지만 시작 지점 근처의 임무를 종료하고 나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라는 서로 다른 퀘스트 두 세개를 한꺼번에 제시한다. 아마도 그렇게 러프하게 다음 지역으로 안내하는 퀘스트를 던져놓은 다음, 이동 경로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가이드 없이 배치된 퀘스트를 만나면 수행하라는 것을 의도한 것 같지만, 실제 부서진 섬의 지형이 꽤나 "경로"라는 개념이 옅게 디자인된 부분과 맞물려 플레이어는 지금까지 와우가 일관되게 유지하던 "퀘스트를 따라가는 친절한 성장 동선"을 잃어버리게 되고, 느닷없이 부여된 자유라는 이름의 방관에 빠져 방황하기 쉽다. 대표적으로 경로 자체가 자주 끊어지고, 고저차가 심하고 실내/외 전환이 많은 덕분에 퀘스트 수행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고, "길" 표시가 있는 곳에 다수의 몬스터가 배치된 "발샤라" 지역에서는 지형과 관련된 불만이 공개창에 높은 빈도로 올라오곤 한다. 가끔은 가이드 퀘스트도 없고, 가이드 동선 안에 발견되게 위치하지도 않은 곳에서 뜬금없이 발생하는 퀘스트들이 있는데, 이런 퀘스트들은 나의 현재 위치와 상관 없이 (심지어 가보지 않은 곳도) 전체 지도에 노골적으로 느낌표 표시를 출력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어떻게든 알려준다는 건 좋지만, 그 흐름이 너무나 부자연스럽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비선형적인 성장 동선 외에도, 게임의 근간에 대한 큰 변화를 가져오는 주요한 사항이 있다. 바로 "레벨의 의미 변화"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와우에서 "레벨"이란 곧 "강함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캐릭터의 레벨, 스킬의 레벨, 심지어 아이템의 레벨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뿌리 격인 "캐릭터의 레벨"이 더 이상 강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대단히 놀랍고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내 레벨이 몇이든 몬스터가 내 레벨로 보인다는 것은, 이전처럼 내 레벨이 높다고 나보다 낮은 레벨의 캐릭터보다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좋게 보면 서로 다른 레벨의 플레이어가 자신들의 레벨과 상관 없이 동등한 조건으로 협력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반대로 보면 이전처럼 오버파워로 더 쉽게 컨텐츠를 돌파하거나, 아니면 타인에게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는 기쁨을 적어도 "레벨만으로는"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PvP에서 상대 캐릭터와의 직접적인 레벨 차이는 기존과 동일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필드 PvP 정도에서는 여전히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PvE에 있어서는, 캐릭터 레벨이란 어디까지나 컨텐츠 플레이 진도를 구분하는 지표일 뿐이며, 만렙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기 위한 중간 과정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이번이 이후로 진행될 어떤 큰 흐름의 첫 발걸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욱 이후의 행방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4. 직업(연맹) 전당

일단 명칭에 대한 불만부터 짚고 넘어가고 싶다. 홈페이지의 컨텐츠 소개, 업적의 카테고리명, NPC의 대사, 퀘스트의 요약 설명 등에서 지칭하는 같은 장소의 이름이 통일되지 않고 있다! 대체 이 컨텐츠의 공식 명칭은 직업 전당인가 연맹 전당인가! 멀록의 등지느러미 개수까지 관리한다던 블리자드의 컨텐츠 TF는 그 수장인 크리스 멧젠의 퇴사와 함께 증발하기라도 한 것일까?

여하튼, 군단에서는 직업 전당이라는 장소가 새롭게 추가됐다. 드군의 간판 컨텐츠라고 볼 수 있는 주둔지의 개량형 컨텐츠로 볼 수 있으며, 여러가지 면에서 주둔지의 대체제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니맵 좌하단에 추가됐던 주둔지 보고서가 직업 전당 보고서로 교체됐다. 보고서에 새로운 알림이 발생할 때 화면 중앙 하단에 나타나는 팝업 역시 주둔지의 것이 아닌 직업 전당의 것으로 교체됐다. (굿바이 주둔지) 주둔지와 비교해 직업 전당이 갖는 차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1) 개인 커스텀 요소 최소화

직업 전당은 주둔지에서 무거운 커스텀 요소를 많이 덜어냈다. 어떤 건물을 지을 지 선택지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던 꽤 많은 숫자의 건물들, 그리고 각 건물들마다 주둔지의 세 등급에 따라 바뀌는 외형, 그리고 각종 고유 기능 등을 고려해보면 주둔지는 생각보다 굉장히 거대한 시스템이었음이 틀림없다. 그래선지 이번에 새로 등장한 직업 전당은 개인의 커스텀 요소가 최소한으로 제약된다. (사실상 없다시피한 느낌) 전체 기능들이 직업 전당 퀘스트 진도에 따라 하나씩 개방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진도만 따라가면 모든 플레이어가 동일한 기능을 획득할 수 있다. 선택의 요소도 전당 연구라는 이지선다 옵션 선택지 정도로 극히 일부일 뿐이다.


2) 공용 공간화

드군 시절, 주둔지에 홀로 틀어박혀 주둔지 컨텐츠만 즐기면서 주둔지 공개 채널에서 수다만 떠는 사람들을 일컫는 재미있는 호칭이 있었다. "주키코모리"...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를 맺으면, 파티장의 주둔지에 입장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특별히 필요한 (주로 마법부여였지만) 기능이 있는 경우 종종 다른 플레이어를 주둔지에 초대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주둔지에 찾아가는 일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부분이고, 개인화된 인스턴스 공간이기 때문에 주둔지는 추종자 NPC들로 버글거리는 곳에 홀로 PC로서 존재해야하는 외로운 사령관의 고독 체험의 장이 되곤 했다. 경험적으로는 모든 플레이어가 사실은 주둔지라는 같은 공간에 있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지만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주둔지에 머무는 플레이어의 개수만큼 인스턴스를 생성해야 하는 기술적인 측면이 있다. 물론 블리자드는 돈이 아주 많은 회사고 와우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고작 주둔지의 인스턴스 때문에 서버 메모리에 부담이 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5명이 한 공간을 쓰는 던전보다 다섯 배는 더 많은 인스턴스를 생성해야한다는 부분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직업 전당은 "각 직업별로 공간을 공유"하도록 만들어졌다. 심지어 진영별 분리도 아닌, 호드/얼라이언스 구분 없이 같은 직업의 모든 캐릭터들이 상주할 수 있는 사실상의 퍼시스턴트 필드로 제작되었다. 물론 해당 직업이 아니면 입장할 수 없도록 입구 트리거를 작동하는 조건 등으로 제약을 걸어둔 공간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 필드와 연결된 외부에 존재하는 직업 전당들이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사냥꾼의 직업 전당 같은 경우 군단 지역인 "높은 산"의 필드 어딘가에 있어서 우연히 진입한 플레이어가 사냥꾼이 아니라면 경고 메시지와 함께 내쫓기게 된다(...). (구경만 할게 구경만!)


3) 진영이 아닌 직업별 컨텐츠

이전의 주둔지가 매우 많은 기능들을 수행하는 큰 덩어리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호드/얼라이언스 양 진영에 각 한 개씩의 세트만 제공되는 것이 큰 틀이었다. 하지만 직업 전당은 위에서 설명했듯 진영 구분 없이 같은 직업의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됐지만, 반대로 모든 직업마다 별도의 컨셉을 가진 공간들이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각각의 건물들이 고유한 기능을 갖는 점이나, 등급에 따라 모든 건물이 총 세 종류의 에셋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주둔지와 비슷한 공수가 들었을까 싶지만, 적어도 컨셉이 다른 12개의 공간과 같은 기능이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로 포장해야 하는 각종 내용들을 감안해보면 적잖은 노력이 들어갔으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덕분에 각각의 직업마다 고유한 서사를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유물 무기와 함께 플레이어의 입지를 서사적으로 크게 끌어올리는 데에 기여하는 요소로써 작동한다. 군단에 들어서면서 각각의 플레이어 직업들은 세계관 내에서 매우 대단한 존재로 격상되게 된다. 이 세계의 모든 네임드들이 인정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NPC들이 경례를 붙이는 "사령관"이라는 존재도 처음 나왔을 때 굉장한 호응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더 드높은 위상을 갖게 된다. 대표적으로 성기사의 경우, 티리온 폴드링을 대신해 은빛십자군 전체를 짊어지는 "대영주"가 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그를 상징하는 "무기"와 함께, 존재에 걸맞은 "거처"에 머무름으로써 입지를 실감하게 된다. 이 또한 유물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어떤 존재가 되는지가 궁금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모든 직업을 플레이해보고 싶게 만드는 꽤 강한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5. 전역 퀘스트

이제 출시 전까지 "와우를 디아블로화 하려는 거냐!"라며 팬들에게 원성을 샀던, 하지만 출시 이후에 군단을 "갓단"이라고 부르게 했던, 실제 경험을 기준으로 극단적인 평가를 받은 전역 퀘스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 현상금 사냥의 매커니즘

일단 디아블로3의 2.0 패치 이후로 "모험 모드"와 "현상금 사냥"이라는 컨텐츠를 경험해 본 게이머라면 전역 퀘스트를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군단의 전역 퀘스트는 바로 그 현상금 사냥이 와우라이징(...)된 컨텐츠이다. 군단의 전 지역에 마치 현상금 사냥처럼 지도 이곳 저곳에 흩뿌려진 퀘스트를 찾아 수행하는 방식이며, 그 매커니즘과 심지어 UI 표현 방식까지도 현상금 사냥과 무척 닮아있다.

현상금 사냥의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축약할 수 있다.

- 지도에 컨텐츠 위치를 직접 표시

- 표시된 위치로 이동해 컨텐츠 수행

- 한 지역의 일정 컨텐츠를 모두 달성하면 추가 보상 제공

전역퀘스트 역시 동일한 매커니즘을 가진다.

전체 지도나 비행조련사를 이용할 때 나타나는 지도에 퀘스트 위치와 종류가 표시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가장 가까운 비행조련사 위치까지 이동해 전역 퀘스트를 수행한다.

디아블로의 막(Act) 별 묶음 보상이었던 호라드릭 큐브처럼, 매일 랜덤하게 지정되는 "사절" 세력의 전역 퀘스트를 네 종류 완수하면 사절로부터 상자를 받을 수 있다.


2) 일일퀘스트의 대체제

"샐러리 컨텐츠"라고 불리기도 했던, 그리고 와우를 일종의 노동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던 주역, 일일퀘스트가 군단에 와서 사라졌다. (이전까지 존재하던 일퀘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군단 지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전역 퀘스트다. 전역 퀘스트는 세력별로 어떤 그룹으로 묶여있고, 그 그룹들은 각각 초기화 시간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전역 퀘스트는 한 주에 한 번씩만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전역 퀘스트는 2~3일에 한 번, 어떤 전역 퀘스트는 1일 이내의 몇 시간 내에 한 번 씩 수행할 수 있다. 각 세력 별로 주기가 등급별로 구분되는 것까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부지런한 성격이 되지 못해서 자세한 분석까지는 진행하지 않았다. 여튼 일일퀘스트가 매일 1회의 수행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하루 한 번씩만 접속해서 일감을 처리하면 됐던 것에 반해, 전역 퀘스트는 각 주기가 따로 돌아가기 때문에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어느 세력의 전역 퀘스트가 발생하고 초기화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 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다소 까다롭게 구성되어있다. 따라서 "군단 컴패니언 앱"이라는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도 현재 활성화 된 전역 퀘스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즉, 수시로 게임에 신경을 들이면서 언제라도 접속할 수 있게끔 플레이어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끌 수 있는 컨텐츠가 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일일퀘스트의 주요 기능이었던 만렙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인 보상 제공 및 세력 평판 작업이라는 기능을 온전히 넘겨받았다. 가끔씩 보너스처럼 획득할 수 있는 특정 세력 평판을 상승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제외하면, 전역퀘스트가 평판 작업의 메인 컨텐츠가 됐다.


3) PCG!

최근 게임업게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단어가 된 PCG(Procedural Content Generation). 전역퀘스트는 전형적인 PCG가 도입된 컨텐츠다. 가장 먼저 퀘스트의 종류와 보상이 각각 랜덤 x 랜덤으로 조합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일일퀘스트가 정해진 묶음 안에서 랜덤하게 택1되는 방식이었던 것처럼, 각 세력 별 전역 퀘스트 묶음 안에서 랜덤하게 전역 퀘스트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전역 퀘스트가 일일 퀘스트와 다른 점은 바로 보상이 랜덤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똑같이 퓨마 10 마리를 처치하는 퀘스트라고 해도, 어떤 날은 유물력 증가 아이템을, 어떤 날은 골드를, 어떤 날은 장비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는다.

또한 보상 등급이 플레이어 개개인의 보유 상태를 기준으로 책정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대표적으로 장비 아이템이 보상인 경우, 플레이어의 아이템 레벨을 기준으로 점차 보상 수준이 높아진다. 처음에는 780 레벨 정도를 줬다면, 나중에는 800, 820, 840 과 같은 식으로 점차 보상 수준이 높아진다. 물론 전역 퀘스트 보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장비 등급의 최대 상한은 엔드 컨텐츠 보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항상 유지된다. 그리고 엔드 컨텐츠 보상이 상향되면, 그에 따라 전역 퀘스트의 보상 상한도 함께 상향된다.

장비 아이템의 경우는 확실하게 수치로 보이기 때문에 상승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그 외 골드 등의 보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향된다는 것 까지는 알겠지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얼마만큼 증가하는지는 파악하기가 어려워 상향되는 보상의 종류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추가로 유물력 획득 아이템의 경우는, 직업 전당에서 유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상향되는 획득 유물량 증가까지 더해져 무엇을 기준으로 상향된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6. 명예 시스템과 쐐기돌 신화 던전

엔드 컨텐츠의 두 축인 PvP와 PvE의 핵심 컨텐츠를 한 번에 묶어서 설명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저 군단의 엔드 컨텐츠를 이전처럼 열심히 플레이하지 않아 할 이야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의 문제가 아니라 게이머로서의 여건이 와우 엔드 컨텐츠를 심도있게 즐길 수 있을 만큼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슬픈 어른의 사정같은 이야기이니 자세한 내용은 후략하기로 한다.


1) 명예 시스템

군단에서는 PvP 전투에서만 활성화되는 특성을 일반 특성으로부터 분리시켰다. 덕분에 특성을 고를 때마다 PvE와 PvP를 모두 고려해야하는 뼈를 깎는 고통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중특성이 사라지면서 기존의 이중특성을 이용하던 주 요인이었던 PvE 특, PvP 특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개발팀이 직접 언급했던 개발 의도 또한 상당 부분 제대로 동작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PvP 컨텐츠를 플레이하게 만드는 동기 부여를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초기에는 명예 특성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레벨업을 하게 되고(좋은 스킬이 대체로 뒷쪽에 배치되어 있음), 그 다음에는 매 레벨업 마다 획득하는 꽤 쏠쏠한 보상을 받기 위해 플레이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으로는 명성 등급을 통한 뱃지를 습득하기 위해 컨텐츠를 플레이하게 된다. 특히 이 중 뱃지의 경우,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큼직하게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뱃지가 보이면 "와 쟤는 싸움 좀 하는 애다"라는 인상을 빠르고 강하게 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PvE에 영향을 주지 않는 PvP 밸런스 설계에 용이하다고 했는데, 실제로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PvP 밸런스 수정에 이점이 적극 활용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명예 레벨에 따라 하나씩 잠금 해제되는 명예 특성이, 일반 특성과 달리 세로로 하나씩 해제되게 되는데, 빠르게 복수의 특성을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기존 특성의 문법을 깨뜨리면서까지 억지로 습득 구간을 쪼갠 것이 아닌가 하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그 외에 평점제 PvP 컨텐츠의 보상 같은 경우도 전역 퀘스트가 플레이어의 아이템 레벨에 기반하는 것처럼, 플레이어의 금주 최종 평점을 기반으로 보상 아이템 레벨이 결정되는 부분이 매우 직관적이라 좋은 인상을 받았다.


2) 쐐기돌 신화 던전

군단이 출시된 이래, 신화 던전을 플레이해본 건 지인 파티에 묻어서 간 것 딱 한 번 뿐이기 때문에, 쐐기돌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컨텐츠 설명을 통해 "디아블로3의 대균열과 유사한 무언가"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오래된, 그리고 깊은, 와우 시리즈의 팬이기도 하지만, 12년 된 늙은 게임이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늙은 느낌을 주지 않고 있다는 부분 하나와, 그리고 한 게임이 12년 동안이나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변화해 온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 또 하나 때문에, 와우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열일 제쳐두고 와우 위주로 플레이를 하는 편이다. 덕분에 사놓고 플레이 해보지 못한, 또는 플레이 하다 중단된 수많은 스팀 게임과 PS4 게임들이 항상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라도 대략적으로나마 리뷰를 정리하고 나니 아주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사실 꽤 긴 리뷰지만 주로 새로운 요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보니 여기서 다뤄지지 않은 더 많은 군단의 요소들이 있지만, 이 이상의 정보는 관심이 있는 분들의 직접 경험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글을 마쳐볼까 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공식 사이트나 와우인벤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식 사이트: https://worldofwarcraft.com/ko-kr/

와우 인벤: http://wow.inven.co.kr/




이 글은 GDF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GDF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603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며칠 전 Gamasutra에 Inside 관련 글이 메인에 올라와 분량이 적당해보여서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부족한 언어 능력 탓에 오역이 많을 수 있으니 원문 독해가 가능하신 분들은 가급적 아래 링크의 원문을 추천드립니다.

잘못된 부분은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D

 

Gamasutra 링크:

Developers provide their [spoiler-free] take on Inside

http://www.gamasutra.com/view/news/277645/Developers_provide_their_spoilerfree_take_on_Inside.php

 

번역된 글은 GDF에서도 동일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gdf.inven.co.kr/t/inside/600


 

 

플레이어들과 리뷰어들은 하나같이 PlayDead의 분위기 있는 퍼즐 플랫폼 어드벤쳐 타이틀인Inside의 개발자 Danish에게 감명 받았습니다.
굉장한 성공을 거둔 그들의 퍼즐 플랫포머인 Limbo의 대망의 속편은 개발자들에게 주목 받았고, 많은 이들이 게임의 우아함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믿음을 뚜렷하게 준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입니다.


이들 중 Bioshock 프랜차이즈의 디자이너인 Bill Gardner는, 지금은 The Deep End Game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이건 기술 자체로 놀라운 수준의 통제와 신뢰를 보여줘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플레이어들이 물건들을 찾아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예상되는 질문을 찾도록 내버려두는 배짱까지 보여줘요.”


우리는 몇몇 개발자들로부터 코멘트와 인사이트를 모아봤습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가장 일반적인 걸 제외하면,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 마저도 모두 벗겨냈습니다. 덕분에 여러분은 게임을 망칠 걱정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침묵이 말한다


“Inside의 이야기 진행은 제게 정말로 특별했어요.” Redlock Studio의 컨셉 아티스트인 Timothee Mathon은 말합니다. “이 게임은 Journey나 Monument Valley 같은 다른 분위기 있는 게임들을 많이 연상시켜요.”


Limbo와 마찬가지로, Inside는 대화 없이 전개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우리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Mathon은 말합니다. “그 대신, 환경과 우리의 플레이가 단서를 줘요. 그건 상황과 배경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죠.”

“신뢰는 전체 경험에 스며들어있어요.” Gardner는 말합니다. “퍼즐이 잘 조정된 만큼 플레이어에게 믿음을 줍니다.”


이것은 게임 오프닝의 아름다움에 설명을 더합니다. Playdead는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 스스로의 경험으로부터 각각의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모든 사람은 무언가를 다르게 이해하고 틀림없이 그들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을 보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인 선택이에요.”라고 Mathon은 말합니다.


 

훌륭하고 직설적인 미학


“각각의 방을 수행하면서, 모든 단계가 내 경험이 정확히 Playdead의 의도에 맞는다는 걸 확신하도록 공들여 만들어졌다고 느꼈어요.”라고 Gardner는 말합니다. “여기에는 제가 수 년 동안 퍼즐이나 플랫포머에서 본 적 없는 레벨 디자인의 정수가 담겨 있어요.”


많은 개발자들이 게임의 단색에 가까운 아트 스타일과 미니멀리스트에서 놀라운 풍부함을 발견합니다.

“많은 게임들이 명백히 ‘생기를 불어넣어’요.” Bottle Rockets와 그 밖의 여러 게임의 개발자인 James Cox는 말합니다. “밝고 현란한 것들, 요란하고 과장된 소리들. Inside는 현혹될 정도로 매력적이에요. 타이틀이 조용히 플레이 속으로 사라지는 방법. 곡물 껍질에서 작게 꿀꿀거리는 소리와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캐릭터가 통나무 위에서 균형을 잡고, 선반에 올라가고, 움직이는 오브젝트들을 바라보는 방법들. Inside는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끓어오르지 않아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제겐 단순화를 이루는 건 매우 어려워요.”라고 OhNoo Studio의 Piotr Ruszkowski는 말합니다. “저는 항상 디테일의 덫에 걸려서, 배경에 자꾸 자꾸 추가하는 걸 멈출 수 없어요. 저도 Inside가 완벽하게 해낸 것 같은 그런 절제를 갖고 싶어요.”


 

메뉴 마저 강렬하다


Inside는 끊임없이 절묘합니다. 심지어 게임의 시작 메뉴부터, 배경에 게임의 디테일을 유지합니다. “게임의 타이틀 전개가 플레이로 이어집니다.” Cox는 말합니다. “장면 선택은 즉시 사라지고 장면이 묘사됩니다. 보이는 대로 얻게 되죠. 더욱이, 메뉴는 극도로 작고 간단하게 유지되고, 게임은 불필요한 어떤 요소도 피하고 있어요. 아주 적은 것으로 아주 많은 걸 해내고 있어요.”


또한 Cox는 메뉴의 음향에 대해 극찬했습니다. 그는 “메뉴 화면은 스크롤하거나 무언가를 클릭하는 지에 따라 다른 소리를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게임의 다이제틱(diegetic)한 느낌과 딱 맞는 딱딱한 질감의 소리에요. 장면 선택 화면도 나름의 소리가 있어요. ‘resume’ 메뉴를 눌렀을 때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그저 플레이로 곧장 돌아갈 뿐이에요.”


“정말 간단하면서도 멋지게 동작해요.” Cox는 강조합니다. “분명하게 들릴 거에요. 전 지금 게임 메뉴를 설명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아함(플레이를 벗어나지 않고 여러분의 이목을 끄는 메뉴)과 나태해 보임 사이에 아주 좋은 선이 있어요. Playdead는 게임을 보충하기 위해 이 모든 도움 요소들을 디자인했어요.”


 

식지 않는 긴장감


“Inside는 제가 해봤던 게임들 중 가장 충격적인 경험이었어요.” Mathon은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너무나 멋지다고 느끼는 이유는 명확해요. 이 게임은 제 깊고 깊은 모든 공포들의 완벽한 집합체에요. 길 잃음, 침묵, 신체 손상, 깊은 물… 주사기들 같은 거요. 30분이 지났을 뿐인데, 저는 이미 제가 이걸 끝낼 수 있을 지 알 수 없어졌어요.”


“공포 요소에 있어서, 게임은 온갖 종류의 끔찍한 상황들과 함께 아주 멋지게 돌아갑니다. 특히 개들이요.” Ruszkowski는 말합니다.


Limbo에서처럼, 주인공은 어린아이입니다. 그리고 Playdead는 또다시 그 어린이를 실수가 곧 잔혹한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는 위험한 상황 속으로 몰아 넣어, 감성적인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위험을 무릅씁니다. “제가 실패할 때마다, 캐릭터가 죽는 방법에 정말로 충격을 느꼈어요.” Mathon은 말합니다. “대개 우리는 게임에서 어린이가 죽는 걸 지켜보도록 만들지 않는데, 일부 죽음들은 저를 매우 불편하게 해요.”


“게임 속 최고의 긴장감은 서사 구축에서 비롯되죠.” Cox는 말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여러분이 물건을 줍거나, 모을 때인데, 쿵쿵거리는 소리가 다음 지역에서 오고 있는 걸 알고 있어요. 준비하고… 기다리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자 이제 갑니다.”


“Inside는 공포 게임이 아니면서도, 긴장감을 만드는 핵심 요소를 가진 많은 공포 게임을 뛰어넘고 있어요.”라고 Gardner는 말합니다. 그는 플레이어들이 독특한(지극히 불쾌한) 크리쳐 하나를 찬찬히 소개하는 방법을 인용합니다. “완전 짜증나요. 카메라 뒤에서 이게 퍼덕거릴 때부터, 뭔가 낌새가 기다린다는 걸 알아요. 이후 20 여 분 동안 완전히 발가벗겨진 느낌을 받고, 거칠고 무시무시한 상상이 만들어져요.”


“마침내 그 크리쳐를 대면할 때, 무서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호기심이 들어요.” Gardner가 말을 이어갑니다. “본능은 단순히 달려가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 어떤 아름다움이 있어요. 알아볼 법한 어떤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을 느끼게 되요.”


“개발자로서, 계속되는 확정된 운명에서 가까스로 도망치는 와중이라면, 에픽함에 근접한 걸 약간이나마 만들어본다는 게 기쁠 거에요.” Gardner는 말합니다. “이런 것들이 오랫동안 컨트롤러를 내려놓았던 게이머들을 붙잡아줘요. 놀랍게도, Inside는 이런 완벽하게 조정된 굉장한 순간들을 쉽게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여요. 모든 점프들이 치명적이게 느껴지고, 뒤꿈치를 할퀴는 뭔가 끔찍한 것에 자주 쫓기죠.”


 

Inside의 Steam page:
http://store.steampowered.com/app/304430/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가마수트라에 올라왔던 포스팅 번역입니다.

( 원문 링크: http://gamasutra.com/blogs/TravisHoffstetter/20160107/263175/Traversal_Level_Design_Principles.php )

 

- 이 글은 GDF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GDF 포스팅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95


(* Zerasion: 원문의 Traversal의 번역을 모두 "돌파" 또는 “돌파형”으로 통일했습니다. 더 알맞은 대체어가 있을 경우,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

 


 


2010년에 Crystal Dynamics에서 2013 Tomb Raider 리부트를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2 주 동안은 Assassin’s Creed 2를 작업했던 시니어 레벨 디자이너와 경쟁하면서 돌파형 레벨을 개조하기 위해 이틀이 주어진 “Thunderdome”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기간이 다 되고 나서 채택된 사람이 승자가 되고, 게임에 그의 레벨이 사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플레이어들이 직접 넘어설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점프 매커닉 이상을 사용하는 게임의 레벨을 한 번도 디자인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쉽게 저의 패배를 예상하셨겠지만, 그래도 복합적인 플레이어의 돌파형 매커닉을 사용한 레벨 배치의 복잡성에 대한 공부가 됐습니다.

이 글의 용도에 따라, 저는 돌파형 게임플레이(Traversal Gameplay)를 플레이어가 공간 이곳 저곳을 적극적으로 돌아다니는 게임플레이로 정의하겠습니다. 오르내리거나, 장애물을 넘거나, 덮어쓰거나, 등반하거나, 수영하는 것들은 모두 돌파형 게임플레이의 사례들입니다(물론 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원칙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이 원칙들이 적용된 돌파형 레벨 디자인의 종류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이제, 이 글의 알짜배기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돌파형 레벨 디자인의 종류

선형 – 메인 루트가 오직 하나뿐인 구성. 이 설정은 액션이나 스토리를 보여줄 때가 될 수도 있고 레벨 강도의 연결에 있어 간단하게 힘을 주는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Uncharted 3에서 Nathan Drake가 비행기 뒤에 매달린 화물망을 기어오르는 장면이나 Far Cry 3나 4에서 송신탑을 기어 오르는 걸 생각해보세요.

 

 

오픈형 – 여러 갈래로 나뉜 경로를 가진 구성. 오픈형 구성은 플레이어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갈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합니다. Tomb Raider의 허브 또는 Assassin’s Creed 시리즈의 아무 대도시나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적 조우 돌파형 – 오픈형이나 선형은 각각의 돌파 경로에 적이 있습니다. 적들이 있을 때는, 적들의 정확한 행동 진행과 매끄럽고 유동적인 교전 공간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특별 규칙들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Assassin’s Creed 시리즈의 현상금 사냥이나 암살 또는 수직 요소와 전투를 잔뜩 사용한 Tomb Raider와 Uncharted의 레벨을 생각해보세요.

 


일반적인 원칙

원칙은 위의 세 가지 유형 어디에나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3인칭과 1인칭 게임에 관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이드 스크롤 같은 종류의 게임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3D 공간 활용

Thunderdome 연습에서 졌을 때, 저의 큰 실수는 플레이어가 상하좌우로만 움직일 수 있는 등반 경로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훌륭한 돌파형 구성은 플레이어가 공간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공간 안으로 들어가거나, 공간 위나 아래로 들어갈 수 있게 합니다.

숲 속의 오두막을 떠올려보세요. “훌륭한” 돌파가 되려면, 외벽을 기어오를 수 있어야 하고, 오두막 안팎으로 들락거리거나 지붕 위로 올라가고, 심지어 건물 밑 개구멍을 통해 통과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모든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구성을 더 자연스럽다고 느끼게 하고, 선택을 제공하면서 반복성을 높여줍니다. 길이 선형일 경우라도 3D 공간의 활용은 게임플레이 경로를 새롭게 느껴지게 하면서 더 짜릿한 느낌을 줄 것입니다.

 


2. 다양성은 생활의 양념

최근의 돌파형 게임들은 대부분 다양한 돌파 매커닉을 가지고 있습니다. 난간 매달리기, 맨손 등반, 배수관 타기, 기둥 돌기 등등 아주 많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마지막 모습은 큰 통 같은 걸 움직여 선택할 때 같은 동작을 계속해서 다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규칙은 한 흐름에 2~3 회 이상 같은 매커닉을 절대로 반복하지 않는 겁니다. 꼭 기억하세요, 이건 일반적인 룰입니다. 정글짐 같은 부류의 매커닉은 동작이 아주 빠르기 때문에 더 많이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의심이 될 때는 플레이 테스트로 확인해보세요.

또 다른 일반 규칙은 같은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가지 않는 겁니다. 다르게 생각해보죠. “내가 만든 레벨에서 플레이어는 같은 입력을 계속해서 누르도록 강요 받고 있나?” 플레이어가 매달려서 난간을 따라 가는 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 디자이너는 아래 그림처럼, 서둘러도 30초나 걸리는 길게 뻗은 난간을 배치했었습니다.

이러면 정말 따분해집니다. 난간을 끊고 계속하려면 플레이어를 위 아래로 움직이도록 양념을 첨가하세요.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서처럼 난간을 끊고 난간과 맨손 등반 사이를 위 아래로 움직여 넘어가는 구간을 추가해볼 수도 있습니다. 여섯 가지의 서로 다른 액션 중 한 가지를 골라 끊어줌으로써, 경로에 더 다채롭고 재미있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오픈형 구성은 구조적인 필요에 의해 길게 뻗은 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ssassin’s Creed는 지역 전체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플레이어가 언제라도 흐름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동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플레이어가 지붕을 타는 동안은 긴 직선에 묶여있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모호한 돌파 기하학 금지

플레이어가 등반할 수 있거나 다른 돌파 움직임을 실행할 수 있다면, 이것이 돌파형 경로라는 걸 투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뭔가 돌파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플레이어는 시도해볼 겁니다.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할 수 없었다면, 좌절할 겁니다. 이런 점은 보통 레벨이 아트 작업으로 블록 매쉬가 되는 상황에서 문제가 됩니다. 계속 지켜보면서 플레이 테스트 하세요.

다른 게임들이 이런 부분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살펴보세요. Last of Us는 플레이어가 따라올 수 있게 돌파형 기물에 노란 색을 사용합니다.

 

Uncharted는 맨손 등반을 위해 배치된 벽과 눈에 띄게 다른 특별한 블록을 배치합니다. 푸르스름한 회색 벽과 대조되는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붉은색 벽돌이 어떤 지 보세요.

 

같은 이유로 Tomb Raider에서 매달릴 수 있는 대부분의 난간은 흰색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 * Zerasion: 오픈 월드 레벨을 가진 또 다른 게임인 MadMax에서도 인터랙션할 수 있는 사물이나 지형에 노란색 페인트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4. 못하는 건 더 하고 싶다

돌파할만한 가장 멋진 장소는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곳입니다. 요즘 경험할 수 있는 종류의 많은 게임에서 고층 건물에 기어오르는 이유는 재미있어서 입니다. 여러분의 레벨에 양념이 필요할 때, 플레이어가 갈 수 있는 위험한 느낌의 장소를 추가해보세요. 굳이 특별한 무언가를 위해 별도의 게임 플레이를 더하지 않아도 됩니다. 플레이어가 의미 있고 즐겁게 느낄법한 장소이기만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Batman Arkham Knight의 레벨 중에는 플레이어가 활공해야만 갈 수 있는 열기구 위 장소가 있습니다. 열기구 위를 돌아다니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끝내주는 경치의 이 위험천만한 곳이 얼마나 멋진 지에 흠뻑 빠지는 데에만 십여 분을 썼습니다. 했던 일이라곤 그저 한 번의 활공과 그 위를 돌아다닌 것뿐이었지만, 제게는 끝내주는 돌파 구간들로 채워진 이 게임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또 다른 비슷한 사례로는 Assassin’s Creed 시리즈의 Synchronization Viewpoints가 있습니다. 도시의 다른 곳에서 하듯이 똑 같은 돌파 동작을 할 뿐이지만, 아주 높이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대단히 멋진 느낌을 줍니다.

 

Naughty Dog은 절벽에 매달린 열차, 비행기 뒤에 매달리기, 움직이는 트럭이나 열차를 따라 올라타기 같은 이런 사례들의 대표주자입니다. 이런 것들은 여러분이 현실 세계라면 두려움을 느낄만한 곳으로 몰아넣기 때문에 굉장히 스펙타클합니다.

 


5. 의심되면, 해보세요.

동작 추가는 돌파 양상을 더 짜릿하게 만드는 멋진 방법입니다. 환경에 고정된 요소는 아주 약간의 움직임만으로 재미있는 구간이 될 수 있습니다. Uncharted 3는 대저택 안에서 플레이어가 앞뒤로 흔들 수 있는 두 샹들리에라는 멋진 예시가 있습니다.

 

Assassin’s Creed Syndicate는 플레이어가 달리는 마차 위로 올라탈 수 있는 짱짱 재미있는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동작은 단순히 요소의 세트가 될 수도 있지만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무엇이 되기도 합니다.

 


6. 180도 회전은 좋지 않다.

플레이어가 돌파 경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계속 경로를 따라가는 게 180도 돌지 않도록 정말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건 플레이어의 다음 경로가 플레이어 바로 뒤에 있게 돼서 비직관적입니다. 아주 많은 플레이어들이 다음 경로로 전방 180도만 바라봅니다. 또한, 유연하고 매끄러운 회전을 위해 더 큰 공간이 필요한 경우, 180도 회전은 작은 공간 안에서 끝나야 합니다. 아래 그림의 예시에서, 플레이어가 난간으로 점프해서 위로 올라갔다면, 다음 점프를 위해 완전히 돌아서지 않게 하세요.

 


7. 카메라를 위한 공간 남겨두기

카메라는 플레이어가 돌파하는 동안 모든 돌파 동작을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카메라와 관련된 문제는 카메라가 플레이어 뒤에서 따라가기 때문에 대부분 3인칭 게임에서 나타납니다. 카메라가 플레이어 뒤를 따라가기 때문에, 환경 속 지형물들과 부딪힐 수 있습니다. 아래의 Shadow of Mordor 이미지에서 플레이어가 로프를 따라 돌아다니는 것처럼, 매끄러운 카메라 이동을 위해 카메라가 움직일만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 방법에 주목하세요.

 


적 조우의 특수 원칙

돌파형 레벨에 적이 있을 때는 이 원칙들이 명확합니다.

 

1. 빠른 길은 좋다

플레이어가 적들에게 공격받을 때는, 피해로부터 벗어날 빠른 돌파형 탈출구가 필요합니다. 빠른 길은 플레이어가 재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돌파 경로일 것입니다. 만약 전부 플레이어가 노출되는 긴 돌파형 길이라면, 플레이어는 너무 오랫동안 공격에 노출되기 때문에 좌절할 것입니다.

모든 경로가 다 빠를 필요는 없지만, (전투 계획을 세우는) 플레이어가 판단하기에 빠르게 벗어나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합니다. Tomb Raider 9의 판자촌 레벨은 플레이어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빠른 돌파 경로가 아주 많은 좋은 사례입니다.

 

 

2. 적이 어디서든 공격하게 하라.

때때로 레벨을 만들거나 존재하는 레벨에 적을 추가할 때, 플레이어가 공격받지 않는 장소가 생기곤 합니다. 이건 적 AI를 멍청하게 보이게 만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제 4의 벽(the 4th wall)을 깨뜨리게 하기 때문에 아주 안 좋습니다. 또한, 플레이어는 움직이지 않아도 됩니다. 판단 → 이동 → 공격의 기본 전투 루프를 깨뜨리고 말이죠. 이는 조우의 강도를 망가뜨립니다.

( * Zerasion: 제 4의 벽은 객석과 무대 사이를 나누는 개념적인 장치입니다. 제 4의 벽이 깨졌다는 것은 플레이어의 게임 속 몰입이 깨지고 현실 세계로 튕겨진다는 의미입니다. )

(플레이어를 공격받지 않는 공간으로부터)끄집어내는 행동은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주거나 이동을 강제하는 무엇이라도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가장 쉬운 해결책은 플레이어가 안전 지점을 벗어나 전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이 수류탄을 던지거나 플레이어를 끌어낼 수 있는 행동을 수행할 만큼 충분히 기반을 수정하는 겁니다. 저는 Tomb Raider 9에서 특정한 적이 올라올 수 없도록 높여진 플랫폼이 있는 레벨을 넘겨받았는데, 이를 변경하기 위한 아트 사이클을 갖지 못했습니다. 만약 살아남은 마지막 적이 바로 그 특정한 타입이었다면, 적이 플레이어를 플랫폼 밖으로 나오게 할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정했을 겁니다.

 

규칙은 깨지라고 있는 겁니다.

여기의 모든 일반 규칙과 특수 케이스의 상황이나 매커닉들은 바뀔 수 있다는 걸 염두해주세요. 예를 들어, Batman 시리즈에서 활공과 잡기의 조합은 만들어진 것들 중 아주 재미있는 돌파형 조합 중 하나이며 자주 반복될 만큼 멋집니다.

 

Spider Man의 거미줄 날아다니기도 마찬가집니다.

 

이 원칙들은 여러분 게임 대부분의 돌파 매커닉에 적용될 것이지만, 특수 케이스 시나리오에서 결정하기 위해서는 항상 기반을 통해 느끼고 플레이 테스터를 관찰해야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유로게이머에 올라왔던 포스팅 번역입니다.

( 원문 링크: http://www.eurogamer.net/articles/2014-11-09-warcraft-2-was-terrific-influential-and-absolutely-ridiculous )

 

- 이 글은 GDF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GDF 포스팅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94



Warcraft 2에 대한 대부분의 추억은 주로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애정 어림과 말도 안됨 사이의 어딘가로 빠져듭니다. (5분도 안 되는 액션 게임이나 스포츠 게임의 첫 승리를 빼면)이 게임은 제게 다른 사람과의 기나 긴 심리전에서 승리할 기회를 준 첫 번째 게임이었습니다. 90 년대 중반의 제대로 발달 하지도 않았던 가정용 네트워크 환경에서 말이죠. 우리에겐 CD가 한 장뿐이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Warcraft 2는 멀티플레이어 목적으로 다른 사람과 카피를 공유하는 게 허락되어 있었습니다. Blizzard는 관대한 양반들이었어요.

이 게임은 유닛을 선택하거나 명령을 실행시키면 이상한 고함으로 반응한다고 소개하던 것이 기억나는 첫 번째 게임이었습니다. PC 게이머 전 세대는 여전히 많은 추억들을 가지고 있고 계속 해서 클릭을 하면 병사가 점점 더 화가 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머리 둘 달린 오우거는 싸우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저를 찌르고 계십니까?” 불만에 가득 찬 병사가 소리칩니다. “정말 멀미 나게 하는군,” 함선의 선장이 경고합니다. 여러분의 스피커로 비교적 그럴싸한 구토 소리가 들리기 전에 말입니다. 여러 분이 이해하셔야 할 것은 이게 구식이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날, “귀관의 사운드 카드는 완벽하게 작동합니다!(Your sound card works perfectly!)”라는 그 소박한 서술만큼이나 유명한 문구를 남겼습니다.

( * Zerasion: “요어 싸운드 카아드 워억스 퍼훽뜰리!”는 당시 DOS 환경에서 Warcraft 2의 사운드 셋업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사운드 카드를 테스팅 할 때 재생되던 소리입니다. 게임 내 휴먼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재생되며 굉장히 인상적이라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있는 문구입니다.)

유사 사례로 게임에서 양을 반복적으로 클릭하면 양을 폭발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중립 유닛들이 맵을 돌아다니는 이유나 이들이 제공되는 목적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저 저처럼 유치한 청소년들의 즐거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았고, 우리는 이게 끝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림 1. 큰 전투를 운용하는 부분은 한 번에 최대 9 명의 유닛들만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은 약간의 성가심을 항상 갖고 있다. ]

우리가 이 게임을 끝내준다고 생각했던 건 Warcraft2가 시뮬레이팅과 유치함이 완벽하게 믹스된것이 필요한 청소년기였던 우리들이 상상해오던 바로 그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전략(RTS) 게임은 여전히 초창기에 있었고, 자원 수집과 부대 운용의 혼합은 새롭고 흥분됐고, 전쟁의 전투는 끊임 없이 시뮬레이션 됐습니다. 전장을 가로 질러 전투/비전투 유닛 사이를 오가며 카메라를 비추고, 새 건설 명령을 하달하고, 기지가 방어 됐는지 확인하고, 두꺼운 검은 베일같은 전장의 안개 너머로 병사들을 보내는 것은 마치 끊임없이 돌아가는 접시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은 이 시대의 RTS 게임들 모두가 가지고 있던 것들입니다. 여러분은 경제 학자이자 동시에 전략가입니다. 어느 한 역할이라도 실패한다면, 다른 쪽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와 동시에, 심지어 그 시절에도 우리는 뭔가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좁은 길에 놓인 위블(weebles)처럼 유닛이 다른 유닛을 가로막아, 아니나 다를까 최소 한 기의 궁수를 멀리 돌아가게 만들어 적에게 공격받게 만드는, 취한 것 같은 길 찾기 방식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적 본진을 가로지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일꾼 유닛이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는 대신에 금과 목재를 채집하기 위해 적군을 용감하게 몰아내려 하는 완강한 결정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웃기는 건 필연적인 병사와 건물의 대결입니다. 적군의 건물을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마침내 건물에 불이 붙고 폭발할 때까지 병사들이 검으로 베거나 화살을 퍼붓는 것입니다. 옛날 게이머들이 맹목적이고 너그러운 양반들이었을 거라고는 잠깐이라도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는 심지어 성을 찌르는 것도 바보 같아 보인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 * Zerasion: 검색해보니 Weeble 은 오뚝이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미국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Weeble )

이런 것들 스스로가 RTS의 기준을 확립했고 우리는 향후 수 년간 이를 벗어난 방식을 찾아낸 게임을 보면 환호했습니다만, 한동안 벙어리 유닛과 이상한 일들만 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임의 페이스가 너무 정신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더 많은 유닛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심지어 그들을 먹일 농장이나 필요한 만큼의 목재, 금, 기름조차 창고에 있기도 전에 그렇게 됩니다. 이것들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자연스럽게도 더 많은 일꾼 유닛들을 생산하는 것이지만 그건 또다시 더 많은 농장이 요구됩니다... 이 경제 사이클은 여러분의 통제 아래 돌아가는 엔진도 아닐 뿐만 아니라, 중대한 취약점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공습으로 농장 한 두 개를 잃으면, 병력을 확장시킬 능력을 잃게 됩니다. 전투 계획을 계속 밀어 붙여야 하는 동안에도 돈과 시간을 들여 잃은 농장을 다시 지어야만 합니다. 타격 받은 사람을 다시 공격하는 것은 거의 항상 재정적인 빠른 타격을 수반합니다.

 

[ 그림 2. 유닛의 크기와 건물의 크기가 조금 밖에 차이 나지 않는 게… 재미있다. ]

언급했던 첫 승리는 계속 늘어나는 잘 키워진 궁수 부대를 그만큼의 부지런함이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에, 전략적 이라기 보다는 경제적인 승리였습니다. 상대를 무찌를 수 있었던 건 상대가 손에 넣은 금광의 남은 채굴 가능량을 계속 체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너무 바빴던 나머지 지나치게 많은 일꾼을 금광에 보내고 있었던 덕분에 휴먼의 체제를 효과적으로 만들어주게 됐습니다. 마지막 금괴를 토해내고 금광이 무너졌을 때, 그제서야 그는 피해 입은 자신의 기지를 복구할 방법과 전장으로 새 오크들을 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동안 맵 반대 편에서는 저의 또 다른 공격 병력이 느리지만 부지런히 구성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뻔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Warcraft 2는 각 유닛들마다 뚜렷한 능력이나 어떤 종류의 이점을 주거나 전략들의 조합을 중요하게 만들거나 주력으로 업그레이드된 투석기 부대에게 떨어져 있는 보병들이 격파되는 등의 훌륭한 일들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앞에서 말한 것들 외의 게임 속 대부분은 화염을 뿜어낼 때까지 맹렬히 찌르는 것처럼 쓸 데 없고 비싸기만 한 소모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요즘은 Warcraft 2가 거의 20 년 전 게임이라는 것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특별했던 그 게임의 결과를 지금까지도 아주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죠. 저는 그 승리를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만약 내가 모든 접시들을 충분히 빠르고 오랫동안 돌아가게 할 수 있었다면 일어날 수 있었던 것들 같은 그 승리의 구석구석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게임을 다시 해봤는데, 불공평하게도 멋지게 숙성 됐을 거란 기대와는 달리,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투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친숙한 특정 종류의 무언가가 있었고, 명확하고 또한 자랑스럽게 후대에 상속되어야만 할 많은 문법들과 매커닉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Warcraft3를 위한 정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많은 매커닉들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폭발하는 양과 같은 요소들은 World of Warcraft에서 재등장했습니다. 머리 둘 달린 오우거의 말다툼은 DOTA2의 영웅 안에서 살아 숨쉽니다.

우리가 뚜렷한 혈통을 추적할 수 있는 일도 흔치 않지만, 그게 지금까지 유지됐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입니다. 이제 저는 게임에서 승리했던 그 때보다 두 배나 더 나이 들었고, Blizzard는 세대를 넘어 뻗어나가기 시작한 여러 프랜차이즈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Starcraft 2, Hearthstone, Diablo 3 등에서 첫 승리를 경험한 더 많은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확신컨대, 이들은 빛나는 무대 위에서 벌어진 더 부드럽고 더 영리하고 더 지능적으로 수행된 더 우아한 승리입니다. 우리가 성을 찔러 대던 시간들을 이들이 영영 알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애정 어리면서도 동시에 말도 안되는 자신들의 추억들을 만들어 갈 거라고 크게 확신합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가마수트라에 올라왔던 아티클의 번역본 입니다.

(원문 링크: http://www.gamasutra.com/view/news/262869/7_uses_of_procedural_generation_that_all_developers_should_study.php )

 

- 이 글은 GDF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GDF 포스팅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89
 

 


 

 

Diablo, Rogue, Spelunky, Daggerfall, Elite, Spore, 그리고 Football Manager 류와 같은 적절한 게임들의 절차적 생성 컨텐츠(Procedurally generated content, 이하 PGC)는 아주 신비롭습니다. PGC는 디자인을 향상시키고, 핵심 시스템 순환 구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합니다. 시간과 돈을 절약시켜주기도 하죠. PGC는 출시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Skyrim이나 Minecraft 같은 게임들이 계속 플레이하는 막대한 플레이어들 기반을 끌어들이고 유지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리고 많은 기대를 받는 Hello Games의 No Man’s Sky를 받치고 있는 중심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절차적 생성은 잘못 이해되거나 잘못 사용되기 쉬우며, 작동 중인 여러분의 게임에 많은 것들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디자인하는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똑똑한 개발자들과 상의해서 흥미롭거나 개성 있는 방식의 기술을 사용한 게임들의 리스트를 모아봤습니다.

아래의 게임들은 저마다 큰 효과를 위해 절차적 생성을 사용했고, 이들을 배우는 것은 알고리즘 생성을 통해 더 나은 게임을 개발하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1) Crusader Kings II: 꼬인 족보는 생성된 인격에 역동성을 만든다
 

 

PGC는 주로 활용되는 환경이나 레벨 디자인만큼 캐릭터와 시스템에도 성공적으로 디테일과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PGC는 중세 시대 전략 게임 Crusader Kings II에서 컴퓨터가 조종하는 캐릭터의 인격을 부여하는 바로 그 도구입니다. 이 인격은 표면 아래에서 캐릭터의 결정에 밸런스를 바꾸는 간단한 숫자들(+1 음모나 -10 탐욕 같은 것들)로 다양한 특징들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관계와 행동들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중세 권력 구조의 중심에서 가족적인 연결에 대해 매혹적이면서 드라마틱한 방법으로 이 특징들을 결합시킵니다.

Kitfox Game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Tanya Short는 e-mail을 통해 게임의 인기가 오래가는 방법과 그 주위에서 생겨난 깊은 포럼 토론들이 플레이어들은 기꺼이 감정적으로 숫자와 (보통은 단순하지만 같이 엮이면 복잡해질 수 있는) 결과적인 행동들을 쓴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거의 근접할 수 없는 하드코어 게임이 될 때까지는, 이건 거의 The Sims 같았어요,” 그녀가 말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개성과 그들의 정치적인 성향 등에 대한 내부 일관성을 설명하기 위해 서사가 드러나는 걸 좋아해요. 특히 중세 유럽처럼 본질적으로 흥미로운 정황인 경우에 더 그렇죠. 이런 이유로 Crusader Kings II 포럼의 ‘문맥을 벗어난’ 글타래들은 항상 인기가 좋아요.” 그녀는 들뜬 목소리로 예시를 설명하며 이 곳을 인용했습니다.

챙겨가기: 만약 절차적으로 생성된 AI 캐릭터나 관계들이 알려진 특징들로 한결 같이 예의에 맞게 행동한다면, 아마 내부의 숫자들이 투명하다면 더욱 더, 플레이어들은 절차적으로 생성된 AI 캐릭터나 관계에 감정적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2) Shadow of Mordor의 더욱 맛깔 나는 적들

 


톨킨 풍 액션 RPG인 Shadow of Mordor 역시 일반적인 레벨과 맵의 PGC를 빗겨갔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오크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컨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모든 오크는 유니크하다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네메시스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알고리즘에 의해, 모든 오크들은 이름이나 외형부터 말투나 다른 오크들과의 관계까지도 생성됩니다. 이 게임은 마치 레고 블록들처럼 캐릭터의 요소들을 끝없이 결합하고 재결합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만약 한 오크가 플레이어 캐릭터를 죽인다면, 그 오크는 사우론의 군대에서 더 높은 랭크로 승급합니다. 그리고 그 오크는 다시 만날 때 플레이어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크가 죽거나 다치면, 다시 되돌아가고 이제 새로운 능력, 해결할 큰 원한, 절차적으로 생성된 상처(예를 들어 눈을 찔렸다면 눈 위의 철판, 목이 베였다면 머리 위의 자루)를 자랑합니다.

이 시스템은 경쟁과 반목과 휴식 속에서 플레이어에게 개인적인 소득(일시적으로 어떤 오크를 상급자에게 대적하게 만든다거나)을 위해 오크들의 사회망을 활용할 더 많은 기회를 발생시킵니다. 대부분의 비디오 게임들의 상호작용은 나쁜 사람을 죽이는 것이 기본 모드지만, 이 시스템은 매우 희귀하게도 나쁜 사람이 되는 감정적인 관계로 여러분을 밀어 넣습니다. BioShock의 디렉터인 Ken Levine은 Shadow of Mordor를 “최초의 ‘오픈 서사’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어드벤쳐 북의 선택처럼 그저 가지치기 하는 것보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성실하게 적응하는 전통적인 게임 서사의 생성에 있어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챙겨가기: 적의 특성과 전투 후 상처를 절차적으로 생성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이 다른 모든 플레이어들이 만나는 같은 스크립트로 짜여진 서브 보스가 아닌, 특별하고 유일한 맞수와 싸우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3) Spelunky의 예측할 수 없는 레벨과 역학적인 숙달

 

Derek Yu의 Spelunky보다 절차적 생성에 밀접한 건 아마 Rouge와 Diablo 정도밖에 없을 것입니다. 플랫포머로서의 탁월함은 매커닉과 기본 시스템의 숙달보다는 (여러분이 플레이 하기 직전에 모든 레벨이 생성되는 것처럼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레벨을 암기하는 것을 강요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뉴욕 대학교의 부교수(이자 이 분야의 연구원)인 Julian Togelius는 (레벨부터 규칙 세트까지의 숙달에 주안점을 둔) 이 같은 근본적인 변화가 의미 있는 방법으로 절차적 생성이 사용된 최고의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Julian은 말합니다. “다음에 올 도전들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건 절대적으로 중요해요. 그리고 그게 바로 레벨 디자인이 정말 중요하다는 이유이기도 하죠.”

실제로, 전형적인 Spelunky 플레이어는 레벨들을 수천 수만 번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오직 매우 적은 비율만이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16 레벨과 최종 보스를 한 번의 플레이로 돌파하는, 게임의 승리 버전을 달성했을 뿐입니다. (다른 엔딩들로 이어지는 숨겨진 레벨들도 있습니다.)

레벨들을 계획에 따라 조립하는 것에 주목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적, 상인, 아이템, 동굴 벽, 다른 요소들의 배치에 대한 의사 난수(pseudo-random) 속에 정확한 방법이 있습니다.

2008 년에 오리지널 Spelunky가 출시된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모조품들이 튀어나왔지만, 아무도 저작과 무작위성과, 고상함의 똑같은 조합은 거머쥘 수 없었습니다.

챙겨가기: 간단한 공식에 따라 실시간으로 레벨을 생성함으로써, Spelunky는 플레이어가 게임의 기하학적 구조보다 규칙과 시스템을 숙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Zerasion:

검색해보니 '의사 난수'는 실제 난수와 달리 난수"처럼" 보이도록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된 난수를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4) Dwarf Fortress의 상호 연결된 알고리즘 시스템

 

배우는 데에만 몇 개월이 걸리는 Dwarf Fortress는 가차 없는 복잡도와 야망에 길을 잃기 쉽습니다. 처음에 모든 세계는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자세한 드워프의 혈통을 생성합니다. 저에겐 한 때 매일 같이 이리 저리 퍼져 나가는 왕조와 산맥 옆에 만들어진 강력한 요새의 이야기를 향유하게 해주는 동료가 있었습니다. 동료는 제게 사랑, 상실, 배신, 재난, 모험, 기근, 화마, 살인, 코미디, 지각을 가진 미친 닭, 그 밖의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줬습니다.

Tanya Short에게, Tarn과 Zach Adams의 에픽한 드워프 생활 시뮬레이터에 대해 가장 영감을 주는 것은 기저에 깔린 수십 가지가 상호 연결된 알고리즘 시스템의 간단함입니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Dwarf Fortress를 어떤 창조론자의 천재적 공학의 산물로 보지만, 이 게임은 연소 기관보다는 섬세한 밀푀유(mille-feuille)에 가까워요.”라고 말합니다. “각 요소는 각자의 규칙들을 가지고 있고, 그 밖의 모든 것들의 규칙을 따르지만, 거의 무한대로 포개져 그 상호 작용에서 우주에 가까운 복잡성이 만들어져요. 보이는 건 줄이고, 진화는 더하는 거죠.”

챙겨가기: Dwarf Fortress는 명백한 복잡성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단순한 요소들이 플레이어들이 마주칠 모든 절차적으로 생성된 것들과 겹쳐지는 방식에 주목할 만합니다. 모든 세션의 플레이어는 새로운 유니크하고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드워프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Zerasion:

"보이는 건 줄이고, 진화는 더하고"의 원문은 "Less vision, more evolution" 입니다.

뭔가의 패러디 같은 굉장히 멋진 표현 같은데 잘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TT^TT


 

 

5) RymdResa: 적대적인 외계 은하의 사색적인 광대함
 

 

로그라이크는 최근 북적거리는 인디 바닥에서 발에 차일만큼 넘치지만, RymdResa 만큼 깊이 있게 절차적 생성을 다루는 건 거의 없습니다. Elite나 아직 개발중인 No Man’s Sky처럼, 이 게임은 누구도 방문해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행성과 우주 쓰레기들로 가득한 광대한 우주를 절차적으로 생성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오직 하나의 목적을 위한 것입니다. 바로 플레이어를 외롭게 만드는 것이죠.

플레이어는 가끔 다양한 부유 인공물이나 다른 우주선들, 천체들이 가로지르거나 플레이어가 명백히 안전 지점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재해가 갑자기 나타나는, 적대적이고 어두운 무의 세계 사이를 표류합니다.  RymdResa의 멋진 부분은 플레이어의 우주선 내부 한 켠에 있는 비행사의 시 토막 입니다. 세계를 만드는 알고리즘에서 전체적으로 위험하고, 쓸쓸하고, 평화롭고, 광대한 어조나 느낌이 드러납니다. 이런 미학적 요소들은 보통 손으로 만든 레벨 디자인의 영역이지만, 여기서는 여러분이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우주를 만드는 절차적 생성 알고리즘의 낯설고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더욱 향상됐습니다.

챙겨가기: 절차적 생성의 초자연적인 경향은 플레이어의 분위기를 설정하기 위한 어조나 주제의 퀄리티를 두드러지게 하거나 레벨 디자인을 위한 낯설거나 위험한 감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6) Civilization의 탐험을 조장하는 새로움

 

 

Civilization 시리즈에서 오직 손으로 만든 고정된 맵 만으로 어떻게든 플레이 해보려는 시도는, 이내 지겨워지고 맙니다. 이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일련의 흥미로운 상황의 선택에 대한 좋은 디자인이 되는 Sid Meier의 격언은, 어디에 누가 있고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제대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Togelius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번 새로운 맵에서 플레이 하는 것은 전체 게임의 초반 절반 동안을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기틀이나 만나게 될 문명들을 탐험하는 게임 플레이 경험에 절대적으로 중요해요.”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Civilization 같은 게임들(또는 실시간 전략을 사용하는 Age of Empires)이 오직 손으로 만든 맵 만으로 비슷한 상호 작용 시스템을 가진 다른 많은 게임들이 번창하는 동안에 성공하려면 절차적 생성이 필요하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절차적으로 생성된 맵은 탐험심을 고취시키지만,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과 전략들에서 밸런스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2013년에 Togelius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멀티플레이어에 집중된 RTS인 Blizzard의 StarCraft의 절차적 생성 맵을 테스트하는 팀의 일원이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우리는 게이머 커뮤니티의 경멸을 받았어요. 맵이 100% 대칭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챙겨가기: 만약 발견이 핵심 게임 플레이 루프가 아니라면, 절차적 생성 없이 더 나은 멀티 플레이어 밸런스를 얻을 수 있지만, 절차적 생성은 플레이어들이 탐험하고 실험하게 하기 위해 로그인 할 때마다 새로운 맵을 만들 수 있습니다.

 


7) 실험적인 절차적 생성 게임들이 제공하는 어려운 문제에 집중된 창의적인 해결책

 

PGC의 가장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부분은 영리 목적의 게임 개발보다 학술 연구에서 비롯됩니다. 최근의 Georgia Tech 프로젝트는 유튜브 비디오를 보고 배운 알고리즘을 이용해 Super Mario Bros의 자동 레벨 생성기를 만들었습니다. 또다른 Georgia Tech 프로젝트는 상호 작용되는 간단한 서사를 생성합니다.

그리고 ANGELINA라고 불리는 게임 생성 AI는 (소재 단어와 같은)자연어 입력으로 매커닉까지 아우르는 게임 전체를 절차적으로 생성합니다. 또한 디자이너인 Michael Cook은 2014년에 많은 다른 흥미로운 것들 가운데 절차적 살인 미스터리 게임을 만들면서, Procedural Generation Jam을 운영합니다.

챙겨가기: 학문적이고 실험적인 인디 개발 분야는, 가끔씩 어려운 컨텐츠 문제에 대한 새롭고 생산적인 해법들을 제시하는 것처럼, 계속 시도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들에 어울리도록 게임의 디자인을 적응시킬 시스템 개발을 지원할 때에 특히 유용합니다.


 

단순한 컨텐츠 공장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게임들이나 다른 절차적 생성 사례들에서 배우신 것처럼, 이들이 문제를 해결할 도구라는 걸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절차적 생성을 끝 없는 환경과 수 많은 레벨을 얻거나 모두 다르게 보이고 행동하는 적을 디자인 할 랜덤 요소를 추가하도록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손으로 만들 경우 아주 어렵고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짜고 테스트하는 건 그 자체로 이미 막대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것들이 다른 시스템들과 서로 상호작용할 경우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더 많은 다양성이 항상 더 나은 게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관점을 절대 잃지 마세요.

절차적 생성이 단지 컨텐츠 생산 도구인 것만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 대부분의 게임들, 그 중에서 특히 RymdResa는 절차적 생성을 미학적인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낯섦 또는 미지의 감각을 더하거나, 디자인에 자연스러운 색깔을 내기 위해서요.

PGC는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어떤 목적에도 부합할 수 있습니다. Spore 같은 적응형 애니메이션 시스템이나, Diablo나 로그풍 던전 기반, 무한한 레벨, 진화하는 도시, 외계 지형, 무한한 반복성, 공감할 수 있는 시스템, 적응형 음악, 그 밖에 무엇이든지요.

절차적 생성을 사용한다는 건 모두 이 간단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여러분의 게임이 여러분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잘 정의된 알고리즘이나 알고리즘 세트의 요소는 무엇인가요?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이 글은 GDF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GDF 포스트 링크: http://gdf.inven.co.kr/index.php?/topic/378-아카이브-매우-효율적인-오픈-월드-매드-맥스/

===========================================================================================================================================

 

최근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굉장히 오랜 만에 게임 하나를 알알이 뽑아먹은(?) 행복한 경험을 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이나 SNS 등을 통해 틈틈히 주변에 홍보했던 "매드 맥스Mad Max"가 바로 그 게임입니다.

  

 

비단 최근의 유행이라면 유행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 아니면서 현실감 있는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게이머의, 아니 인류의 열망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지금의 오픈 월드라 불리는 장르처럼 흘러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오픈 월드는 몇 가지 어려운 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제작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죠. 오픈 월드라고 부를만한 정도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월드의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야 한다는 게이머의 기대가 있는 데다가, 그 큰 규모를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아티스트들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게 되고, 또한 그 큰 월드를 매끄럽게 돌아다니고 그 안에서 다양한 행동들을 하려면 기술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어디 이 뿐인가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일종의 놀이터에 가까운 "마인크래프트"라도 만들 게 아니라면 그 큰 월드를 채울 무수히 많은 컨텐츠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시간과 노력을 짜내어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들인 공만큼 재미가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너무 많은 할 일들이 온갖 곳에 존재하게 되면서 플레이어는 굉장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시스템이 가이드 수준을 넘어 플레이 자체를 간섭하게 되기 쉽고,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오픈 월드"라고 부르는 장르의 특징적인 장점인 자유로운 행동이라는 부분에서 근본적으로 충돌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오픈 월드라는 형식은 일단 만들기도 어려운데, 잘 만들기는 더더욱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부터 설명할 매드 맥스는 제목으로도 적은 것처럼, 무척이나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오픈 월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 아트 리소스 제작

게임 제작의 많은 부분이 정량적으로 작업물을 측정하기 어려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번뜩이는 디자인 아이디어나 획기적인 알고리즘 등은 단지 시간을 들인다고 무조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상대적으로 아트 리소스들은 상당히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게 만들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초안 단계의 획기적인 무언가는 정성적이지만 그 이후의 제작에 들어가는 피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정량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아티스트 분들의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만 놓고 말하면, 매드 맥스의 비주얼은 굉장합니다. 주변에서는 드라이브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는 것이야말로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가치라고 반 농담을 던질 정도로 굉장히 볼만한 화면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게임의 무대가 되는 지역의 크기에 비해, 아트 리소스들이 차지하고 있는 "밀도"가 굉장히 낮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스카이림의 숲과 이브온라인의 우주를 비교해보자면, 스카이림의 숲은 생태를 구성하는 풀들도 여러 종류고 여기 저기 흩어진 돌들도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숲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나무들의 모양도 매우 다양합니다. 물론 스카이림도 역시 효율적인 레벨 구성을 위해 기술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일단 그 재료가 되는 아트 리소스들은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건 맞는 거니까요. 그리고 환경만 있을 수 없죠. 숲에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 소형 중형 대형 동물들이나 각종 인물들, 그리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나 머무는 건물들.. 필요한 리소스들이 어마어마합니다.

 

< Skyrim의 게임 화면 >

이와 극단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이브온라인의 우주는 어떤가요? 배경을 표현하는 우주 이미지 하나와 적당히 떠다닐 우주 쓰레기나 우주 정거장, 그리고 적 기체 정도면 끝납니다! 세상에! 배경을 "우주 이미지 하나"로 끝내버릴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함이란! 하지만 누구도 이브온라인의 배경을 저급이라고 폄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우주는 무의 공간"이니까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당연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 Eve Online의 게임 화면 >

매드 맥스의 세계도 비슷합니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이기 때문에 물도 거의 없고 생명도 거의 없는 고도의 사막화가 진행된 곳입니다. 때문에 기초가 되는 "지형"적인 기반만 충실하게 표현되고 나면, 그 위를 채울 요소들의 가지 수는 비약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덕분에 아트 리소스의 제작 비용이 굉장한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기술적인 구동 사양 역시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최소 사양이 얼마나 되는 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렌더링할 개체 자체가 적기 떄문에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은혜로운 배경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 Mad Max의 게임 화면 >

이처럼 넓은 대부분의 필드를 표현할 노력이 줄어든 덕분에, 반대로 노력을 집중해야 할 국소적인 부분들에는 더더욱 힘을 줄 수 있게 됩니다. 이 게임의 월드는 랜덤 구성도 아니고 모두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게임 전체에 몇 개 안되는 적들의 본부와도 같은 캠프들이나 일부 랜드마크가 될법한 대형 구조물들, 또는 시나리오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몇몇 지역들에 대해서는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후반 지역이자 매우 좁은 영토인 The Dump는 매립지라는 컨셉이라 나름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 캠프의 모습 >

그리고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은 바로 The Dunes 이라는 지역인데요, 맵 전체가 거대한 사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다른 곳은 그나마 황무지 정도의 느낌인데 The Dunes은 그야말로 모래밭입니다..! 지도 상에 길로 표시되는 아스팔트 영역도 애초에 적은데, 그마저도 반절 이상이 모래에 묻혀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겉보기와 달리 오히려 굉장히 꽉찬 지역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장치들이 존재하는데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두 세 군데 정도에 "이 광활한 모래 벌판은 사실 도시였고 그 도시는 모래 밑에 가라앉아 있단다"라는 힌트들이 등장합니다. NPC가 알려준 정보를 따라 벌판 한 가운데에 도착하면 그냥 평범한 지하 벙커같은 입구가 있는데 들어가보면 거대한 교회가 있다던가, 지하철 역이 있다던가, 굉장히 평범한 2층 가정집이 있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스토리상 중요한 장소인 The Dunes의 핵심 장소는 "공항"으로 설정되어 있으니 각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실제로 꽤 커다란 도시였다는 것을 플레이어는 현실의 정보를 대입해 추측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폐허가 된 교회 내부, 폐허가 된 집 내부, 폐허가 된 지하철 역 일부 정도일 뿐인데도 말이죠. 이처럼 연관성 없이 제한적으로 주어진 정보들을 머릿 속으로 조합해 연결시키는 것을 "아포페니아(Apophenia)" 현상 또는 아포페니아 심리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저도 몇 년 전에 GDF의 한 번역글(http://gdf.inven.co.kr/t/topic/225/8)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인데 정말 알찬 정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이처럼 굉장히 효율적으로 플레이어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The Dunes의 모습 >

 

또한 유사 장르의 다른 타이틀들인 GTA5나 툼레이더처럼 이야기의 진행에 필요한 연출의 요소를 굉장히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 내 모든 대사는 풀 보이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모든 미션은 길든 짧든 컷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미션에 컷씬이 존재하며 풀 보이스를 지원한다!만 놓고 보면 여느 대작 게임들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미션의 숫자 자체가 굉장히 적습니다. 미션은 굉장히 긴 구간마다 한 번씩 "이제 다음 영토로 넘어가렴" 정도의 동선 가이드 정도로만 동작하고 그 큰 공백을 메우는 것은 오픈 월드형 컨텐츠인 지역 기반 컨텐츠들을 플레이 하면서 발생하는 플레이어 서사일 뿐입니다. 물론 일정 기점을 넘어가면 꽤 빼곡하게 미션으로 스토리텔링을 끌고 가지만 그야말로 후반의 후반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떄문에 게임 전반에 걸쳐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적은 숫자의 연출이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는 전체 게임의 구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게임 컨텐츠를 다룰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오프닝 컷씬 모습 >

 

 

2. 세계관 전달

 

여타 다른 많은 게임들도 메인 시나리오의 전달만큼 세계관의 전달에 비용을 들이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매드 맥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연출을 통한 메인 시나리오의 스토리텔링 빈도가 적다보니,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전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큰 공수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오프닝에서 매우매우 간략하게 "세계 경제가 몰락하고, 핵전쟁이 일어나고, 그래서 사막화가 되었다." 정도로만 영상으로 보여줄 뿐이며, 이는 여느 판타지 배경 게임의 "만 년 전, 대륙에는 마왕과 용사가 있었다."만큼이나 평이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큰 공수를 들이지 않고 이 세계의 시대 설정이나 이전 시대에 대한 배경, 그리고 이전과 현재를 잇는 시대의 흐름까지 플레이어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전달하고 있는 방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바로 "역사 유물(History Relics)"이라는 수집 요소를 통해 이 같은 전달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역사 유물 중 사진의 모습 >

 

게임에서 유물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집 요소"에 그칠 뿐이며,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요소는 1도 없습니다(딱 한 장의 숨겨진 파츠를 찾을 수 있는 힌트를 주는 사진이 있는데, 정말로 딱 한 장 뿐인 예외 사항). 종류는 사진과 메모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사진은 뒷면에 메모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지역 기반 컨텐츠"의 "달성 여부"를 체크할 때 같이 포함되기 때문에 굳이 모으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찾기 어렵게 꼭꼭 숨겨져 있는 편도 아니라 기본 동선 내에서 발견하기도 쉽고요. 일부러 안 모아봤자 나중에 전체 지도를 볼 때 괜히 하다 만 컨텐츠 같은 찜찜한 표시들만 가득할 겁니다. 그래서 여러 모로 전혀 부담감이나 압박감 없이 그냥 길가다가 줍는 느낌으로 모을 수 있는 요소일 뿐입니다.

사진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굉장히 일상적인 것들이거나, 대공황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폭동이나 참극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뒷면의 메모는 주로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 누가 누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단편적으로 당시의 생활이나 시대상을 담게 되는데 이 유물의 양이 모두 103 개나 됩니다. (IGN Wiki Page: http://www.ign.com/wikis/mad-max/History_Relics)

따라서 처음에는 익숙한 현실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과 게임 내 황량한 풍경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게임 세계의 비극을 강하게 전달하게 되고(사진을 본 맥스의 독백이 굉장히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라 대비를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수집한 유물의 양이 늘어날 수록 단편적인 정보들이 모여 현실의 일상에서 매드 맥스의 세계로 이어지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매드 맥스의 사막화 된 풍경이나 인물들의 외관 및 성격, 그리고 주인공인 맥스가 개 사료나 지나가는 도마뱀, 심지어 시체에 생긴 구더기들을 식량으로 섭취하는 광경을 창 너머로 구경하는 분리된 이야기가 아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느끼게 되면서 그 세계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수집 요소와 같은 사이드 컨텐츠로 세계관을 전달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째는 스토리텔링의 비용이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절감됩니다. 컷씬이나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만들어 설명한다거나, 하다 못해 퀘스트 등의 컨텐츠라도 만들어서 전달하려고 하면 잘 전달하기도 힘들지만 일단 제작 비용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둘째는 주요 컨텐츠 또는 필수 컨텐츠가 아닌 방식으로 접근해 강제성을 덜어냄으로서, 능동적인 플레이어들에 선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게이머 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효율 중심의 플레이어 타입에겐 이 같은 세계관을 전달하려는 컨텐츠는 단지 매우 귀찮게 대사가 많은 무언가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마치 수동적으로도 볼 수 있는 TV와 능동적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책의 차이처럼, 굳이 적극적으로 사이드 컨텐츠를 소비하려는 플레이어, 즉 세계관이 궁금해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플레이어들에게 이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유사 사례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스카이림에서 볼 수 있는 "서적 컨텐츠"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드 맥스의 유물은 텍스트의 양 자체가 그 두 게임들보다도 적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죠.

이처럼 위에서 The Dunes의 사례에서 잠깐 언급했던 아포페니아를 세계관 전달에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굳이 전체를 서술하지 않아도 마치 "이어 그리기"를 하듯 사건과 사건들을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연결짓도록 만드는 방법은 매우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작년에 GOTY에서 수상하기도 했던 인디 게임 "This War of Mine"에서도 이같은 비유와 상징을 통한 암시적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시간이 없어 초반 부분만 잠깐 해봤는데 매드 맥스의 유물과 비슷하게 "편지" 형식으로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위기와 시대 배경 전달에 무척 효과적이라는 것도 직접 체감하게 됐었고요.

 

< This War of Mine의 게임 화면 >

 

 

3. 간소화 된 조작

 

매드 맥스는 여러 면에서 간소하게 압축된 게임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리소스도 아껴쓰고 그만큼 컨텐츠의 숫자 자체도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컨텐츠들의 깊이도 그다지 깊지 않습니다.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와 전투와 전투로 점철된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데, 심지어 그 전투마저도 굉장히 간소화된 입력 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게임의 전체적인 호오가 갈리게 되는데 가벼운 접근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쪽과 게임의 깊이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확실하게 평을 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각자의 판단이니 무어라 단정지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어쨌든 유사 장르들과 조작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액션 면을 비교해보자면,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멋진 액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니악한 액션 플레이어가 아닌 층에게 꽤나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배트맨 아캄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공격"과 "반격"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화려한 배트맨의 근접 격투술을 감상하듯이 즐길 수 있는 부분과 비슷합니다. 일단 아캄 시리즈의 전투를 계승/발전 시켰다고 불리는 "Middle Earth:Shadow of Mordor(이하 모르도르)"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간편한 공격/반격 조작과 화려한 근접 전투"를 충실하게 계승시키고, 그 위에 Kill Streak 이라는 콤보 개념을 얹어 몇 콤보 이상 성공하면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액션 게임으로서의 조작"을 발전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 때의 필살기들은 기본적으로 PS4의 듀얼 쇼크 기준으로 서로 다른 두 개의 버튼을 조합해 누르는 것으로 각각의 기술 입력을 구분지어 두었습니다.

반면에 매드맥스는 일단 스킬의 개수 자체가 모르도르에 비해 적은 까닭도 있겠지만, 같은 입력이라도 서로 다른 전투 "상황"에 따라 다른 스킬이 발동되도록, "Contextual Interface"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황적 조작은 "블레이드 & 소울"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E나 F 또는 Space Bar 등의 같은 입력을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스킬로 매칭시켜주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Space Bar는 점프지만 전방의 적이 다운 상태라면 다운 공격기로 바뀐다거나, 내가 적의 공격을 막아낸 상태라면 반격기로 바뀐다거나 하는 방식이죠. 매드 맥스의 전투 조작은 기본적으로 마우스 좌클릭이 공격, 우클릭이 반격이라는 부분은 공통적이지만 여기에 특수 만능키인 E키를 더해 총 세 가지 입력을 기본적으로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좌클릭과 E 키 입력은 다시 짧게 누름과 길게 누름으로 구분해 4 가지로 나누고, 좌클릭 길게 누름과 E, E 길게 누름의 세 입력은 현재 맥스의 전투 상황에 맞춰 각각 다른 스킬들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좌클릭을 길게 누르면 보통은 강공격을 사용하지만 분노 상태라면 Fury Chain Finisher라는 기술로 바뀌고, 적이 벽을 등지고 있다면 Wall FInisher 라는 기술로 바뀝니다. 그리고 만능인 E 키는 기절 상태의 적에게는 단검 마무리, 적이 나를 포박한 경우에는 즉시 포박을 풀고 단검 마무리, 맥스가 분노 상태라면 Fury Grould Finisher, 맥스가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다면 Melee Weapon Finisher, 내가 공격한 적이 방패로 막았다면 Shield Crasher로 각각 바뀌게 됩니다. 마우스 좌클릭과 E키, 단 두 가지 입력 만으로 이처럼 굉장하고 다이나믹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마치 액션 게임의 초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장점이니까요.

만능 입력인 E 키는 전투 외에도 매우 다양한 곳에서 사용됩니다. 기본적으로 대화, 수집, 도구의 사용에 E 키를 누르고 있는 조작이 사용됩니다. 그야말로 기본 Interaction 입력인 셈입니다. 그리고 빠루(..)라는 전문 용어로 잘 알려진 쇠지렛대(Crowbar)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때에는 Mash Button 이라는 표시가 나타나면서 E 키를 두다다다다 연속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갓오브워나 툼레이더에서 무거운 문을 열거나 잠긴 틈을 벌릴 때 사용하던 익숙한 입력 방식이죠. 익숙하면서도 몰입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상 전투의 모습 >

 

원거리 공격 부분은 모르도르의 경우 Focus 라는 일종의 스테미너 또는 마나 같은 별도의 자원을 소모해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활을 조준하면 자동으로 포커스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거의 정지한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덕분에 게임 패드를 기준으로 오른쪽 스틱을 사용해 조준해야 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꽤나 어려운 조작이라는 것을 꽤나 부드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포커스가 다 떨어지면 시간이 원래대로 흐르고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지만요.

매드 맥스는 맥스의 직접 전투의 원거리 공격에 대해서는 슬로우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룰 차량 액션에서는 모든 원거리 공격에 슬로우가 기본 적용되는 친절함을 베풀지만, 맥스의 전투까지 적용하지는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원거리 공격이 어려운가? 라고 한다면 대답은 No 입니다. 슬로우를 적용하는 대신, 퀵 타겟이라는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사실 저는 마우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써본 적이 별로 없지만 원거리 무기를 조준한 상태에서 시점 이동을 하지 않고 있다면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또는 맥스에게 가장 가까운, 또는 정해진 우선 순위가 가장 높은 대상에게 자동으로 조준 표시(하얀 외곽선 표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르면 조준점을 향해 공격하는 좌클릭과 달리, 자동 타게팅된 대상을 향해 알아서 공격하게 됩니다. 아마도 게임 패드를 사용할 때라면 꽤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일 것 같지만 직접 써보질 못해서 평가를 하기는 어렵겠네요. 하지만 원거리 공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황량한 세계에서 총과 탄약은 매우 희귀한 자원이거든요. 따라서 맥스에게 있어 샷건이란 그야말로 궁극의 필살 무기 같은 존재가 됩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간혹 등장하는 기름통에 불을 붙이고 집어 던지는 일이라거나, 적들의 물건을 빼앗아 사용하는 폭발 작살 같은 것들도 있지만 이 또한 자주 사용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맥스는 주먹으로 말하는 사나이니까요. (사실은 차를 타고 다닐 때가 더 많은 것 같지만요.)

그리고 매드 맥스라는 세계의 상징인 자동차, 그리고 그 자동차로 벌이는 액션 부분이야말로 이 게임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라면 GTA 시리즈나 와치독스, 그리고 배트모빌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아캄나이트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GTA와 와치독스는 자동차를 적극적인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작 자체도 전진, 후진, 좌우회전, (핸드)브레이크 정도로만 제공됩니다. 그리고 전투를 위한 존재인 아캄나이트의 배트모빌은 차량 모드와 전투 모드가 분리되어 있고, 차라기보다는 바퀴달린 로봇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기 떄문에 조금 별도로 취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드 맥스의 차량 기본 조작은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전진/후진/좌우회전/핸드브레이크 정도가 제공되지만, 직접적인 기본 공격 커맨드가 있습니다. 바로 측면 들이받기 인데요, 영화에서 차량 추격 씬이 나오면 차를 옆으로 밀어붙여 다른 차량을 공격하거나 들이받는 것처럼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른 상태로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하면 그 방향으로 마치 어깨치기를 하듯이 빠르게 방향을 돌렸다가 다시 핸들을 복구시킵니다. 그리고 차량의 앞은 범퍼 파츠를 강화해 방어력을 높일 수 있지만, 후면이나 측면은 강화 효과가 약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치 월드 오브 탱크의 플레이처럼 옆구리를 잡으려고 적과 나의 차량이 서로 빙빙 도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만들어집니다. 정면 들이받기는 마치 산양의 뿔 들이받기 처럼 니트로 부스트를 이용해 피해를 극대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문 명칭이 Ramming 이더라고요. 아니면 타이어 휠에 날붙이를 달아 그라인딩 데미지를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 차량 전투의 모습 >

 

그리고 자동차라는 점의 기본 동작을 이용한 위의 공격 수단들 외에도, 보다 직접적인 공격 수단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일단 차량 탑승 상태에서도 운전자 맥스의 샷건을 사용할 수 있으며 차량에서는 지상과 달리 조준 시 슬로우가 적용됩니다. 또한 근거리 대상일 경우, 공격할 수 있는 각각의 "파츠"가 별도로 표시되어 조준 사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퀴를 쏘면 타이어가 터져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게 되고, 차량 후미에 달린 가스통을 쏘면 피해량에 따라 가스가 폭발해 차량을 파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살총(Harpoon)을 매우 높은 빈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짐칸에 동승하는 Chum Bucket(이하 첨) 이라는 NPC가 있는데요, 작살은 첨이 사용합니다. 덕분에 운전자라는 상황 때문에 사각에 제한이 있는 샷건과 달리 발사각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마찬가지로 우클릭을 눌러 조준 상태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슬로우 상태가 되며, 가벼운 물체는 즉시 좌클릭을 눌러 작살을 회수해 잡아당길 수 있고 무거운 물체는 작살총을 꽂아 둔 상태로 차량을 이동해 잡아당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캄나이트의 작살총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에요. 작살총도 샷건처럼 조준사격을 할 수 있고 바퀴를 잡아 뽑는다거나 운전자만 뽑아내 차량을 무용지물로 만든다거나, 장갑판을 떼어 내고 다른 수단으로 공격하는 등 활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차량 외에는 들이 받기(Ramming) 면역인 문짝을 뜯어낸다거나 위협 요소인 거대 허수아비 같은 걸 쓰러뜨릴 때 주로 사용하게 되고요.

발사형 무기의 최강자는 작살총의 강화판인, 번개창(Thunderpoon)입니다. 영화 매드맥스를 보면 시타델의 워보이들이 작살 끝에 터지는 무언가를 달아서 차에 집어던지는 씬이 많이 나오잖아요? 바로 그 무기입니다(로망이 한 가득)! 발사와 발사 사이의 쿨다운이 길긴 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번개창은 샷건이나 작살총과 달리 파츠 조준 사격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차량을 통채로 대상으로 지정하며 맞으면 어지간한 소형 중형 차량을 즉시 폭발합니다. 하지만 번개창은 개수 자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황야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틈나는대로 번개창을 모아야만 한다는, 매우 강력한 효과만큼 강력한 제한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위 3종의 발사형 무기와 조금 다른 형태의 또다른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화염방사기(Flamethrower)입니다. 조준 방식이 아니라 슬로우 처리는 없지만, 차량의 진행 방향과 수직이 되는 양 옆으로 강력한 불줄기를 내뿜을 수 있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좌클릭을 유지하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꽤나 강력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차량의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가 매애애애애애애우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효과는 그만큼 강력하지만요. 자연스럽게 사용 전 연료 잔량을 체크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공격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각각 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가스통이 달린 차량은 샷건으로, 운전석이 노출된 차량은 작살총으로, 둘다 여의치 않으면 화염방사기로, 긴급상황이라면 필살의 번개창으로 타입별 적들을 상대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샷건, 작살총, 번개창, 화염방사기의 각 무기를 전환하는 조작은 마우스 휠을 스크롤하는 것으로 매우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전체적으로 왼손은 이동인 WASD와 부스트인 Space Bar에, 그리고 오른손은 마우스의 좌우클릭과 휠클릭 또는 스크롤에서 벗어날 일이 없기 때문에 조작이 매우 간결하고 불편이 한없이 0에 수렴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차량 액션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차량 액션의 정수가 담긴 컨텐츠는 수송단(Convoy)이라는 위협 요소를 상대할 때인데 분량을 조절하기 위해 여기서는 자세하게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화염방사기를 사용하는 모습 >

 

 

4. 잘 시각화된 컨텐츠

 

매드 맥스는 매우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요소들을 사용해 분위기와 전달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GUI를 제공합니다. 이는 정보 전달에 있어 텍스트 의존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보다 즉각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으며, 추가적으로 타 언어 사용자들에게도 게임의 목표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복잡하지 않은 GUI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GUI 때문에 게임의 인상이 나빠질 부분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의 컨텐츠는 크게 미션형과 지역 기반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빠른 설명을 위해 각각을 표로 나타내보면 아래처럼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에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는, 일단 전체 지도(TAB)를 열면 반 이상은 해결됩니다. 표에서도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주된 컨텐츠는 각 지역의 위협 요소(Threaten)를 해결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각 영토들의 위협 수치를 낮추는 것이 게임의 핵심 플레이입니다. 따라서 지도를 보고 아직 못 가본 곳을 간다거나, 가야할 곳을 간다거나, 어디로 갈 지를 정한다거나 등의 결정을 내린 뒤, 차를 몰고 달리면 됩니다. 와우 이후로 크게 유행한 퀘스트 중심의 플레이가 사실은 어디가서 뭘해라 라는 지역 기반의 플레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시작과 끝을 특정한 인물에 귀속시켜 퀘스트라는 "포장"을 해둔 것과 달리, 매드 맥스는 날 것 그대로 "여기서 이걸 해"라고 직접적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 전체 지도의 모습 >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각각의 지역별 잔존 위협 요소는 붉은색에서 주황색 - 노란색 - 녹색으로 변하는 색상 정보로 표현됩니다. 또한 각각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은 각각의 상징화된 아이콘으로 위치와 종류를 직접적으로 표시해줍니다. 진행중인 정보는 위 지도에서 오른쪽 상단에 표시되는 텍스트 박스 내부처럼 표현됩니다. 항목마다 분수 형태로 1/4 처럼 나타내고 모두 달성했다면 녹색 체크 박스로 교체됩니다. 완료 여부를 표시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 요소라면 아이콘을 삭제하고, 기능의 종류가 변경된다면 녹색 체크 박스를 붙입니다. "했다" 라는 피드백을 시각적으로 강하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길드워2를 처음 보고 느꼈던 "지도에 표시되는 수많은 할 일들"과 이와 같이 표시되는 "달성율"이라는 디자인이 굉장히 성취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매드 맥스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와 지도 표현이 이를 충실히 재현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길드워2의 지도와 달성률의 모습 >

 

 

5. 집중된 컨텐츠 간 연계

 

사실 매드 맥스를 플레이하면서, 그리고 하고 나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이 바로 지금부터 설명할 "컨텐츠 연계" 부분입니다. 컨텐츠가 제한적인 미니 게임 형식의 게임들에서는 발생하지 않지만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지는 MMORPG나 액션 및 어드벤쳐류의 대작 게임들은 각각의 컨텐츠들은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지지만 그 컨텐츠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따로 동작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자유도와 방대한 스케일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오픈 월드식 게임에서도 이같은 컨텐츠 연계 단절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은데요,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질 수록 연계 디자인 자체의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사실 절묘하게 잘 연계시켰다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연계 단절만큼이나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매드 맥스는 전체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컨텐츠 별 복잡도가 높지 않고, 명료한 컨텐츠들의 목적성도 분명하게 연계되고 있는 것을 플레이어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만큼 한 지점으로 집중이 잘 되어 있습니다.

우선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클리어 입니다. 그리고 클리어에 필요한 것은 성장입니다. 여기서 성장은 파츠 강화와 지속 효과의 습득으로 나뉘어집니다. 파츠 강화는 맥스와 차량의 각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컨텐츠입니다. 지속 효과는 맥스의 기본 스탯이나 수집품들의 양을 늘려주는 총 열 가지의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맥스의 강화 화면 >

우선 파츠 강화 부분입니다.

강화에 필요한 것은 크게 자원 습득과 제한 조건 해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자원 부분은 게임 내 유일한 화폐 자원인 고철 더미인 스크랩(Scrap)을 모으는 것이며, 이 고철들은 게임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경로로 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고철 수집에 특화된 컨텐츠는 약탈 구역(Scavenging Location)이며, 이는 지도에서 미리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를 향해 이동하다가 발견해야 합니다.

(- 덧붙임. 요새(Stronghold)에 구축할 수 있는 시설(Project) 중에 조사단(Survey Crew)이라는 시설을 설치하면 영토(Territory) 내 약탈 구역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요새의 시설 부분은 플레이를 지속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기도 하며 시설 부품이 대부분 약탈 구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일부러 약탈 구역을 밝히기 위해 약탈 구역에서 조사단 시설 부품을 찾아 다니는 것은 역설이 되기도 합니다.)

 제한 조건의 해제 부분은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합니다. 특정 미션을 클리어하는 조건과 특정 영토의 위협 수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감소시키는 조건입니다. 미션 조건은 스토리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순차적으로 진행해나가면 되고, 황무지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하면서 발생한 시점에, 개별적으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위의 표에서 게임의 주된 컨텐츠라고 설명한 영토의 위협 수치 감소는 감시 초소(Vantage Outpost)라고 적힌 열기구 지점으로 가면 영토 내 위협 요소들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기 때문에 아이콘을 따라 이동해 각 요소들을 처리하면 됩니다. 여기서 위협 요소와 요소 사이를 이동하는 중간에 자연스럽게 약탈 구역을 발견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동선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눈 앞에 보이는 포인트들을 따라 조금씩 조금씩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을 달성해나가게 됩니다.

 

< 챌린지, 명성 및 지속 효과 화면 >

다음은 지속 효과 부분입니다.

지속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리파 토큰(Griffa Token)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포인트 입니다. 그리파는 게임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넝마주이 NPC인데요, 신출귀몰하게 어느 골짜기 같은 곳에 나타나며 맥스가 찾아가면 알 수 없는 대사를 하곤 환각제 같은 걸 불어넣어 줍니다. 그리고 환각 상태에 빠진 맥스에게서 잠재된 어떤 능력치를 끌어올린다는 컨셉인 것 같습니다. 이 그리파 토큰을 얻는 주된 방법은 챌린지라는 과제를 달성하고 보상으로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챌린지는 전투와 수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러 토큰과 챌린지를 목적으로 플레이한다기보다 플레이 도중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편입니다. 챌린지를 달성할 때마다 여느 RPG의 레벨과 같은 맥스의 명성(Legend)이 한 단계씩 높아지게 되는데요, 누적 챌린지 달성 횟수와 습득한 토큰의 숫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뿐 명성 자체가 RPG의 레벨처럼 강함을 증명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물론 많은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숙련도도 높아지고 일단은 토큰으로 지속 효과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고, 또한 명성 단계 자체가 다시 파츠 강화의 조건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강함을 간접적으로증명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리고 챌린지 외로는 간혹 조우(Encounter) 이벤트에서 보상으로 토큰을 받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토큰만 받고 명성은 오르지 않았던 것 같지만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네요.

그리고 위의 각 컨텐츠들은 앞서 설명한 정돈된 시각화와 함께 시너지를 일으켜 강력한 "자이가닉 효과(Zeigarnik effect)"를 만들어냅니다. 자이가닉 효과는 쉽게 설명해 완료되지 않은 것을 완료시키고 싶어하는 심리입니다. 가장 좋은 예시는 와우의 퀘스트 디자인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하면여기까지만 하면…”을 반복하다 보면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퀘스트 배치 덕분에 어느새 최고 레벨까지 달성하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지요. 미시적으로 보자면 한 약탈 구역 안에서 수집할 요소들이나 한 캠프 안에서 달성해야 할 임무들이 X 를 누르면 화면에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렵지 않게 한 지역의 완전한 달성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 X 키는 정보 보기 토글이며 기본 HUD 대신 현재 보유한 고철의 양, 영토의 위협 수치, 남은 위협 요소들, 수집 요소들 등을 표시)그리고 각각의 거점을 종료한 이후에는 다른 거점으로 가기 위해 전체 지도를 열게 되고, 전체 지도에 나타나는 그 지역(Region)의 잔존 위협 요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단계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지역의 위협 요소를 모두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 지역을 묶는 영토 단위의 위협 수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한 영토의 위협 수치를 0으로 완전히 제거한 다음에는 다음 영토로 이동해 다시 거점-지역-영토 단위의 완료를 자연스럽게 목표로 설정하게 됩니다.

 

< 플레이 중 X 키를 누른 모습 >

 

정리해보자면, 플레이어는 지도에 보이는 요소들을 따라서 마치 빵 조각을 따라 덫을 향해 걸어가는 새들처럼 큰 고민 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를 하면서 마찬가지로 큰 고민 없이 성장 조건들을 충족하게 되고, 성장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할 힘을 얻고 게임의 결말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컨텐츠가 결말이라는 목표를 향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매드 맥스의 거시적인 컨텐츠 연계 디자인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만듭니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마치 무책임하거나 무계획한 듯이 흩뿌려진 컨텐츠들의 구성을 본 첫인상과는 매우 대조적인 감상을 마지막에는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강한 몰입과 만족을 만들어준 게임 요소는 특정한 무엇이 아닌, 위에서 1. 부터 5. 까지 설명한 그야말로 모든 요소들의 더하거나 부족함 없는 밸런스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별첨. 함께 볼만한 다른 게임들

 

위의 본문에서도 잠깐씩 언급되었지만, 오픈 월드라는 장르의 공통점이나 각각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매드 맥스가 그들 사이에서 가지고 있는 위치 등을 살펴보기 좋을 것 같은 타이틀들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 레드 데드 리뎀션

-  GTA 시리즈(III, Vice City, San Andreas, IV, V)

- 유비소프트 오픈 월드 시리즈 (와치독스, 파크라이, 어쌔신스 크리드 등)

- 툼레이더

- 미들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 아캄 시리즈(어사일럼, 시티, 오리진, 나이트)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78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는 유명한 엔드 컨텐츠인 "전장"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승리 규칙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전장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알터랙 계곡(이하 알방)"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작년에 Rules of Play가 번역된 "게임 디자인 원론"이라는 책으로 소규모 세미나를 하던 와중에 "게임 이론" 이라는 부분을 공부할 때였는데요, 바로 그 게임 이론의 적절한 예시가 국내 알방의 전략 변화 흐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미나에서 간략하게 이야기했던 내용을 포럼에서 좀 더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게임 이론

경제학에는 "게임 이론"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내용을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정리해볼 수 있는데요.

게임 이론:
수학적 도구를 사용해 이해당사자들의 전략을 분석하여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론

사전적 정의라 매우 딱딱하니 좀 더 쉽게 풀어보자면, 둘 이상의 개인이나 집단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선택하게 되는 지를,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되는 지를 예측하는 이론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시로는 매우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이론의 한 예시일 뿐이고, 게임 이론을 찾아보면 그 형태와 유형에 따라 매우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궁금하신 분은 별도로 찾아보시면 재미있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2. 와우의 전장

이미 MMOG에서 일반적인 컨텐츠라 다들 알고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와우의 전장 컨텐츠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정리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전장은 공통적으로 퍼시스턴트 필드가 아닌 별도의 인스턴스 존에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양 진영 플레이어들을 매칭 시켜서 진행하는 PvP 컨텐츠입니다.
각 전장은 슈터 장르가 가진 모드들처럼 맵 마다 각각의 승리 규칙이 정해져 있고, 이긴 진영에게는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승리 보상 외에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들의 조건 달성 또는 PvP 컨텐츠인 만큼 상대 진영 플레이어를 처치했을 때마다 약간씩의 보상들을 추가로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획득한 전장 컨텐츠의 보상으로는, 강력한 PvP 장비를 얻을 수 있는데요, 결국 전장 컨텐츠를 플레이하는 첫 번째 목적은 PvP 장비의 획득이고, 두 번째는 각종 전장 관련 업적들의 달성,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전장 플레이 자체의 즐거움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알터랙 계곡
 

 

알터랙 계곡은 인스턴스 전장 중 가장 대규모인 40 vs 40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입니다.
참여 인원에 비례해서, 실제 지역 자체도 굉장히 거대하게 만들어져 있고요.
그리고 이 지역의 컨셉은 (사실 잘은 모르지만) 마치 미식축구? 럭비? 처럼 전선을 상대 진영 쪽으로 밀어내면서 하나씩 하나씩 거점들을 점령해나가는 거대한 전쟁 서사를 의도하고 있습니다.
전략적인 판단을 생략한 간략한 정석 진행 흐름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중앙에서 힘싸움 후 결과에 따라 가까운 탑 공격/방어
2)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별 전진/후퇴하며 전선 이동
3) 전선을 유지하며 상대방 시체를 루팅해 입수한 재료를 본진에 반납
4) 특정 단계의 반납 퀘를 달성하면 지원 사격이 시작되고 전선 변화
5) 최종 반납인 궁극 지원 소환 후 적진까지 진격
6) 적 수장(사령관) 처치 후 승리


하지만 전장이 처음 등장했던 시절부터, 알방 외에도 전쟁노래협곡, 아라시 분지까지 총 세 개의 전장이 공개되었고 각기 다른 스타일의 재미를 제공하고는 있었지만 위의 2. 와우의 전장 에서 정리한 것처럼 장비 획득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제공되다 보니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보상 효율을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큰 규모만큼이나 막대한 플레이 타임이 소요되는 알방은 심지어 한 게임이 1박 2일 동안 유지되는 일이 종종 발생할 정도로 가성비 면에서 최악으로 평가되게 되었습니다.
다만 초기의 와우 PvP 장비는 각 전장별로 승리 보상을 나눠두고 모든 전장의 일정 이상 승리를 달성하도록 강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좋든 싫든 알방을 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4. 첫 번째 전략 변화 - 룰방

알방이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으면서, 정작 시간 대비 습득 보상의 효율은 굉장히 낮은 것에 불만이었던 양 진영의 플레이어들은 담합을 시도하게 됩니다.
진영이나 종족이 다르면 말이 통하지 않는 와우의 특성상 직접 대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제의 정신 지배를 이용한 감정 표현을 통해서, 또는 게임 바깥 커뮤니티 창구를 통해서 암묵적인 게임의 룰을 정하게 되고 그 규칙은 대강 이렇습니다.

1) 중앙 힘싸움을 생략
2) 중앙과 가까운 중보스(부대장)를 나눠가짐
3) 탑과 무덤도 모두 맞바꿈
4) 수장을 누가 먼저 죽이나 타임 어택으로 경쟁

룰방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알방의 위상은 180도 돌변하게 됩니다.
본디 대규모 전장이었던 덕분에 다른 두 전장에 비해 보상의 가치가 높게 책정된 알방이었는데, 룰방으로 빠르게 달리니 세 전장 중에 거꾸로 가장 빠르게 끝나는 전장이 되면서 가성비가 정점으로 치솟게 된 것입니다. 각 전장별 보상을 채우고 난 다음 어디든 상관 없이 획득할 수 있는 명예 점수를 모으기 위해서 거의 대부분의 전장 플레이어들이 알방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굉장히 많은 숫자의 검투사 의복 세트가 보급되었고 알방에서 달성한 검투사 세트를 입은 사람들을 일컬어 "알투사"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을 정도 였으니까요. 사태가 어느 정도였냐면, 가끔씩 GM 들이 알방에 들어와 "룰방을 하면 모두 부정/악용 플레이어로 간주하고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엄포한다는 소문도 돌 정도 였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요.


5. 두 번째 전략 변화 - 룰 브레이크

사실 룰방은 약간 불공평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비대칭적 레벨디자인 덕분에 시작 지점에서 적 수장 까지의 얼라이언스 진영 동선이 미묘하게 짧아 타임 어택이 불공정하다는 것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호드가 강세인 북미 서버의 상황에 맞춰 얼라이언스에게 약간의 어드벤티지를 주기 위해 패치된 내용이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얼라이언스는 진영 인구 비율 때문에 전장 컨텐츠에서 유리한 지점을 지키고 있었는데, 레벨디자인 상 실질적인 이득까지 얻게되면서 승리의 부익부 빈인빈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인구비에 따른 얼라이언스의 이점:
 
전장 컨텐츠는 진영 대 진영의 전투가 기본 컨셉이기 때문에 같은 인원의 호드와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들을 매칭시키는 것을 규칙으로 한다.
하지만 불타는 성전 확장팩에서 와우 내 최고 미형의 캐릭터인 블러드엘프 종족이 호드 진영에 추가됨에 따라 호드의 전체 인구가 얼라이언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호드는 얼라이언스에 비해 훨씬 더 긴 전장 대기 시간을 갖게 되었고, 이는 얼라이언스의 빠른 전장 컨텐츠 보상 획득이라는 실질적인 이득으로 귀결된다.

간단한 예시) 호드가 10 명이고 얼라이언스가 2 명일 때, 2:2 컨텐츠에 진영 별 매칭을 진행하면 호드 10 명이 한 번 씩 매칭될 동안 얼라이언스는 다섯 번 매칭되게 된다. Profit!

 

처음과 달리 룰방은 양 진영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호드에게는 손해가 된다는 인식이 호드 진영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패배 보상을 받더라도(판다리아의 안개 까지의 와우 전장은 패배 시 승리 전용 추가 보상은 받을 수 없지만 소량의 보상을 획득) 빨리 끝나니까 손해는 아니라는 의견과 양립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채택된 전략이 바로 "룰 브레이크"입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룰방처럼 전원 수장 방으로 달리는 얼라이언스를 방해해 수장 처치 시간을 늦추고, 그 틈에 호드는 빠르게 얼라이언스의 수장을 처치하는 그야말로 배신의 전략입니다.
게임 초반에는 얼라이언스가 의심하지 않도록 룰방처럼 행동하다가, 얼라이언스가 수장을 처치하기 위해 전투를 시작할 때 소수의 방어 담당 호드 플레이어가 개입해 직접적으로 전투를 방해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탱커나 힐러 같은 공략에 핵심이 되는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를 처치하거나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 수장NPC가 탱커를 죽이게 만든다거나, 공포나 밀쳐내기 등으로 탱커를 건물 밖으로 밀어내 전투를 초기화 시켜 수장NPC의 HP를 100%로 만드는 등 얼라이언스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빡침이 밀려올 법한 일들을 저지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얼라이언스가 이 같은 수장 테러에 대처하는 법이 갖춰지자 호드는 다른 방법을 물색하게 됩니다.

알터랙 계곡의 경비탑:

알방에는 각 진영 소속의 경비탑이 4 개 씩 배치되어 있는데 경비탑과 쌍을 이루는 전투사령관이 수장 방에 배치되어 있다. 전투사령관은 자기 자신도 꽤 강한 NPC이기도 하지만, 아군의 공격력과 생명력을 15%씩 높여주는 버프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따라서 4 명의 전투사령관이 모두 살아있을 때 수장의 능력치는 기본+60%가 되기 때문에 경비탑을 파괴해 전투사령관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 경비탑 중 두 개는 야외에, 두 개는 본진 수장방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경비탑은 아라시 분지의 거점 전과 비슷하게 긴 캐스팅으로 깃발을 작동시켜 진영을 변경시키고, 그 상태로 4 분이 경과하면 소유권이 변경되면서 파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거점과 마찬가지로 방어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진영 변경 대기 상태에서 이전 진영의 플레이어가 깃발을 작동시키면 대기 시간 없이 원복된다.

이같은 알방의 특성을 이용해서, 호드는 본진의 경비탑 2 개를 은신 클래스로 구성된 별동대를 파견해 지속적으로 복구시키게 됩니다. 경비탑이 파괴되지 않으면 전투사령관이 남아있어 수장은 강력해지고, 강력한 수장을 그대로 공략하는 건 당시의 플레이어 능력치로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수장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경비탑의 파괴가 선행되야 합니다. 그리고 호드의 지속적인 경비탑 복구는 수장 공략 시간의 지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래도 룰방이 효율이 좋지!"라던 호드들조차 조금씩 "테러는 승리의 공식!"이라는 인식에 물들기 시작하면서, 호드 진영 전체에 알방의 테러=승리 라는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그렇게 기울었던 승리의 불균형도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6. 세 번째 전략 변화 - 공멸(共滅)

사실 얼라이언스 진영 플레이어들도 일찌감치 호드의 룰브레이킹을 알아차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끔씩 보복성 맞불 테러를 자행하는 일도 있었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빈도로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얼라이언스가 룰 브레이킹에 미온하게 대응한 이유는 실질적인 체감 피해가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진영 불균형으로 인한 얼라이언스의 매칭 이점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얼라이언스는 매칭 대기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습니다. 따라서 룰방 당시의 호드 플레이어들이 그랬듯, 빨리 지고 패배 보상 먹고 다시 다음 방을 가면 되기 때문에 굳이 긴 시간을 들여 테러에 대응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방이 테러 방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음 방이 룰방일 수도 있는 거고, 룰방이 아니더라도 또 그 다음 방에 빨리 들어가면 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호드의 룰 브레이킹 빈도가 높아지자, 얼라이언스들도 연속된 패배의 리트라이가 달갑잖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룰방이 사라지다시피 한 시점까지 다다르자, 얼라이언스는 결국 맞대응을 선택하게 됩니다.
얼라이언스는 빠른 매칭으로 보상 습득을 더 빨리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호드 진영보다 PvP 장비의 등급이 더 높은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작정하고 맞부딪히면, 사실 호드 입장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매우 오랜 시간 룰방이 지속되어 왔고, 그 뒤에 호드의 테러가 유행처럼 지나가고 난 뒤였기 때문에 사실 정석적인 알방의 전략 싸움이란 태초부터 1박 2일 동안 알방을 플레이하던 와재(...)나 와석(...) 들이나 겨우 기억을 할까 말까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특별한 우회 전략 없이 순수하게 맵 전체에 전선을 형성하며 힘싸움으로 부딪히기 일쑤였고, 덕분에 호드 진영에서 "테러를 했는데도 졌다."는 의견들이 나타나거나, 양 진영 공통적으로 "알토방이 되살아났다"는 의견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 알토방: 알터랙 계곡의 토나오게 오래 걸리는 방의 약어)

 

7. 네 번째 전략 변화 - 룰방의 귀환

무의미한 알토방의 재림으로 수많은 알투사들이 고통받기 시작하자, 양 진영에서는 룰방을 되살리자는 협상의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승패는 나중의 문제고, 한 번의 게임에서 최대한의 보상을 수확하는 방식으로 조금 개선된 규칙이 제안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알터랙 전장에 새로운 규칙이 적용되게 되었는데 바로 전체 게임 시간을 제어할 수 있는 "군사력"이라는 요소가 추가된 것입니다.

군사력:

0) 군사력이 0이 되면 패배
1) 양 진영에 600 씩 지급 (최대)
2) 플레이어 사망 시 1 감소
3) 경비탑 파괴 시 80 감소
4) 부대장 사망 시 100 감소
5) 사령관 사망 시 0이 됨
6) 광산 점령 시 30초 마다 1 증가

 

양 진영은 태초의 룰방에 가깝게 부대장을 교환하고 경비탑을 두 개씩 교환한 다음, 전과 다르게 룰 브레이킹의 본진 경비탑 싸움을 룰의 일부로 흡수해 누가 더 빨리 경비탑을 파괴하고 수장 처치에 성공하는 지의 타임 어택으로 새로운 룰을 협상합니다. 덕분에 여전히 최대한의 보상 포인트를 나눠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지형의 불평등도 은신클래스의 탑복구, 탑테러로 극복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협상이 결렬되서 토방 양상으로 치닫게 되더라도, 이미 부대장과 경비탑 2 개의 파괴로 260 점의 군사력이 서로 감소해 340 킬만 서로 달성하면 게임이 종료되게 되어 최소한 "토방"은 만들어지지 않게 됐습니다.

 

8. 전략의 순환 고리

군사력의 도입 이후에도, 사실 룰방 - 룰 브레이크 - 공멸의 전략 변화는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인구 불균형으로 인한 근본적인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호드는 매칭이 느리기 때문에 한 번 매칭됐을 때 최대한 승리를 획득하고 싶은 심리가 강합니다. 그래서 룰 브레이크를 승리 전략으로 선택하기 쉽습니다. 룰 브레이크는 다시 상대 진영의 보복을 부르고, 공멸 구도로 흘러가게 되고요. 공멸에 지친 양 진영을 다시금 협상을 제안하게 되는 끊이지 않는 순환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같은 알방의 흐름은 마치 게임 이론의 여러 가지 내용 중, "반복 가능한 죄수의 딜레마"와 매우 유사합니다. 일반적인 죄수의 딜레마가 상대방의 선택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반복 가능한 죄수의 딜레마는 이전 선택을 서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반복 가능한 게임에서는 팃 포 탯(tit for tat)이라고 불리는 필승의 전략이 있습니다. 이는 AI 대전에서 실제로 필승의 전략으로 검증된 이론으로서 다음과 같은 간단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팃 포 탯:

1) 처음 만난 상대와는 무조건 협력한다.
2) 그 다음부터는 상대방과 똑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 배신하면 복수한다.
- 협력을 요청하면 응한다.

 

팃 포 탯의 관점에서 바라본 알방의 전략 흐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처음엔 일단 룰방을 한다. (협력)
2) 룰 브레이킹이 일어난다. (배신)
3) 공멸의 맞불을 놓는다. (복수)
4) 다시 협상하고 룰방을 재개한다. (협력)

하지만 아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협력이 완전한 공평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얼라이언스 쪽에게 조금씩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부분과, 게임의 바깥에서 인구비로 인한 불평등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나 배신은 호드의 몫이고 따라서 팃포탯에 의해 항상 불리한 결과를 안게 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제법 어렵게 느껴지는 이론들도, 실제 일상에서의 사례들을 보면 친근하게 느껴지고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선택들이, 거시적으로 게임 이론을 증명하고 있는 알방의 사례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재미있으면서, 또한 되새겨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topic/577

 

===========================================================================================================================================

 

얼마 전 한국어판으로 발매된 GUST 사의 아틀리에 시리즈 신작,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를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중입니다. 이제 진행이 막바지에 달했는데, 얼추 연금술에 대해 큰 그림 정도는 정리가 된 것 같아 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1. 연금술의 개요

이 작품에서 연금술은 아래와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레시피 확보
2) 재료 수집
3) 재료 선택
4) 재료 합성
5) 잠재력 선택
6) 완성!

1-1. 개요: 레시피 확보

레시피를 확보하는 방법은 오직 "참고서를 구해서 읽는다"라는 한 가지 방법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참고서를 구하는 방법이 실제 레시피 입수 방법이 됩니다.
참고서를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점 구매: "분기"라고 부르는 게임의 진행 단계에 따라 상점에 물건이 추가됩니다. 새 분기가 시작되면 상점에 들러서 새로 들어온 참고서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사냥: 강한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면 때때로 귀한 참고서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 과제 보너스: 분기마다 제시되는 목표인 과제를 일정 이상 달성하면, 보너스 형식으로 참고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이벤트: 다른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통해 참고서를 얻기도 합니다.

1-2. 개요: 재료 수집

플레이어 일행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연금술 재료를 수집하게 됩니다. 수집 방법은 크게 채집사냥으로 나뉘는데, 채집은 필드에 표시된 채집 포인트에서 조사를 통해 실행합니다. 사냥은 필드를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을 퇴치해 전리품으로 연금술 재료를 얻는 방법입니다. 아틀리에에서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이 두 가지 뿐입니다. 아주 가끔 정해진 이벤트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강제적인 경우가 많고, 상시 발생하는 행동은 채집과 사냥 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 개요: 재료 선택

[ 재료 선택 화면 ]

아틀리에로 돌아오면 레시피에 따라 수집한 재료를 넣고 연금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마법사가 되는 방법"이라는 매우 오래된 고전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에서처럼 재료를 빻거나 굽거나 말리거나 하는 가공법까지 레시피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아틀리에 시리즈는 모르겠지만 일단 에스카&로지 에서는) 매우 간단하게 "필요한 재료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주로 "카테고리"로 표시하지만, 간혹 "특정 재료"를 지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 예시 이미지에서 연마제와 축전지는 특정 재료를, 광석과 중화제는 카테고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이템마다 최대 4 개 까지의 카테고리를 가질 수 있으며, 카테고리는 포함 관계가 없이 모두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판타지 세계관이다보니 카테고리의 분류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연료>> 라는 카테고리에는 "치즈 롤케이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열량이 있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야생의 땅:듀랑고의 가죽 장화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그리고 <<조미료>> 카테고리에는 무려 "페어리 더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음식 조미료로 요정 가루를 사용하나 봅니다. /공포

1-4. 개요: 재료 합성

합성은 컨셉에 따라 연금술과 연성으로 나뉘는데, 두 주인공 중 배경 마을 토박이인 에스카(여)는 가마솥을 사용한 연금술을, 중앙 도시 출신인 로지(남)는 연성기를 사용한 연성을 합니다. 연성은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 때 사용하며, 가마솥 연금술은 그 외 모든 조합을 담당합니다. (실로 굉장한 가마솥...) 하지만 이 둘은 분류의 의미만 있을 뿐, 기능상으로 완전히 동일하게 동작합니다.

연금술이나 연성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선택한 재료들을 어떤 순서로 투입할 지, 그리고 투입한 효과를 이용해 어떤 연금 스킬을 사용할 지를 꽤 복잡하게 수행하게 됩니다. 세부 과정은 아래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일단 이 재료 합성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1) 속성치를 축적해 속성별 효과를 발견한다.
2) 연금 스킬을 사용해 완성품의 효력과 개수를 증가시킨다.

속성별 효과는 간단하게 말하면, 아이템의 옵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옵션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재료 선택 만큼이나 합성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1-5. 개요: 잠재력 선택

조합이 완성되고 나면, 합성 과정에서 축적시킨 속성치로 제품 고유의 잠재력을 발현시키거나, 원재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계승시킬 수 있습니다. 즉 재료 합성으로 주 옵션인 효과를 결정했다면, 잠재력이라는 보조 옵션을 플레이어가 선택해 부여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잠재력은 아틀리에의 연금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므로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아이템의 속성

우선 아이템의 종류는 크게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오직 시나리오 진행만을 위해 별도로 구분된 키 아이템 종류는 제외했습니다.)

- 소재 아이템: 자연에서 채집과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원재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상점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입수해야 한다.
- 사용 아이템: 연금술로 만들 수 있으며,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다. 다시 공격 계열과 회복 계열로 나뉜다.
- 조합 아이템: 원재료는 아닌데 그 자체로는 아직 사용할 수 없는 중간 단계의 결과물. 연금술로 다른 무언가를 만들 때 사용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악세사리도 장비 아이템에 가깝지만, 연성이 아니라서 조합 아이템으로 분류되어 있다.
- 장비 아이템: 연성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들. 무기는 캐릭터마다 고유하게 정해진 한 종류 씩을 장착할 수 있고, 방어구는 와우의 천/가죽/사슬/판금처럼 캐릭터마다 착용할 수 있는 종류의 범위가 정해진다.

 


[ 아이템 정보 화면 ]

아이템의 "능력"은 장비와 악세서리에만 존재하는 속성입니다. RPG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인 공격력/방어력/민첩성/HP/MP/속성내성의 증감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속성 정보"는 화/수/풍/토의 4 가지 종류가 있으며, 속성치를 갖습니다.

"카테고리"1-3. 개요: 재료 선택에서 설명한 일종의 태그 입니다. 아이템 당 최대 4 개까지 부여됩니다.

"특성"은 속성 코스트를 n 배 해주거나, 잠재력 또는 효력을 증가시켜주는 각 아이템들의 고유한 속성입니다. 아이템 당 최대 2 개까지 부여됩니다.

위의 속성 정보, 카테고리, 특성 세 속성은 플레이어가 연금술로 변형시킬 수 없는 고유한 요소들입니다. 반면에 아래에서 설명할 "효과""잠재력"은 기본 제공 항목 이외에도 플레이어가 변경할 수 있는 요소이며, 이 효과와 잠재력을 구성하는 것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특성과 잠재력은 실제 재료 합성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합성 부분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3. 재료 합성

합성 과정은 간단하게 압축해보자면,

1) 재료 투입
2) 투입한 재료의 속성치와 속성 코스트 발생
3) 속성 코스트로 연금 스킬 사용
4) 결과 확인 및 조합 종료

로 이뤄집니다.

3-1. 재료 투입

레시피를 통해 선택한 재료가 화면에 표시되고, 플레이어는 투입 순서를 고르게 됩니다. 투입 순서에 따라 아래에서 설명할 연금 스킬의 사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입하는 순서도 무척 중요합니다. 각각의 아이템은 CP라는 요구치를 갖고 있으며 이는 Cost Point의 약자입니다. 플레이어의 연금 레벨과 연구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CP의 양이 정해지며, CP를 넘는 재료는 투입은 되지만 투입 효과인 속성치와 속성 코스트를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투입 단계에서는 연금 스킬에 사용할 속성 코스트의 획득과 CP 관리가 중요합니다.

3-2. 속성치, 속성 코스트, 그리고 연금 스킬
 

[ 조합 화면 ]

재료를 투입하면 재료가 가진 속성 종류가 속성치만큼 누적됩니다. 그리고 속성별 게이지에 표시된 표시까지 속성치를 쌓으면 "효과"가 발현됩니다. 그리고 다섯 개의 블록으로 표시되는 속성 코스트가 함께 발생하는데, 재료에 "속성 코스트 x n " 같은 특성이 있다면 한 번에 다량의 코스트가 발생합니다. 이 속성 코스트를 소비해 "연금 스킬"을 사용하게 되며 연금 스킬은 속성별로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 화속성 스킬: CP 회복(현재 CP를 증가), 능력주입(선택한 재료의 속성치 증가), 잠재력 각성(속성치 없이도 잠재력 레벨을 증가)
- 수속성 스킬: 속성변환(화/수/풍/토 중 원하는 속성 코스트로 교체. 사실 수속성 교체는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능률향상(선택한 재료의 CP를 감소)
- 풍속성 스킬: 분열(선택한 재료를 복제 투입), 압축조합(제작 소요 일수나 장착 공간을 축소), 속성 초기화(선택한 속성치를 0으로 만들어 나머지 세 속성치로 분배), 속성치 환원(전체 속성치 일부를 효력으로 전환)
- 토속성 스킬: 효력증강(완성품 효력치 증가), 갯수증가(완성품의 수량이나 사용횟수를 증가)
- 전속성 스킬: 전력주입(전체 속성치와 효력을 증가), 소재강화(선택한 아이템의 속성치와 효력 증가)
(전속성 스킬은 모든 속성 코스트를 동시에 사용)

플레이어마다 운용법이 다르겠지만, 제가 가장 자주 활용하는 조합 순서를 예로 적어 보겠습니다.

1) 화속성 재료를 먼저 넣어 주력으로 사용할 다른 재료의 속성치를 증가시킨다.
2) 수속성 재료를 넣어 주력으로 사용할 다른 재료의 CP를 감소시킨다.
3) 풍속성 재료를 넣어 주력으로 사용할 재료를 복제 투입 한다.
4) 토속성 재료를 넣어 효력과 개수를 증가시킨다.
-) 번외로 수속성 재료를 전환해 다른 속성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조건이 맞으면 전속성 스킬을 사용한다.
-) 복제 투입이 잘 이뤄졌다면, 넘쳐나는 속성치를 풍속성 스킬을 사용해 효력으로 환원하거나 화속성 스킬을 사용해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사용한다.

사실 중후반까지 진행하면 속성 코스트만 잘 운용해도, 그 과정에서 재료가 복수로 투입되기 때문에 속성치와 잠재력 발현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단계가 되긴 합니다. 어쨌든 앞서 말했듯이 이 합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속성치를 잘 쌓아서 많은 효과를 발견하고 효력과 개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게임 플레이 전체 중에서 플레이어의 미시적인 전략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4. 잠재력 선택

연금술의 마지막 단계인 잠재력은 "발현", "합성", "계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발현: 속성치의 총량에 따라 아이템 고유의 잠재력이 단계별로 발현됩니다. 예를 들어 총량이 10이면 1단계의 잠재력이, 20이면 2단계의 잠재력이 발현되어 추가됩니다. 발현된 잠재력은 합성 이후에 리스트로 나타나며, 최대 3 개의 잠재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하지 않은 잠재력은 모두 소멸됩니다. (추가로 재료 투입 시 제한이 되는 CP처럼 잠재력도 PP라는 요구/제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PP는 Potential Point의 약어입니다.)
- 합성: 합성할 수 있는 두 잠재력이 발현되면, 자동으로 합쳐쳐 상위 잠재력으로 강화됩니다. 얼핏 보면 효과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최대 3 개의 잠재력만 선택할 수 있는 제한을 생각하면 1 개로 압축된 것 자체가 굉장한 이득입니다. 또한 합성의 합성까지 감안하면 최종적으로는 그야말로 핵이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잠재력 합성 예시 표 ]

- 계승: 완성품이 원래 가지고 있는 발현될 수 있는 잠재력 외에, 투입된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추가로 계승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잠재력 계승이야말로 아틀리에의 핵심이자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계승이라는 요소로 인해 발현과 합성을 모두 고려해 최초의 원재료 입수 단계부터 계획적으로 선택해야합니다.
또한 투입된 모든 재료의 잠재력이 계승되는 것은 아니며, 공격/회복/보조/무기/방어구/장식품과 같은 아이템 유형에 따른 승계 조건을 만족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파괴력 증가"라는 잠재력은 오직 무기를 만들 때만 계승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제품을 제작할 때는 잠재력 리스트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앞서 연금 스킬 부분이 플레이어의 미시적인 전략을 요구했던 것과 반대로, 잠재력 계승은 플레이어의 거시적인 전략을 요구하게 됩니다.

 

[ 잠재력 계승을 위한 아이템 유형 ]

 

5. 인터페이스

아틀리에의 연금술 인터페이스는 한 화면에 표시되는 구성이나 각각의 GUD가 담고 있는 정보의 표현이 가독성 좋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액션에 대한 이펙트나 사운드의 리액션도 좋고요. 하지만 가장 특기할만한 부분은 재료 부족 시의 플로우라고 생각합니다.
연금술로 제작하려는 제품의 재료가 부족할 때 레시피 보유 여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 부족한 재료의 레시피가 없다면: 제작 불가..
- 부족한 재료의 레시피가 있다면: 해당 재료의 제작으로 바로 전환. 재료 제작이 완료되면 이전 제작 메뉴로 복귀해 바로 제작이 가능.

 

[ 레시피가 있는 재료 부족분을 제작하는 화면 ]

이 부분은 마치 모바일 게임들에서 주류로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 플로우"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안그래도 신경쓸 요소가 많고 연계가 복잡한 아틀리에의 연금술 파트에서 이런 플로우의 편의성은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6. (부록) 듀랑고와 비교 해보기

초반에 카테고리 설명에서 가죽장화를 먹는 "야생의 땅:듀랑고"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 김에, 듀랑고의 크래프팅과 아틀리에의 연금술을 살짝 비교해보겠습니다.
우선, 공개된 정보까지를 종합해보면 듀랑고의 아이템 태그 및 제작 시스템과 아틀리에의 카테고리 및 잠재력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6-1. 유사점

아틀리에는 잠재력의 계승으로 인한 합성이 잘 모를 때는 우연성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오히려 제어가 가능하다는 부분에서 플레이어의 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바뀌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듀랑고의 태그 역시 제작을 거듭하면서 잠재된 요소가 우연히 발현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다면 거시적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단지 중간 과정을 얼마나 표시해주느냐 정도의 차이만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6-2. 차이점

듀랑고의 태그와 아틀리에의 잠재력은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집니다.

- 듀랑고: 원재료부터 발생한 모든 태그가 제작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계속 유지된다.
- 아틀리에: 매 제품의 제작 단계에서 남겨둘 세 개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소멸된다.


두 케이스 모두 공통적으로 거시적으로 통제 가능한, 미시적인 창발이라는 플레이어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모든 속성을 계승하기 위한 고민에 대해서, 아틀리에는 선택과 소멸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영리하게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선정 외에도, 중간 과정의 가공과 결과물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제작 컨텐츠의 즐거움을 상당히 배가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단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제작하는 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템의 성능 자체를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이 가지고 있는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플레이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14: 렐름 리본의 제작 시스템도 단순히 플레이어가 채집한 재료를 소비해 물건을 제작하는 형태가 아니라, 중간에 "가공"이라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의 성능을 재량껏 향상시킬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제작 클래스를 플레이하는 재미가 여느 MMORPG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를 적절히 밴치마크하면 보다 향상된 제작 시스템의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D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

 

GDF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GDF 원문 링크: http://gdf.inven.co.kr/t/high-5/576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Zeraison 입니다.

오늘은 최근에 나온 모바일 신작 리듬 게임인 하이파이브 for Kakao(HIGH 5, PNIX Games)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일단 리듬 게이머로서의 저를 먼저 설명해보자면, 저는 반도의 평범한 리듬 게이머에요.
동네 오락실에 DDR과 함께 체감형 리듬 게임이 쏟아져 들어오던 시기에 Ez2Dj를 굉장히 재미있게 즐겼고,
PC 방을 자주 다니던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하고 같은 게임을 하다가 중간에 짬이 나면 DJMAX를 즐겼고,
DJMAX Portable을 하기 위해 PSP를 구입했으며, 탭소닉을 하기 위해 iPhone을 구입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플레이 했던 리듬 게임으로는 PSVita로 데카모리 섬란 카구라를, iOS로 Superstar SMTOWN(이하, 슈스엠)을 즐겼습니다.

그렇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저는 지극히 평범한 리듬 게이머에요.
잘하지는 못하지만, 리듬 게임을 좋아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게 신작 리듬 게임의 발매란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었어요.
대개의 모바일 게임 출시 스케쥴이 그렇듯, 안드로이드 마켓에 먼저 출시되었고 iOS에도 출시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왔죠.

그리고 마침내 플레이해 본 제 경험은 지금부터 설명 드리겠습니다.

(주: 약 2 주 정도의 얕다면 얕은 플레이 기록이며 대단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제목부터 "훑어 보기"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닌데! 난 하이파이브 짱 재밌는데! 하이파이브 갓겜! 피닉스니뮤ㅠㅠ 를 외치는 분들은 아 이런 녀석도 있을 수 있구나 정도로 넘어가주시기를 미리 부탁 드립니다.)

 

1. 어필 포인트

하이파이브 for Kakao(이하, 하이파이브)가 내세운 매력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친숙한 가요가 한 가득
- 매력적인 다섯 명의 캐릭터를 팀으로 편성
- 길고 긴 곡 재생 시간

 

 

그런데 실제로 플레이하고 난 뒤에는 저 문구가 조금 다르게 해석되었습니다.

- 친숙한 가요가 한 가득
(일단 저를 포함해서) 가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꽤 반길만한 정말 좋은 점이란 건 확실합니다.
다만, DJMAX 시리즈를 개발했던 PNIX Games의 인력 구성을 알고 있는 나름 오래 된 리듬 게이머들에게는 오히려 그들이 좋아하는 친숙한 오리지널 음원의 비율이 적어서 아쉬울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점은 어디까지나 case by case 라고 생각해요.

- 매력적인 다섯 명의 캐릭터를 팀으로 편성
예쁘장한 다섯 명의 캐릭터가 화면에 나오는 것은 일단 확실합니다. 다만 취향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초기 지급되는 SD 캐릭터를 다른 화풍의 캐릭터로 교체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군요. 행간에 숨겨진 "매우매우매우 노오력을 하면 얻을 수 있는" 을 읽지 못한 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문제는, 이 시간과 노오력을 들인다고 하더라도, "여기 이 예쁜이를 얻으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를 파악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목표를 빠르게 파악하고, 달성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과, 목표 파악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꽤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 길고 긴 곡 재생 시간
이것도 사실이에요.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안내해 주는 오디션 랭킹 메뉴에 가면 일부 간주가 편집되긴 했지만 거의 1~2절 전부를 플레이할 수 있어요. 가요가 수록된 여느 리듬 게임에서 대체로 1절 정도의 분량만 재생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굉장히 파격적인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단, 곡 당 재생 시간이 길어서인지, 반대로 매 플레이 시 필요한 포인트(스테미너 또는 티켓과 같은 개념)가 굉장히 적습니다. 포인트를 소진하는 데 사용되는 "플레이 타임"은 다른 게임들과 비슷할 지도 모르겠지만, "플레이 곡 수"가 압도적으로 적어요. 이는 체감상 굉장히 "하다 만 느낌"을 주는데 포인트 결제를 유도한 디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일단은 가져봤습니다.

 

2. 연주 파트

리듬 게임의 본질인 연주 파트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2-1. 노트 판(Gear)

 

우선 노트가 나타나는 판(DJMAX 시리즈의 "기어"에 해당하는 부분)이 굉장히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U자 모양으로 판정선이 휘어 있는데요. 비슷한 모양을 가진 러브라이브 School Idol Festival(이하, 스쿠페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일단 직선형 기어가 아니기 때문에 핸드폰을 어떻게 쥐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손이 작은 편이 아닌데도, iPhone 6로 들고 플레이하다 보면 자세가 불편해 손이나 팔이 꽤 뻐근해집니다. (곡 난이도 때문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바닥에 내려놓은 상태로 플레이하는 것을 가정한 것이 아니라면 플레이의 용이성이 U형 판정선의 디자인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판정선이 휘어있기 때문에 두 개의 노트가 나타났을 때 동시에 누르는 것인지 엇박자로 각각 누르는 것인지 판단이 굉장히 애매합니다. 간혹 느린 노트 속도에 빠른 이동을 요구하는 롱 노트라도 나타나면, 아래로 꺾인 선처럼 보이는 해괴한 모양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 러브라이브 School Idol Festival 연주 화면 ]

위에서 잠시 스쿠페스를 언급했는데요, 사실 스쿠페스의 형태와는 근본적인 디자인이 다릅니다.
일단 정해진 타격 지점이 나뉘지 않고 떨어지는 노트의 위치를 적당히(그야말로 적당히..) 알아서 맞춰야 하는 하이파이브와 달리, 스쿠페스는 정확히 9 개의 캐릭터가 그려진 동그란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버튼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동작합니다.
이 경우는 오히려 디자인 의도가 굉장히 명확하게 유추됩니다. 어떻게든 9 명의 캐릭터를 중심점과 같은 거리에 배치시키기 위해 곡선형의 배치를 선택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시 판정인지 엇박자인지 애매하지 않도록, 같이 누르는 두 개의 노트를 위한 별도의 표식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하이파이브의 곡선형 노트판은, 의도를 파악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노트의 직관성도 해치고, 심지어 판정선 아랫 부분에 추가된 UI 요소도 없이 완전한 여백으로 남겨두고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면서 곡선형 판정선을 만든 이유를 플레이하는 내내 찾을 수 없었습니다.

 

2-2. 레이어

연주 파트의 레이어는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앨범 재킷(배경 화면)
- 캐릭터 5 명
- 연주 노트
- 판정 텍스트

 

결과만 먼저 말씀드리면, 노트에 집중할 수 없는 과도한 요소들의 집합이 돼버렸습니다.
분위기 연출용인 앨범 재킷은 워터 마크나 톤 다운 없이 원색 그대로 배치되었고, 5명의 캐릭터도 초기 지급된 SD 캐릭터를 벗어나면서부터 이미지 사이즈가 커져 화면을 가리는 범위가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캐릭터들의 경우 음악의 진행에 따라 자리를 바꾸거나 박자에 맞게 위치 또는 크기를 변형해 춤을 추는 듯한 연출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주의를 분산시킵니다. 5인조 아이돌을 구성해 무대를 진행한다는 "연출"을 하는 것은 좋은데, 게임의 본질인 "연주"를 방해하는 선은 과도하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판정 텍스트(Perfect/Good/Miss 또는 Combo 숫자)가 불투명하고 굵은 폰트로 노트보다 상위에 출력되는데요, 서너자리의 콤보 유지 상태 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노트의 속성이 일치한 경우 FANTASTIC 이라는 텍스트와 함께 텍스트 좌우에 꾸며진 음표 이미지까지 출력되어 화면을 가리는 범위가 굉장합니다.

 

[ Superstar SMTOWN 의 연주 화면 ]

연주 화면 구성의 경우 비슷한 리듬 게임인 스쿠페스 또는 슈스엠과 비교해보면 노트 집중도가 얼마나 차이나는 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쿠페스의 경우 마찬가지로 편성 캐릭터에 대한 정보와 연출이 중요시 되지만, 기본 화면에서는 캐릭터가 전혀 표시되지 않고 대신 캐릭터의 스킬이 발동될 때 해당 캐릭터의 이미지만 잠깐 중앙에 노출시키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하이파이브의 체감이 어려운 캐릭터 스킬 쪽보다 오히려 스킬의 사용 효과가 시각적으로 배가되는 느낌이며 정보의 정돈 또한 가능합니다.

 

[ 오디션의 플레이 화면 ]

다른 관점에서 캐릭터의 연출을 더욱 극대화한 오디션과 비교해보면, 오디션은 눌러야 할 노트가 완전히 분리된 UI로 제공되면서 최 상단에 표현되어 가려짐도 없고 집중 방해도 없습니다.
하이파이브의 연주 파트 레이어 구성은 중도를 노리다가 둘 다 놓친 케이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2-3. 노트 종류와 판정

 

 

하이파이브에 사용되는 노트의 종류는 아래의 세 가지입니다.

 

- 기본 노트
- 롱 노트
- 하트 노트

기본 노트는 생김새가 Cytus의 노트와 유사하다는 점만 빼면 특기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일반적인 노트입니다.
판정선에 도착하는 순간을 잘 노려서 노트를 터치하면 유효 히트가 되는 노트에요.

롱 노트는 리듬 게임의 하드웨어가 터치 디바이스로 넘어오면서 생긴 슬라이드 패턴이 포함된 노트입니다.
누른 상태에서 떼지 않고 한붓 그리기를 하듯 연결된 중간 지점들로 슬라이드하면 유효 히트가 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온라인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이다보니 유효 판정 조건을 다소 여유있게 구성한 느낌입니다.
롱 노트의 시작/끝 점과 꺾인 점처럼 특별히 표시된 "포인트" 위치만 맞추면 Miss(실패 판정)는 발생하지 않아요.
가령 시작 포인트에서 다음 꺾인 점까지 연결선이 길다면, 시작 포인트를 누른 상태에서 좌우로 어느 곳이든 슬라이드해도 유효 히트는 계속 발생하게 됩니다. 정확히 연결선 안에서만 입력을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패턴은 아니에요.
또한 심지어 손을 중간에 떼더라도, 다음 포인트만 일반 노트처럼 맞춰 눌러도 Miss 없이 콤보는 계속 유지됩니다.
다만 손을 한 번 떼면 다시 눌러도 롱 노트 특유의 다단 히트는 중단되기 때문에 대량 득점 기회는 상당 부분 희생되긴 하지만, 그래도 Miss가 아니니 썩 나쁜 처우는 아닙니다.

하지만 하이파이브의 롱 노트 판정에서, 굉장히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조건이 하나가 있는데요, 이 점 하나 때문에 위에서 말한 느슨한 판정의 장점이 모두 희석됩니다. 바로 위에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포인트"를 놓쳤을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보통의 리듬 게임에서 롱 노트 판정은, 중간에 실패가 발생한 시점에서 해당 롱 노트 전체를 비활성화 시켜 판정에서 배제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이파이브는 중간에 Miss가 발생해도 그 롱 노트가 계속 활성화된 상태로 진행되는데요, 마치 한 번 틀려도 다시 누르면 롱 노트를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한 번 틀린 롱 노트는 그 노트의 모든 포인트에서 Miss 판정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시작부터 끝까지 총 5 번의 포인트가 있는 롱 노트의 두 번째 포인트에서 Miss 가 발생하면, 3, 4, 5 번째 포인트는 반드시 Miss 판정이 발생합니다. 플레이어가 복구할 수 없는 가혹한 Miss 의 향연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게 마치 수습할 수 있을 것처럼 표시되는데 전혀 수습되지 않아서 플레이 페이스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주요 요인이 되며, 처음에는 "아, 내가 이 패턴을 잘 못 누르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다가 판정 조건을 알아차린 뒤에는 굉장한 부당함을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하트 노트는 누르고 있는 위치에 하트가 떨어지면 유효 히트가 되는 노트 입니다.
누름 상태를 유지하고 좌우로 슬라이드 한다는 점에서 롱 노트와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롱 노트가 느슨한 판정으로 연결 부위를 풀어주는 노트라면, 하트 노트는 연속된 일반 노트처럼 쏟아져내리기 때문에 세심한 슬라이드 컨트롤을 요구하는, 생긴 것과 달리 가장 까다로운 노트의 성격을 갖습니다.
하지만 노트 기능에서 설명한 것처럼 누르고 있는 곳에 하트가 떨어진 것을 판정하는 노트이다보니, 실제 판정 체크 시점이 미묘하게 느립니다. 따라서 음악을 들으면서 기존 롱 노트처럼 슬라이드하고 손을 떼면, 대체로 마지막 한 두 개의 하트 노트를 놓치고 Miss 가 발생하게 됩니다. 덕분에 음악에 맞춰 손가락을 움직이는 플레이에서 약간 빗겨나, 떨어지는 노트를 보고 음악과 무관한 노트의 판정을 위한 액션을 요구하게 되면서 음악이 아닌 노트의 리듬대로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점은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리듬 액션 게임이라는 본질을 상당부분 희생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듭니다.


3. 랭킹 모드

하이파이브의 게임 모드는 크게 랭킹과 월드 투어의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랭킹 모드는 다시 오디션 랭킹과 데일리 챌린지로 나뉘는데요(스페셜 모드는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컨텐츠), 처음에는 오디션 랭킹에서 소량의 기본 곡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튜토리얼과 함께 이 곳으로 안내되어 몇 곡을 플레이하고 레벨 업 하게 되기 때문에 이 때까지는 랭킹 모드가 게임의 근간이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바로 플레이할 수 있는 곡이 얼마 없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차차 해금(Unlock) 될 것이라는 게이머 일반 상식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금되지 않은 곡 또는 난이도의 경우 다이아(현금의 가치를 가진 재화)를 사용해 1회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도 부분 유료화(F2P) 모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제 유도 모델이기 때문에 특기할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랭킹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상위 5 개의 곡 점수를 합산해 랭킹"이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특기할 점은 비슷한 그룹을 리그로 나누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전체 유저를 하나의 그룹에 매칭해 대략 2~3만 등까지 순위가 매겨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리그 방식은, 랭킹 모드의 다른 매뉴인 데일리 챌린지에서 사용합니다.

데일리 챌린지는 매일 매일 미리 짜여진 세 곡을 연속해서 플레이하는 모드 입니다. 선곡은 매 주 단위로 변경되며, 매일 매일 성적에 따라 자정에 리그 승강이 이뤄집니다. 그리고 한 주 간의 최종 리그 성적을 매 주 월요일 정산해 리그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다시피, 랭킹 모드의 요소들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그런데 위의 1. 어필 포인트 에서 이야기했던 "길고 긴 재생 시간"을 잠시 상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곡 당 재생 시간이 길기 때문에, 포인트 지급량이 매우 적다고 했었는데요, 일단 11 레벨까지 진행했을 때에도 여전히 처음과 같은 최대 3 랭킹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3 곡을 플레이하면 소진된다는 의미입니다.
경우에 따라 3 곡이면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잠깐씩 하기에 곡당 1분 30초 씩만 잡아도 실제로 메뉴 이동 등을 감안하면 5 분은 훌쩍 지나가버릴 테니까요. 하지만 데일리 챌린지라면 어떨까요?
데일리 챌린지는 세 곡을 연속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오늘의 챌린지를 플레이하고 나면 랭킹 포인트가 0이 됩니다. 한 번에 3 포인트를 필요로 하거든요.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에 한 번씩, 하루에 두 번 하는 플레이 패턴을 가진 플레이어가 있다고 했을 때, 출근 길에 일일 필수 미션과 같은 데일리 챌린지를 하고 나면 랭킹 모드는 끝이 납니다. 1 포인트가 충전되는 데 30 분이 걸리거든요.
그럼 이 플레이어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다음에 이야기할 4. 월드 투어 모드 를 하면 됩니다. 네 아직은 다른 모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4. 월드 투어 모드

 

 

월드 투어 모드는 튜토리얼을 진행하면서 약간의 레벨업을 달성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월드 투어 모드는 여느 RPG류의 "모험 및 전투" 컨텐츠와 닮아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다음 단계로 조금씩 진행하는 방식이라는 부분에서요.

월드 투어 모드는 초급/중급/상급으로 구분되어 있고, 초급은 Easy / Normal 난이도를, 중급은 Hard 난이도를, 상급은 Pro 난이도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월드 투어에서 플레이어 성공한 곡은, 오디션 랭킹 모드에 해당 곡의 해당 난이도가 해금되어 랭킹 플레이를 사용해 자유롭게 다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월드 투어 모드는 각 등급별로 총 10 개의 액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액트는 다시 6~10 개의 Stag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다수의 일반 스테이지는 랜덤한 곡을 선택해 플레이하지만, 매 액트마다 Show Case 라는 이름의 중간 스테이지 한 개와 파이널 스테이지, 그리고 필수 진행은 아닌 스페셜 스테이지의 총 세 스테이지가 고정 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테이지의 랜덤한 곡 선택 연출에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매번 플레이할 때 마다 랜덤한 곡을 선택하는 것 같은 룰렛 연출이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한 번 스테이지에 선택된 곡은 몇 번을 플레이해도 계속 같은 곡이 선택되고 있습니다. 곡 선택을 다시 하려면 "다시 돌리기"라는 버튼을 눌러야만 곡 리셋이 진행되기 때문에 차라리 클리어한 이후에도 선택한 곡이 남아있다면 괜히 다른 곡이 골라질 것 같다는 헛된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어설픈 랜덤 연출보다 솔직하게 오픈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월드 투어 모드는 전체 스테이지가 미리 제작되어 있는 만큼, 끝까지 진행하려면 많은 노력이 들 거라는 점은 게이머의 상식(..) 선에서 예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스테이지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논란이 많이 될 것 같은데요.
보통의 리듬 게임에서 사용하는 곡이 끝날 때까지 잔여 생명력이 남기만 하면 성적은 나쁘지만 그래도 클리어 했다!고 판정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곡을 클리어하기 위해 필요한 점수를 달성하지 못하면 실패! 생존은 관계 없음! 이 성공 판정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노트를 퍼펙트로 올 콤보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점수가 모자라면 클리어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그 점수는 어떻게 올릴 수 있느냐? 에 대해서는 아래 5. 팀의 성장 에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월드 투어 모드의 판정 방식의 경우, 태고의 달인 모험 모드처럼 납득 가능한 형태의 메타포를 사용해 일반 리듬 게임의 성패 판정과 다른 판정을 설득시킬 수 있었다면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저도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이지만, 태고의 달인 모험 모드에서는 캐릭터가 무기와 방어구를 착용하고 몬스터를 때려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내가 아무리 노트 올 콤을 했더라도 게이머의 상식(..) 선에서 "아 내가 템이 후져서 이 몹을 때려잡지 못했구나!"를 직관적으로 인지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5. 팀의 성장

일단 게임 전체의 성장 요소로는 크게 계정 성장과 팀의 성장이 있습니다.
계정 성장은 플레이 누적에 따라 계정 레벨이 상승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계정 성장을 가진 게임들처럼 랭킹 포인트의 최대량이 늘어납니다(라고 생각은 되지만 워낙 적어서 늘어난 건지 기억이 잘 안납니다.....).
그리고 팀의 성장은 압축해서 "팀 스타성"이라는 지표로 나타나는 숫자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바로 이 팀 스타성이 높아야 월드 투어 모드의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5-1. 캐릭터

게임의 이름인 HIGH 5 에서도 나타나다시피, 한 팀의 최대 인원은 5 명 입니다.
어떤 모드에서라도 팀에 편성하고 플레이하면 해당 캐릭터는 경험치를 얻고 레벨이 상승합니다.
최근 모바일 캐릭터 게임들에서 자주 사용되는 "별"의 개수로 등급을 표시하는 것 또한 존재하는데요, 도탑전기를 필두로 한 캐릭터 게임에서 등급을 올릴 떄 사용하는 방식과 같은, 같은 캐릭터의 무언가를 모아 모아서 캐릭터의 별을 높인다.는 방식을 하이파이브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아야 할 같은 캐릭터의 무언가는 "소울"이라고 표현하고 있고요.
즉 캐릭터를 성장시키려면 팀에 편성시키고 열심히 플레이해 레벨을 올리는 방법과, 캐릭터 소울을 열심히 모아 별을 올리는 방법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5-2. 장비

캐릭터마다 총 4 개의 장비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이 있습니다. 각각 음향장비 / 패션잡화 / 악세사리 / 음식 으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모든 장비는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강화와 합성이 가능합니다. 강화는 다른 장비 여러 개를 갈아서 +1, +2 처럼 장비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고, 합성은 아마도 캐릭터 소울을 모으는 것처럼, 같은 등급 또는 같은 장비 두 개를 합쳐서 상위 단계의 별로 승급시키는 방식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합성 시스템에 대해 확정이 아닌 추측인 이유는 아직 합성을 시도해보지 못해서 입니다. "합성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라고 표시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일반적인 다른 게임에서의 강화 방식처럼 최대 강화 단계인 두 장비를 합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해보자면, 총 다섯 명의 캐릭터를 한 팀으로 편성해서, 각 캐릭터들을 레벨업 시켜주고(레벨업이야 기본 플레이인 연주를 열심히 하면 달성되는 부분이니 별도로 신경쓰일만한 부분은 아님), 소울을 모아서 등급을 올려주고, 또 각 캐릭터마다 4 종류의 장비(5 x 4 = 20)를 챙겨서 장착시켜주고, 또 각 장비들마다 여벌의 장비들을 갈아넣어 강화도 시켜주어야 하니(2성급 장비 +1 달성에 1성급 장비 4 개가 필요) 생각보다 굉장한 량의 자원을 부어야 팀의 스타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굉장히 복잡합니다. 그런데, 정리가 잘 안되어 있어요.. 이 부분은 아래 7. 거시적 플레이 에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6. 수집 요소

 

 

앞서 이미 손에 넣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사실 하이파이브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굉장히 많이 있는 "수집욕을 자극할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우선 캐릭터의 개수로만 보면, 현재 공개된 시점에서 총 159 명의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 부분 겹치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총 78 명의 유니크한 인물들을 "카리스마" "인기만점" 등의 접두어를 붙이고 의상을 바꿔 다른 캐릭터로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복장 뿐만 아니라 자세까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전혀 별개의 리소스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숫자 면에서는 꽤 부족함 없는 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캐릭터들의 컨셉이 크게 세 분류로 나뉩니다. SD형 / 극화형 / 만화형 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을 수 있는 만화형 캐릭터는 굉장히 드뭅니다. 가챠를 돌려도, 플레이 보상을 받아도, 대부분이 저 SD형 캐릭터에요. 극화형과 만화형은 베리에이션을 총 세 단계나 갖는 데 반해 SD 형은 원본과 베리에이션1종의 단 두 단계로 제한되는 것만 보더라도 사실상 동등한 하나의 컨셉이라기보다 낮은 단계의 가치를 갖는, 더 많이 등장하는 빈도 높은 캐릭터로 의도적으로 설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가뜩이나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90년대 채팅 프로그램의 아바타 같은 느낌의 SD 형 캐릭터를 꽤 싫어하는 편인데, 원하는 예쁜 캐릭터를 기대하고 가챠를 구매해도 쏟아지는 수 십 여 개의 SD형 캐릭터를 보면 점점 없던 분노마저 생기는 기분입니다.

(여담입니다만, 트위터에서 SUKJA 님의 일러스트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 홍보에 하이파이브를 시작한 입장인 지라 그 캐릭터 그룹을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가 좀 더 강렬한 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무엇을 수집하느냐만큼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수집하느냐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이파이브의 캐릭터 수집 방법이 생각보다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확률 보상"과 "확정 보상"의 두 가지 형태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확률 보상은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와 전통의 바로 그 "가챠" 즉 뽑기 방식 이고요, 확정 보상은 월드 투어 모드의 파이널 스테이지 보상으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월드 투어의 파이널 스테이지는 앞서 4. 월드 투어 모드에서 설명한 것처럼 플레이할 곡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클리어 시 획득할 수 있는 캐릭터(또는 캐릭터의 소울) 또한 고정되어 있고요. 즉, 원하는 캐릭터를 얻기 위해서는 해당 파이널 스테이지를 1회만 플레이하면 되지만, 다음 등급으로 성장시키려면 최소 17 번 이상 같은 곡을 반복해야 합니다. 일단 같은 곡을 17 번이나 반복하는 것도 대단히 괴로운 여정이지만, 파이널 스테이지는 하필 풀 버전의 곡이 재생되기 때문에 재생 시간도 깁니다. 그리고 계정 레벨 11 기준, 투어 포인트는 최대 5 포인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충전에만 6시간이 소요됩니다..!
게다가 월드 투어는 충분히 성장해 다음 액트로 넘어가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며, 설령 모든 액트를 클리어한다 해도 최대 10 명의 캐릭터만 입수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오직 가챠"로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흔히 사용하는 확정 보상의 기회를 추가로 제공하는 각종 이벤트가 추가될 필요성이 대단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7. 거시적 플레이

현재까지의 결론은, 하이파이브의 뼈대가 되는 플레이 모드는 랭킹 모드가 아니라 월드 투어 모드라는 것입니다.
일단 실제로 동작하지는 않지만, 각각의 요소들이 지향하는 바를 종합한 하이파이브의 거시적인 플레이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솔로잉으로 월드 투어 모드를 진행한다.
2) 월드 투어에서 얻은 곡을 오디션 랭킹 모드에서 플레이한다.
3) 오디션 랭킹 모드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며 팀을 성장 시킨다.
4) 성장한 팀으로 다시 월드 투어를 더 많이 진행한다.
5) 2)로 돌아간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 구조는 위의 선순환이 중간 중간 깨져있는 형태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선 1) ~ 2) 의 흐름은 동작합니다. 월드 투어에서 클리어한 곡을 오디션 랭킹에서 플레이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2) ~ 3)은 첫째로 랭킹 포인트 부족으로 가로막힙니다. 팀이 충분히 성장할만한 플레이 횟수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캐릭터의 경험치 습득 만으로는 팀의 충분한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캐릭터의 등급을 올리는 소울과 장비를 강화/합성하기 위한 장비를 얻는 곳은 오디션 랭킹이 아닌 월드 투어이기 때문에 실제로 팀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오디션 랭킹이 아닌 월드 투어에 집중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경험치는 어느 쪽에서도 오르기 때문)
즉, 디아블로3 발매 시절에 불지옥 난이도가 혹평 받던

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등반 도구가 필요한데, 그 도구가 산 정상에 있는 경우

에 해당합니다. 사실 불지옥 난이도도 그렇고, 월드 투어 모드도 그렇듯이 도달할 수 있는 범위의 컨텐츠를 반복 플레이하면 "언젠가는" 상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지만 최근의 플레이 트렌드는 안정적인 "확정 보상"이 일단 확보된 상태에서 "확률 보상"이 추가로 제공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는 플레이어의 기대와 실제 플레이 흐름이 어긋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플레이 흐름으로 돌아가보면, 그렇기 때문에 3) ~ 4)는 팀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월드 투어의 진도를 나갈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월드 투어의 진도를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전체 게임 진행이 굉장히 더디게 흘러가게 되고 플레이어에게 세 가지의 선택지가 주어지게 됩니다.

1) 결제로 허들을 극복한다.
2) 결제없이 시간과 노력으로 극복할 방법을 찾아본다.
3) 게임을 그만 둔다.

여기서 결제와 무결제 극복 모두 어려움을 맞게 되는 부분은 하이파이브의 과금 구조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하이파이브는 대부분의 과금 구조가 확률 보상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에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시피, 일반 플레이 상에서 노가다라고 흔히 불리는 그라인딩(Grinding) 순환이 깨져있기 때문에 단순히 플레이를 지속하는 것으로는 원하는 무언가(성장 단계 또는 수집품)를 손에 넣을 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장비 또는 캐릭터 가챠를 통해 확률적인 무언가를 얻기만을 기대하거나, 캐릭터의 레벨 또는 소울을 랜덤하게 상승시키는 과금 모델을 통해 확률적 성장(..?)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확정 보상 없이 확률 보상으로 극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돈이든 아니면 시간과 노력이든 얼마나 들여야 어느 단계까지 성장할 수 있을 지를 플레이어가 예측하기 대단히 어렵다는 부분에 있습니다.

즉,

이 만큼을 지불하면 이 만큼을 얻을 수 있다.

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게임의 결제 자체가 망설여집니다.

 


8. 요약

글이 처음 생각보다 굉장히 길어졌는데요.
전체를 짤막하게 요약해 장점과 단점을 짚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장점
1) 대중적으로 익숙한 가요가 많다.
2) 노트 패턴 중에 안무를 차용한 것이 많아 실제 아이돌 무대를 알고 있다면 흥미롭게 다가온다.
3) 예쁜 캐릭터를 "얻을 수도" 있다.

단점
1) U형의 기본 구조가 리듬 게임의 기본에 크게 영향을 준다.
2) 롱 노트와 하트 노트의 판정이 매우 불편하다.
3) 정돈되지 않은 인터페이스가 게임의 복잡도를 높인다.
4) 성장에 필요한 요소가 많고 서로 연계되어 있어 게임의 복잡도를 높인다.
5) 컨텐츠 연계가 순환을 이루지 못한다.
6) 확률 보상 의존도가 높아 과금 모델의 직관성이 낮다.

하이파이브 for Kakao에 대해, 처음에 가지고 있던 기대는 이렇습니다.

모든 소속사 아이돌을 모을 수 있는 슈스엠

하지만 플레이 이후에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리듬 게임처럼 생긴 도탑전기류의 모바일 게임

딱히 부정적인 의견은 아니고, 전체 구조가 일반 리듬게임과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차라리 도탑전기류의 코어 플레이 방식에 리듬 게임의 "형식을 차용"한 것으로 바라보면 하이파이브를 좀 더 올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다른 리듬 게임들의 방식을 억지로 차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도탑전기류의 특장점들을 좀 더 매끄럽게 소화할 수 있다면 이후의 성장을 더욱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RITTEN BY
zerasion
디자이너의 의도는 플레이어의 의미가 된다.

,